KIA는 전반기만 놓고보면 최강의 팀이었다. 양현종과 헥터, 팻 딘, 임기영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팀의 상승세를 이끌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최근 KIA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17일 두산전 패배 이후 4연패에 빠져있고 2위 두산은 4·5경기 차, 3위 NC는 6경기 차까지 추격하면서 1위 KIA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지난 22일에는 '좌완 에이스' 양현종을 선발로 내세우고도 롯데에게 패배해 1패 이상의 충격을 받았다. 타선은 경기 내내 상대 선발 린드블럼에게 꽁꽁 묶였고 믿었던 양현종도 5.1이닝 동안 9피안타(2피홈런) 2사사구 1탈삼진 4실점(3자책)을 기록해 패전투수가 됐다. 선발 야구가 원동력이었던 KIA에게 선발투수들의 연이은 악재는 결코 달갑지 않은 일이다.

시범경기부터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주면서 주목을 받았던 팻 딘의 활약이 더욱 중요한 시기이다. 5월까지만 하더라도 매 경기 꾸준하게 이닝을 소화했지만 6월 이후 기복이 커지면서 시즌 초반과 같은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위태롭게 1위를 달리고 있는 KIA로선 6월부터 주춤한 팻 딘의 활약이 중요하다.

위태롭게 1위를 달리고 있는 KIA로선 6월부터 주춤한 팻 딘의 활약이 중요하다. ⓒ KIA 타이거즈


'6월 이후 단 2승' 기복을 줄여야 하는 팻 딘, 그리고 변화

6월 이후 선발로 12경기에 등판하면서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내려간 횟수는 네 차례로 그렇게 많지 않았다. 다시 말해 팻 딘이 매일같이 부진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아니다. 다만 기복 있는 피칭이 팻 딘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6월 3일 5.2이닝 동안 승패없이 7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더니 7일 후 6월 10일 넥센전에서는 3.2이닝 동안 9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2탈삼진 6실점을 기록해 조기 강판됐다. 이 날 팻 딘은 개막 이후 처음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했고, 그 이후 기복 있는 피칭은 계속 이어졌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 17일 두산전에서는 5이닝 6피안타 5사사구 2탈삼진 4실점을 기록해 패전투수가 된 동시에 가장 많은 사사구를 헌납했다. 4점대 초반까지 내려갔던 평균자책점은 4.55까지 상승했고, 이 때부터 팀의 연패가 시작됐다.

흥미로운 것은 슬라이더의 구속 변화이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팻 딘의 올시즌 슬라이더의 평균 구속은 135km이다. 그런데 5월 28일 롯데전을 기점으로 슬라이더의 평균 구속이 하락했고, 7월 19일 넥센전과 지난 17일 두산전을 제외하면 6월 이후 슬라이더의 평균 구속은 135km 미만이었다.

물론 슬라이더의 평균 구속 하락이 팻 딘이 주춤한 원인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슬라이더의 위력이 떨어졌고, 패스트볼과 커브 역시 힘이 떨어졌다. 6월 이후 단 2승밖에 올리지 못한 팻 딘의 분발이 분명 필요한 시점이다.

양현종-헥터만 버틸 수 없는 상황, 팻 딘의 어깨가 더 무거운 이유

폐렴 증세로 고생했던 임기영이 복귀 이후 부진과 부상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고, 5선발 자리는 사실상 공석이나 다름이 없다. KIA 선발진에서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투수는 양현종과 헥터, 팻 딘 세 명뿐이다. 시즌 초에 비해 선발진의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정규시즌도 정규시즌이지만 다가오는 포스트시즌은 단기전의 특성상 선발진의 활약이 희비를 가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3선발까지는 어느 정도 갖춰진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웃을 수밖에 없다. 아무리 강한 KIA라고 하더라도 포스트시즌에서 양현종, 헥터 원투펀치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 당장 정규시즌 우승 여부도 확신하기 어려워 원투펀치의 뒤를 받칠 3~4선발의 활약이 절실하다.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정규시즌 후반기, 두산과 NC의 추격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8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을 향해 달려가는 KIA의 키플레이어는 '3선발' 팻 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료출처 : KBO 기록실, 스탯티즈 홈페이지)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로야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양식보다는 정갈한 한정식 같은 글을 담아내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