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지난 18일(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레스터시티와 원정 경기에서 시즌 20, 21번째 골을 연달아 터뜨리며 팀의 6-1 완승을 이끌었다. 이는 차범근의 시즌 최다골(19골)과 박지성의 한국인 역대 프리미어리그 통산 최다골(27골) 기록을 동시에 넘어선 것이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 EPA/ 연합뉴스


손흥민의 등장은 새로운 한국 축구대표팀을 꾸리고 있는 신태용 감독에게 분명히 희소식이다. 지난 6월 14일 카타르와 맞붙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카타르 3-2 한국) 경기 도중 전반전도 마치지 못하고 뼈아픈 팔 골절상을 입었던 손흥민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FC의 개막전에 맞춰 딱 2개월만에 공식 경기에 뛴 것이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이끌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 FC가 한국 시각으로 13일 오후 9시 30분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벌어진 2017-20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어웨이 경기에서 2-0으로 완승을 거두고 새 시즌을 산뜻하게 출발했다.

존조 셸비가 망쳐버린 뉴캐슬의 프리미어리그 복귀 경기

웅장한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다시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열렸다. 지난 시즌 2부리그(리그 챔피언십)로 미끄러져 어려움을 겪었지만 딱 1년만에 돌아온 최고의 무대였다.

관중도 5만2077명이나 들어왔기에 감격적인 시즌 개막 축제 분위기가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미드필더 존조 셸비가 퇴장당하면서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48분, 위험 지역도 아닌 곳에서 토트넘 홋스퍼 공격형 미드필더 델리 알리와 뉴캐슬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존조 셸비가 신경전을 펼쳤다. 치열한 몸싸움이 전개되어야 할 상황이 아니었기에 델리 알리의 발목을 밟은 존조 셸비 행동이 경솔했다고 봐야 한다.

주심도 바로 앞에서 이 장면을 지켜 보았기 때문에 모른척할 수는 없었다. 경고 없이 곧바로 퇴장 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후반전 시작 후 3분만의 일이기 때문에 중요한 후반전 흐름을 펼쳐야 할 뉴캐슬 유나이티드에게는 악재가 쏟아진 것이다.

이후 경기 흐름은 더 말할 것이 없었다. 짧고 빠르면서도 정확한 패스 조직력을 갖춘 토트넘 홋스퍼 멤버들은 일방적인 공 점유율을 자랑하면서 뉴캐슬 유나이티드 수비 라인 빈틈을 넘보기 시작한 것이다.

손흥민, 58분 교체 투입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중원에 구멍이 생긴 것을 확인한 토트넘의 포체티노 감독은 예상보다 일찍 손흥민을 들여보냈다. 58분에 오른쪽 팔에 흰 붕대를 감고 들어온 손흥민은 주로 왼쪽 날개 공격수 역할을 맡아 후반전 추가 시간 3분이 끝날 때까지 약 35분간 뛰면서 토트넘의 새 시즌 개막전 승리를 확인시켜주었다.

팔 골절상 접합 수술 경과가 좋고 재활 치료와 팀 훈련을 잘 견뎌낸 손흥민은 과감한 몸싸움에 덤벼들지는 못했지만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공간 움직임을 통해 '델리 알리, 해리 케인,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 토트넘의 핵심 동료들과 공격 호흡을 잘 만들어냈다.

토트넘 홋스퍼는 손흥민이 들어온 뒤 딱 3분만에 델리 알리가 미끄러지는 왼발 발리슛 선취골을 터뜨리며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오른쪽 측면에서 자로 잰 듯 감아올린 오른발 크로스도 일품이었다.

70분에 토트넘 홋스퍼의 추가골이자 쐐기골이 만들어졌다. 마무리 슛은 벤 데이비스가 오른발로 성공시켰지만 그 직전에 델리 알리부터 해리 케인을 거쳐 크리스티안 에릭센으로 이어지는 빠른 패스 줄기는 중원의 구멍이 크게 생긴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였다.

무사 시소코 대신 들어온 손흥민은 후반전 추가 시간에 결정적인 역습 활약을 펼치며 쐐기골 기회를 만들어냈다. 90+1분에 보여준 손흥민의 역습 드리블 속도는 압권이었다. 그 속도를 그대로 실은 손흥민의 패스도 매우 적절했다. 이 공을 받은 골잡이 해리 케인이 오른발 인사이드 킥으로 쐐기골을 확신했지만 야속하게도 뉴캐슬 유나이티드 골문 왼쪽 기둥을 때리고 나왔다.

손흥민은 곧바로 1분 뒤에도 왼쪽 측면 대각선 공간 침투로 동료들과 어울렸다. 하지만 간발의 차이로 오프 사이드 깃발이 올라가는 바람에 해리 케인의 시즌 첫 골을 돕는 기회가 또 한 번 날아갔다.

이 경기 바로 다음 날(14일)이면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을 새로 이끌게 된 신태용 감독의 1기 대표 선수단이 발표되는데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활약 덕분에 틀림없이 명단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새 시즌 개막 경기를 기분 좋게 승리로 끝낸 토트넘 홋스퍼 FC는 오는 20일 밤 12시(한국 시각)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디펜딩 챔피언 첼시 FC와 만난다. 이번 시즌 상위권 순위표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런던 라이벌이 만나는 경기이기에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손흥민에게는 국가대표 합류 직전 경기이기 때문에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돌아온 손흥민이 국가대표로 다시 활약할 경기는 8월 31일(목) 오후 9시 이란과의 월드컵 예선 홈 경기와 9월 5일(화) 밤 12시 우즈베키스탄과의 어웨이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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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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