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가 선발 자리 사수를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 든다.

LA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오는 20일(아래 한국시각) 미국 미시간주 디크로이트의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리는 2017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류현진이 아메리칸리그 팀과의 인터리그 원정에 선발 등판하는 것은 지난 6월 29일 LA에인절스전(5.2이닝 2실점) 이후 53일 만이다.

후반기 시작 후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와 3경기에서 19이닝 2실점(평균자책점 0.95)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던 류현진은 지난 13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5이닝 3실점으로 주춤했다. 시뮬레이션 투구(타자를 세워놓고 하는 불펜 투구)에 들어간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복귀가 임박한 가운데 류현진은 이제 한 경기, 한 경기가 선발 잔류에 매우 중요해졌다.

 류현진은 3년 전 디트로이트를 상대로 최악의 투구를 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류현진은 3년 전 디트로이트를 상대로 최악의 투구를 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 MLB.com


커쇼 복귀 임박, 이제 류현진에겐 시간이 많지 않다

류현진이 5이닝 3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지난 13일 이후 다저스 선발진에 재미 있는 상황이 발생했다. 류현진과 치열한 선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마에다 켄타가 14일 5.1이닝 4실점(3자책)으로 썩 인상적인 투구를 하지 못했고 17일에 등판한 다르빗슈 유마저 솔로 홈런 3방을 맞으며 6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이적 후 가장 부진한 투구를 한 것이다.

아시아 3인방의 동반 부진(?)은 승수가 부족한 류현진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다저스가 트레이드로 영입한 다르빗슈는 넘기 힘들다 해도 마에다는 아직 충분히 손에 닿을 거리에 있다. 마에다는 올 시즌 11승을 올리고 있지만 시즌 평균자책점은 3.76으로 오히려 류현진(3.63)이 근소하게 앞서 있다. 류현진에게 이번 디트로이트전 호투가 더욱 중요한 이유다.

디트로이트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던 강 팀이다. 특히 2012년에는 프린스 필더(은퇴)와 미구엘 카브레라가 주축이 된 강타선, 그리고 33승을 합작한 저스틴 벌렌더와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의 원투펀치를 앞세워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했다(디트로이트는 월드시리즈에서 하필이면 '짝수 해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만나 4연패로 무너졌다).

하지만 2015년 슈어저와 릭 포셀로(보스턴 레드삭스)가 팀을 떠나면서 다트로이트의 전력은 급격히 약해졌고 2015년 곧바로 지구 최하위로 추락했다. 올 시즌에도 디트로이트는 5할 승률에 14경기가 부족한 지구 4위에 머물러 있다. 한 시대를 호령했던 카브레라나 빅터 마르티네즈 같은 강타자들은 세월의 흐름을 느끼고 있고 2013년 아메리칸리그 평균자책점 1위(2.57)에 올랐던 아니발 산체스는 작년 7승에 이어 올해는 3승으로 처절하게 무너졌다.

그렇다고 류현진이 디트로이트 타선을 결코 만만하게 생각할 수는 없다. 류현진은 지난 2014년7월9일 디트로이트 원정에서 2.1이닝 10피안타 7실점으로 크게 무너진 적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당시와 비교해 멤버가 많이 바뀌긴 했지만 카브레라와 이안 킨슬러, J.D. 마르티네스 등은 여전히 디트로이트의 중심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절 류현진을 상대로 4할 타율을 기록했던 저스틴 업튼 역시 경계 대상이다.

상대 선발도 만만치 않다. 류현진의 맞대결 상대는 올 시즌 디트로이트 선발진에서 가장 먼저 10승에 도달한 마이클 풀머. 만24세의 빅리그 2년 차 우완 풀머는 작년 시즌 11승7패 3.06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10승 10패 3.78로 디트로이트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다저스를 상대로는 아직 한 번도 등판한 적이 없어 어느 쪽이 유리할 지는 알 수 없다.

다저스는 커쇼의 복귀 시기를 8월말이나 9월초 정도로 잡고 있다. 류현진에게는 디트로이트전을 포함해 많아야 두 번 정도의 기회 밖에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물론 부상 복귀 시즌에 20경기 정도 선발 등판한 것도 충분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류현진을 응원하는 많은 야구팬들은 '코리안 몬스터'가 가을야구의 마운드에 우뚝 서는 장면을 기대하고 있다. 류현진이 3년 전의 패배를 설욕하며 호랑이 사냥에 성공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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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LA 다저스 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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