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연속이닝 무실점 행진을 마감했지만 다저스는 류현진이 등판한 후반기 4경기에서 4연승을 기록했다.

LA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1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에서 5이닝7피안타(1피홈런)2볼넷5탈삼진3실점을 기록했다. 경기는 6회말에 터진 코리 시거의 역전 적시타에 힘입어 다저스가 6-3으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7월25일 미네소타 트윈스전 5회부터 시작된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이 17에서 마감된 류현진은 시즌 성적을 4승6패로 유지한 채 평균자책점이 3.63으로 소폭 상승했다. 한편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서 1안타3볼넷2득점으로 맹활약했고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김현수는 7회 대타로 출전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타율 .215).

 류현진의 선발 등판 소식을 전하는 LA다저스 공식 홈페이지

류현진의 선발 등판 소식을 전하는 LA다저스 공식 홈페이지 ⓒ MLB.com


'17'에서 마감된 류현진의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

류현진은 올 시즌 '포수 낯가림'이 다소 심했다. 주전포수 야스마니 그랜달과는 11경기에서 3.4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준수한 성적을 올렸지만 백업포수 오스틴 반스가 나선 4경기에서는 6.14로 부진한 바 있다. 하지만 류현진은 지난 2경기에서 반스와 호흡을 맞추며 14이닝 무실점이라는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전반기 약점(?)으로 지적되던 포수 낯가림을 완벽하게 떨쳐낸 것이다.

13일 경기에서 류현진은 다시 주전포수 그랜달과 호흡을 맞췄다. 다저스는 대부분의 주전 라인업을 가동한 채 2루수 자리에 로건 포사이드 대신 좌타자 체이스 어틀리가 선발 출전했다. 샌디에이고 역시 류현진을 상대로 통산 6타수3안타1타점을 기록한 얀헤르비스 솔라테를 비롯해 호세 피렐라, 윌 마이어스 등 주전 선수 대부분이 선발 출전하며 맞불을 놓았다.

후반기 들어 15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던 류현진은 1회 두 타자를 가볍게 잡아낸 후 전날 결승홈런을 때렸던 피렐라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하지만 올 시즌 20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4번타자 헌터 렌프로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가볍게 이닝을 끝냈다. 다저스는 1회말 공격에서 크리스 테일러와 시거의 연속 안타, 저스틴 터너의 희생플라이로 류현진에게 선취점을 안겨줬다.

류현진은 2회 선두타자 마이어스와 솔라테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3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과시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넘겼다. 코리 스펜젠버그를 삼진으로 잡은 류현진은 오스틴 헤지스를 짧은 외야플라이, 투수 줄리스 차신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멋지게 위기에서 탈출했다. 류현진은 투수 차신을 상대로 시속 150km의 빠른 공을 두 번이나 던졌을 정도로 높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3회2사 후 피렐라와 렌프로에게 연속 2루타를 맞으며 동점을 허용하면서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이 '17'에서 멈췄다. 류현진은 4회에도 투수 차신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역전을 허용했다. 언제까지나 무실점 투구를 이어갈 수는 없겠지만 2사 이후에 연속 장타를 허용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투수에게 유리한 카운트에서 안타를 맞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실점이었다.

후반기 들어 가장 부진했지만 108개 던질 정도로 건강 회복

4회까지 87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5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와 2사까지 잘 잡았지만 2사 후 마이어스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시즌 16번째 피홈런이자 지난 6월29일 LA에인절스전 이후 4경기 만에 맞은 홈런이었다. 홈런을 맞은 후 솔라테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낸 류현진은 5회말 타석에서 대타 카일 파머로 교체되면서 이날의 투구를 마쳤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교체된 5회말 공격에서 2사 만루의 기회를 맞았지만 작 피더슨이 초구를 건드리며 2루 땅볼로 물러났다. 피더슨은 이날 네 번의 타석에서 무려 7개의 잔루를 남겼다. 하지만 다저스는 6회말 2사 만루에서 시거의 3타점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7회와 8회 코디 벨린저와 테일러의 쐐기 홈런으로 승기를 굳힌 다저스는 7회부터 브랜든 모로우, 페드로 바에즈, 켄리 젠슨을 차례로 투입하며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5이닝 7피안타1피홈런2볼넷5탈삼진3실점. 2경기 연속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던 지난 두 경기의 투구내용을 생각하면 이날 류현진의 투구는 분명 만족스럽지 못했다. 특히 2사 이후에 3개의 장타를 허용했을 정도로 2사 후 집중력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최근 4경기에서 5이닝 이하 3실점 이상을 기록한 다저스의 선발 투수는 류현진이 유일하다. 그만큼 선발 경쟁에서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는 뜻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썩 좋지 않은 컨디션에도 조기에 무너지지 않고 선발 투수의 최소 임무라 할 수 있는 5이닝을 소화했다. 게다가 다저스는 후반기 류현진이 등판한 4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다. 물론 5이닝 동안 108개의 공을 던질 정도로 투구 수 관리에 실패했지만 바꿔 생각하면 00개 이상의 공을 던져도 될 만큼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치열한 선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류현진에게 2017년은 2년의 공백 이후 갖는 첫 시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후반기 들어 19이닝 2실점으로 놀라운 상승세를 타던 류현진은 이날 5이닝 3실점으로 주춤하면서 경쟁에서 다소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다저스 구단에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급하게 복귀시키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당장 선발진에서 이탈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후반기 대약진 도중 잠시 숨을 고른 류현진이 다시 집중력을 발휘하며 호투행진을 재개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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