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두산은 7월 이후 26승 1무 9패, 7할이 넘는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원래 무서운 팀이지만 7월 이후 두산은 1위 KIA나 3위 NC보다도 더 무섭다.

최근 상위권 팀들과의 맞대결에서도 원하는 성과를 얻었다. 지난 12~13일 NC와의 2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2위 탈환에 성공했고, 17~18일 KIA와의 2연전에서도 승리를 챙겨 2위 자리를 지켰다. 특히 많은 팬들이 지켜보는 홈 경기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잠실구장의 두산을 쉽게 막을 수 없다.

잠실구장의 두산을 쉽게 막을 수 없다. ⓒ 두산 베어스


'7월 이후 잠실 20G 16승 1무 3패' 잠실구장이 가장 편한 두산

두산뿐만 아니라 어느 팀이든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홈 경기를 더 선호할 것이다. 그러나 선호하는 것과 기록으로 나타나는 것은 분명 다르다. 홈 경기에서 기록으로 팀의 가치를 증명한다면, 야구장으로 향하는 팬들은 많아질 수밖에 없다. 7월 이후 두산이 그런 모습이기도 했다.

올시즌 두산은 잠실구장에서 총 63경기(원정 LG전 포함)를 치르면서 승률 .607을 기록했다. 19일 기준 올시즌 팀 승률(.583)보다 높다. 원정 LG전을 제외한 두산의 홈 경기 승률은 KIA, NC, 롯데에 이어 전체 4위이다.

범위를 좁혀 7월 이후만 놓고 보면, 두산의 홈 경기 성적은 13승 1무 3패로 승률이 무려 .813에 달하고 같은 기간 원정 경기 성적(13승 6패 승률 .684)보다 좋다. 지난 4~6일 원정 LG전 시리즈 스윕까지 감안하면 7월 이후 잠실구장 성적은 16승 1무 3패, 말 그대로 '최강'이었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두산 투수들은 7월 이후 잠실구장 20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 시즌 팀 평균자책점(4.48)보다 훨씬 낮은 수치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 20경기에서 두산 야수진이 기록한 실책이 2개로 경기당 실책이 0.1개에 불과했다. 야수들과 투수들의 조화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올시즌 두산이 7월 이후에 기록한 실책이 14개(KIA와 최소 1위)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그만큼 홈에서 투수들과 야수들 모두 심적인 부담감이 적은 상태로 경기에 임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좋은 수비는 곧 좋은 타격으로 이어지고, 굳이 다득점 경기가 아니더라도 필요할 때 점수를 뽑아낸다.

18일 잠실 KIA전이 압권이었다. 선발 3루수로 출전한 류지혁은 3회초 1사 1루에서 버나디나의 강습 타구 때 몸을 날려 타구를 낚아채 더블 플레이로 연결시켰고, 좌익수 정진호는 6회초 1사에서 김주찬의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낚아챘다. '캡틴' 김재호는 경기 내내 안정감 있는 수비로 팀의 한 점 차 리드를 지켰다. 이 날 잠실구장에서 야수들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플레이를 다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수는 야수를 믿고 공을 던진다. 좋은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는, 두산으로선 매우 반가운 상황이다.

투수는 야수를 믿고 공을 던진다. 좋은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는, 두산으로선 매우 반가운 상황이다. ⓒ 두산 베어스


잠실에서 얻은 자신감, 가을야구까지 쭉 이어지는 것이 중요

주전 야수들의 부상과 부진에도 백업 야수들이 공백을 잘 메워주면서 두산만이 보여줄 수 있는 야수진의 위력을 다시 되찾은 느낌이다. 이제 잠실구장에서 얻은 자신감을 원정 경기, 더 나아가서는 포스트시즌까지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다음주까지는 두산의 이동 거리가 적은 편이다. 이번 주말 kt와의 원정 2연전을 치르고, 다음주에는 인천-잠실-잠실로 이어지는 6연전을 소화한다. kt전부터 다음주 주말 홈 LG전까지 수도권 내에서만 이동하는 만큼 야수들의 체력 부담도 적을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초반에 비해선 전반적으로 야수들의 컨디션이나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다. 수비에 자신감이 없다면 멋진 플레이를 보여줄 수도 없고, 야수에 대한 투수들의 신뢰도 떨어진다. 그러나 현재의 두산은, 투수가 야수를 믿고 야수는 그런 투수의 믿음에 안정감으로 보답하고 있다.

이제 자신감은 얻을대로 얻었다. 시즌 중반까지 우려 섞인 목소리가 가득했던 잠실구장에서 올가을에도 두산의 희망찬가가 울려퍼질 수 있을까.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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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자료출처 = KBO 기록실,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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