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4번 타자 구상은 2년 연속 어긋났다. 2016시즌을 앞두고 4번 타자로 낙점된 이병규(7번)는 그해 103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2 7홈런 37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789에 그쳤다.

이병규(7번)를 대신해 2016시즌 4번 타자 자리를 메운 히메네스는 2017시즌을 앞두고도 기대를 모았지만 바깥쪽 유인구에 대한 고질적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타율 0.276 7홈런 30타점 OPS 0.769에 그친 히메네스는 부진과 부상으로 인해 퇴출되었다.

6월 2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경기 도중 발목 부상을 입고 이탈한 히메네스를 대신해 4번 타자 겸 3루수로는 양석환이 나섰다.

올 시즌 현재 양석환의 타율은 0.277, OPS는 0.782로 리그 평균에 미치지 못하지만 홈런은 10개로 박용택과 함께 팀 내 공동 1위, 타점은 69개로 팀 내 단독 1위다.

지난 2014년 데뷔 후 2015년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은 양석환은 이미 홈런과 타점에서 커리어 하이를 넘어섰다. 특히 지난 8월 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는 1회말 3점 홈런으로 올 시즌 팀 내 최초이자 개인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양석환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부분은 3루수 안착이다. 당초 양석환은 1루와 3루를 오가는 처지였다. 1루수로서 수비 능력은 인정받았지만 3루수로서는 물음표가 뒤따랐다.

하지만 히메네스의 이탈 후 그는 3루수로 안착해 안정적인 수비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수비 범위는 다소 아쉬움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핫코너에 양석환이 안착하면서 LG는 히메네스를 대신할 외국인 타자로 3루수를 데려와야 하는 부담을 덜었다. LG가 대체 외국인 타자로 1루수 로니를 영입한 것은 양석환이 3루수 수비에 대한 의문 부호를 불식시켰기 때문이다.

# LG 양석환 최근 3시즌 주요 기록

하지만 최근 양석환은 타격 슬럼프에 빠진 상태다. 8월 이후 11경기에서 타율 0.179 OPS 0.528에 그치고 있다. 볼넷 1개를 얻는 동안 무려 10개의 삼진을 당할 정도로 선구에 문제를 겪고 있다.

상대팀 배터리는 양석환의 강점인 몸쪽 승부를 가급적 피하고 철저히 바깥쪽 위주로 빠른공과 변화구를 구사해 범타를 유도하고 있다. 밀어치는 타격이 약한 양석환의 약점을 철저히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타격 순간 홈런이 될 것으로 보였던 타구가 최근에는 담장 근처에서 아웃 처리되는 경우도 눈에 띈다. 폭염과 체력 저하로 인해 힘이 떨어진 것이다.

양석환은 103경기에 출전해 팀 내 최다 경기 출전 선수다. 100경기 이상 출전 선수는 LG에서 그가 유일하다. 최근의 부진은 팀 타선의 핵심으로 자리잡는 과정에서의 성장통이라 볼 수 있다.

현재 LG에게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는 로니가 4번 타자를 맡고 양석환은 5번 타순에 배치되어 부담을 더는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리그에 적응 중인 로니는 아직 위압감을 주진 못하고 있다. 한국 무대에 오기 전에 경기를 치르지 않아 실전 감각이 덜 올라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양석환을 선발 출전시키지 않을 경우 타선의 약화를 초래하게 된다. 그를 대신해 핫코너 수비를 책임질 만한 대체 요원도 꼽기 어렵다.

LG는 지난 1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과 15일 잠실 kt 위즈전이 우천 취소되어 3일간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팀 내 최다 경기 출장으로 지쳤을 양석환이 금번 휴식을 통해 성장통을 이겨내고 확고한 4번타자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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