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김하성 ⓒ KBO


올 11월 첫 선을 보일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쉽 시리즈를 앞두고, 세대교체를 앞둔 대표팀에 승선할 젊은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지난 7월 선동열 감독이 국가대표팀 사상 처음으로 전임 감독에 선임되면서 "선동열호 1기" 라인업이 어떻게 채워질 것인가에 대해 야구계에서 그리고 야구팬들 사이에서 여러 의견으로 나타나고 있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를 통해 이번 대표팀에 승선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은 누가 있을까? 투수편에 이어 야수 후보군을 WAR 상위 5명으로 추려 분석해봤다(WAR 기준: 스탯티즈, 8월 14일 기준).

 내야수 스탯

내야수 스탯 ⓒ 청춘스포츠


대표팀의 차기 키스톤 콤비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김하성(넥센)과 박민우(NC)가 WAR 1,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김하성은 장타에서, 박민우는 출루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앞으로 있을 4년간의 국제대회에서 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할 야수들로 성장했다. 박민우는 서건창(넥센), 안치홍(KIA)에 이어 2루수 부문 WAR 3위를 기록했고, 동시에 내야수 가운데 가장 높은 .446의 출루율을 기록했다(규정타석 출루율 1위 김선빈 .432).

김하성은 타격 1위 김선빈(KIA)에 이어 유격수 WAR 2위를 기록했는데, 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유격수이기도 하다. 1루수를 제외한 내야수 가운데 최정(SK)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526의 장타율이 이를 증명한다. 또한 0.96의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은 데뷔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타고난 손목 힘에 선구안까지 갖추면서, 완성형 타자로 거듭났다.

하지만 2루수, 유격수보다 공격력이 더 중시되는 1, 3루 포지션에서 눈에 띄는 자원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WAR 3위를 차지한 하주석(한화)은 올 시즌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이면서 대표팀 발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공격력에서 일취월장한데다 수비력까지 발전하면서 주전 유격수 자원으로는 부족함이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3루수 경험이 프로 통산 12경기 42이닝에 불과하다는 점이 걸린다. WAR 4,5위에 해당하는 정현(Kt)과류지혁(두산)은 올시즌 3루수로각각 29경기 177이닝,18경기 61이닝에 출전하면서 경험을 쌓았지만, 공격력이 강조되는 3루수의 특성을 생각하면 주전으로 자리잡기엔 2% 부족하다.

 최원준스탯

최원준스탯 ⓒ 청춘스포츠


WAR 5위안에 들지 못한 내야 자원 가운데 공격에서 가장 눈에 띄는 야수는 최원준(KIA)이다. 고졸 2년차 답지 않은 타격 솜씨로 OPS .912를 기록했고, WRC+(타자의 득점 창출력을 나타내는 지표) 128.4으로 김하성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며 공격력만큼은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보완할 점이 많은 수비를 감안하면 주전으로 기용하기엔 위험부담이 크다.

 외야수스탯

외야수스탯 ⓒ 청춘스포츠


김하성-박민우가 내야의 대표주자라면, 외야는 구자욱(삼성)과 이정후(넥센)가 대표팀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자원이다. 올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우익수로 출장하고 있는 구자욱은 당초 예상했던 것 보다 넓은 수비범위와 강한 어깨를 보여주며 많은 이들의 우려를 지워냈다. 예년에 비해 타격이 조금 부진했지만 어느덧 3할대에 진입하면서 자신의 클래스를 증명했으며, 데뷔 첫 20홈런까지 눈앞에 두며 장타력에서도 한 단계 발전했다.

이정후는 아버지 이종범 대표팀 타격코치가 지냈던 대표팀의 1번타자 자리를 차지할 기세다. 최다안타 5위, 타율 10위, 출루율 11위등 주요 타격 부문에서 10위권 내에 들면서 차세대 국가대표 리드오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1에 근접하고 있는 볼넷/삼진비율과 3.99개의 타석 당 투구 수 등 리드오프의 척도가 되는 세부 스탯에서 톱타자로서의 자격을 증명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줄곧 1번타자-중견수를 맡아온 이용규(한화)가 각종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점에서, 이정후는 그 후계자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하지만 둘 외에 규정타석을 소화한 외야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기준을 최대한 좁혀 100타석 이상으로 한정해도 김성욱(NC)과 안익훈(LG)이 전부이다. 김성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타격 부진을 면치 못해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했다. 리빌딩의 바람 속에서 후반기 주전 중견수로 자리를 잡은 안익훈은 3할을 기록, 타석에서 끈질긴 모습을 보여주면서 잠재력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단타와 출루에 집중하는 타격 스타일에 비해 선구안이 부족하고, 무엇보다 풀타임으로 뛰면서 기록한 성적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표팀의 외야 한자리를 맡기기엔 아쉬운 부분이 있다.

프로 입단 3년 이내 자격으로 조건을 확장해보면, 김동엽(SK)이 단연 눈에 띈다. 내, 외야 모두 우투좌타의 컨택형 타자가 많이 포진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순수 우타 거포인 김동엽의 가치는 실로 크게 다가온다. 주로 좌완 선발 혹은 좌완 원포인트 상대 대타로 기용되고 있지만, 우완과 좌완 상대 성적의 편차가 크지 않다는 점은 눈 여겨 볼만 하며, 좌익수로 나섰을 시 성적이 지명타자로 기용되었을 때보다 더 나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그렇다.

김동엽 상황별 타율, 출루율, 장타율

우완 상대 시 .278 .343 .507 / 좌완 상대 시 .284 .325 .517
좌익수 출장 시 .286 .342 .547 / 지명타자 출장 시 .260 .313.442

다만 단기전 승부에서 1점 싸움을 특히 중시하는 선동열 감독의 특성상 주전 좌익수로 김동엽을 기용할지 여부를 확신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홈런타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대표팀 야수 후보군을 놓고 봤을 때 올시즌 20홈런을 눈 앞에 두고 있는 김동엽의 역할을 그저 대타자원으로 한정 짓기에는 장타력이 아깝다. 와일드 카드로 우타 거포를 뽑지 않는 이상 김동엽의 대표팀 승선 가능성은 충분하다.

베이징 올림픽부터 가장 최근까지 치러진 대표팀의 라인업은 이승엽, 김동주부터 이대호, 김태균, 박병호에 이르기까지 장타자들이 중심을 잡아주는 무게감 있는 타선으로 구성되어 왔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구자욱을 비롯해 박민우, 이정후 등 왼손 교타자들이 많이 포진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김하성을 제외하고는 우타자가 거의 없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키는 야구로 대변되는 선동열 감독의 운영 스타일을 감안하면 발 빠른 좌타자들의 기동력을 앞세워 작전 야구를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며, 작전코치에 유지현 코치, 주루코치에 이종범 해설위원을 내정한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기존과 다른 멤버들로 새롭게 타선의 짜임새를 구축해야 하는 선동열호의 첫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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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한달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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