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돌아왔다. 지난 6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카타르 원정에서 오른팔이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했지만, 착실한 재활을 거치며 2017·20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개막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활발한 몸놀림과 스피드, 날카로운 패스를 자랑하며,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의 프리시즌 일정을 함께하지 못했고, 팔에 깁스를 두르고 경기에 나서야 할 정도로 부상 부위가 완치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장기간 부상에 허덕이고 있는 에릭 라멜라와 지난 시즌의 부진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무사 시소코, 새로운 영입이 없는 소속팀 사정을 고려하면, 손흥민의 조기 투입은 피할 수 없다.

감각 회복한 손흥민, 첼시전 선발 출전할까

토트넘은 오는 21일(이하 한국 시각) 오전 0시, EPL 2라운드를 치른다. 상대는 지난 시즌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였던 '디펜딩 챔피언' 첼시다.

손흥민이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개막전에서 33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감각을 회복했고, 건재함도 과시했다. 거친 몸싸움이 필요한 볼 경합 과정에 제약이 있지만, 토트넘에서는 손흥민을 대체할 자원이 마땅치가 않다. 개막전에서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시소코는 부진한 모습만 남긴 채 일찌감치 교체됐다.

지난 시즌 포체티노 감독이 재미를 봤던 스리백 카드도 사용하기 어렵다. 스리백 시스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윙백에 어울리는 선수가 없다. 

토트넘은 올여름, 잉글랜드 국가대표 풀백(우측) 카일 워커를 맨체스터 시티로 떠나보냈다. 워커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키에런 트리피어는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개막전에서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우승 주역 카일 워커-피터스가 깜작 선발 출전해 이들의 공백을 메웠지만, 이제 막 프로 데뷔전을 치른 유망주에게 큰 기대는 부담이다.

좌측도 마찬가지다. 토트넘은 물론,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도 맹활약하던 대니 로즈의 복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벤 데이비스의 안정적인 수비력이 그의 공백을 메울 수 있지만, 공격력이 아쉽다. 개막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하기는 했지만, 스리백의 윙백으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토트넘은 첼시전에도 주력 포메이션인 4-2-3-1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고민은 시소코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줄지, 몸 상태가 확실치 않은 손흥민을 선발로 내세울지 하는 문제다. 무사 뎀벨레를 2선으로 올리고, 해리 윙크스를 선발로 내세우는 방안 등이 있을 수 있지만, 가능성이 크지 않다.

토트넘 2선에 자리하는 델레 알리와 크리스티안 에릭센은 측면보다 중앙이 어울리는 선수다. 워커와 로즈가 보여줬던 화끈한 측면 플레이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상대 측면을 무너뜨릴 수 있는 시소코나 손흥민 중 한 선수가 포체티노 감독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헐거워진 첼시, 토트넘과 손흥민에게는 기회

첼시전은 승리가 필요한 경기다. 올 시즌 토트넘은 홈구장 신축 공사로 인해 '축구의 성지'라 불리는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홈경기를 치른다. 역사적인 웸블리 홈 개막전이 첼시전이다.

첼시는 올 시즌 개막전에서 강등 1순위로 손꼽히는 번리에게 충격적인 패배(2-3)를 당했다. 수비의 핵심인 게리 케이힐과 중원 사령관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퇴장을 당하며, 토트넘전에 나설 수도 없게 됐다.

안 그래도 고민이 많던 첼시에 문제가 더해진 모양새다. '에이스' 에당 아자르가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복귀 시점이 명확하지 않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불화로 팀을 떠날 것이 확실한 디에고 코스타의 공백도 메우지 못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떠난 네마냐 마티치의 빈자리도 커 보인다.

877억 원을 들여 영입한 알바로 모라타가 공격의 유일한 희망이지만, 지난 시즌 EPL 최소 실점에 빛나는 토트넘 수비진을 뚫어낼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

토트넘은 흔들리는 첼시를 상대로 확실한 승리를 노린다. 리그 2연승을 거두며, 일찍이 선두를 질주하겠다는 심산이다.

손흥민에게도 기회다. 개막전에서 문제를 드러낸 첼시 수비진에 심각한 균열이 더해졌고, 중원도 헐거워졌다. 손흥민은 개막전 짧은 출전 시간에도, 인상적인 활약상을 남겼다. 패스 타이밍에 맞춘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 라인을 무너뜨렸고, 빠른 발을 앞세운 드리블과 날카로운 패스도 보여줬다. 그날은 슈팅 시도가 없었지만, 언제든지 득점포를 가동할 수 있는 능력도 지녔다.

EPL 무대로 복귀한 뉴캐슬을 상대로 깔끔한 원정 승리를 따낸 토트넘. 새 시즌 개막 직전, 부상 선수가 많고, 영입이 지지부진하며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토트넘은 강력한 우승 후보의 면모를 뽐내는 데 성공했다. 지난 시즌 21골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확실한 공격 무기로 거듭난 손흥민까지 복귀하면서, EPL 2라운드 빅매치로 손꼽히는 첼시전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손흥민 토트넘 VS 첼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