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우

조상우 ⓒ 대한야구협회


올 11월 첫 선을 보일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쉽 시리즈를 앞두고, 세대교체를 앞둔 대표팀에 승선할 젊은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지난 7월 선동열 감독이 국가대표팀 사상 처음으로 전임 감독에 선임되면서 "선동열호 1기" 라인업이 어떻게 채워질 것인가에 대해 야구계에서, 그리고 야구팬들 사이에서 여러 의견으로 나타나고 있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를 통해 이번 대표팀에 승선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은 누가 있을지 살펴보았다. 첫번째로 선발투수와 불펜투수 후보군을 WAR 상위 5명으로 추려 분석해봤다(WAR 기준: 스탯티즈, 8월 2일까지기록 참고)

 선발WAR

선발WAR ⓒ 청춘스포츠


선발투수

올 시즌은 유독 젊은 선발 투수들이 많이 등장한 시즌이다. 그 가운데 박세웅과 임기영이 24세 이하 선발 투수 가운데 WAR 1,2위를차지했는데, 박세웅이 기록한 4.56의 WAR은 헥터에 이어 리그 2위이다.피어밴드, 켈리, 해커, 니퍼트 등 리그 최고의 외인 에이스들과 양현종, 장원준 등 토종 에이스들이 박세웅 아래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랍다.

특히 윤석민 이후 이렇다할 우완 정통파 투수가 없었던 한국야구의 최근 국제대회를 돌아보면 박세웅의 일취월장은 더욱 반갑다. 평균자책점 1위(2.89), 평균  6.23이닝, 선발 20경기 중 14차례 퀄리티 스타트 기록 등 각종 지표를 보면 이번 대회는 물론 향후 국제대회 1선발감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임기영의 활약 역시 놀랍기는 마찬가지다. 24세 이하 선발투수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6.26의 평균 이닝을소화했고, 9이닝 당 1.55개의 볼넷 허용을 기록했다. 과거 국제대회에서 정대현, 임창용,우규민 등 사이드암 투수들의 활약도가 높았던 것을 생각하면, 많은 이닝을 효율적으로 소화해줄수 있는 새로운 잠수함 선발자원의 등장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

WAR 3,4,5위는 최원태, 한현희, 함덕주가 나란히 기록했다. 한현희는 팀 사정상 마무리로 전환했고, 장기적으로도 마무리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기에 국가대표팀에 승선하면 불펜 자원으로 분류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미완성 단계지만, 투심을 효과적으로 구사하는 최원태와 9이닝 당 8.91개의 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는 함덕주 모두 선발투수의 다양성 확보 측면에서 필요한 자원들이다. 그 밖에 넥센에서 꽃을 피우기 시작한 김성민(선발 WAR 0.79)과, 묵직한 강속구를 앞세워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김대현(선발 WAR 0.23) 역시 발탁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는 투수들이다.

 불펜투수 WAR

불펜투수 WAR ⓒ 청춘스포츠


불펜투수

24세 이하 불펜 투수 상위 5명을 보면 투구 유형이나 역할이 고르게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우선 우완 사이드암인 김주한과 심창민의 투구 스타일이 판이하게 다르다. 심창민이 힘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스타일이라면(9이닝 당 탈삼진 11.98개), 김주한은 안정적으로 맞춰 잡는 유형이다(승계주자 실점률 24.1%, 24세이하 투수 중 1위). 우완 정통파인 김윤동과 이민호의 경우 소속팀에서 맡는 역할이 다르다.

이민호가 스윙맨과 롱릴리프 역할에 주력한다면, 김윤동은 경기 후반부에 위기를 막는 셋업맨과 마무리 자리를 오가고있다. 긴 이닝을 소화하면서 볼넷을 최소화 하는 이민호(9이닝 당 볼넷 허용 3.13개)와, 승리를 지켜야 하는 김윤동(피안타율 .209)의 기록만 봐도 둘의 차이가 확연하다. 이들 5명이 팀에서 맡은 역할이나 유형이 다르다는 점은 대표팀 벤치의 불펜 운영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상황에 맞게 적절한 투수 교체를 해내는 선동열 감독의 특성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번 국가대표팀의 불펜에는 또다른 후보군이 있다. 부상으로 인한 공백 또는 승리 기여도를 얻을 기회가 적었던 탓에 WAR 수치는 낮지만, 개인 세부지표로만 놓고 보면 향후 국가대표 필승조에 승선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2015시즌을 앞두고 지명된 김재윤과 장필준, 그리고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한 조상우가 해당된다.

 삼대장WAR

삼대장WAR ⓒ 청춘스포츠


2015년 프리미어12에서 조상우가 보인 활약은 앞으로 10년 이상 대표팀의 불펜을 책임져 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기 충분했다. 올 시즌 컨디션이 온전치 않아 대표팀 승선 여부는 지켜봐야 하지만, 불펜으로 불과 6경기 등판하고 올린 0.45의 WAR은 풀타임으로 봤을 때 리그 최상위권에 속하는 성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주전 마무리를 맡고 있는 김재윤과 장필준의 발탁 가능성은 매우 높다.

김재윤의 경우 10개 구단 주전 마무리 가운데 세번째로 높은 86.7%의 세이브성공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9이닝 당 볼넷 허용률도 2.6개로 대표팀 자격요건이 되는 불펜 투수들 가운데 가장 낮다. 장필준의 경우 평균 자책점은 높지만, 두 가지 지표에서 매우 인상적이다. 9이닝 당 탈삼진 9.9개로 5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들 가운데 4위에 해당하며, 승계주자 실점률 역시 16%로 전체 4위에 해당한다.

한국, 일본, 대만 3개국만 참가하는 대회의 특성상 선발투수는 3명이 필요하다. 하지만 거의 매일 경기를 치러야 하는 만큼 불펜진을 넉넉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표팀 투수코치 시절 짧게 이닝을 끊어가는 형태로 투수를 기용했던 선 감독의 운영 전략을 생각하면, 이번 대회 역시 불펜 투수들을 많이 차출해 최대한 평가하는 형태로 갈 가능성이 높다. WAR 상위권에 올라 있는 젊은 투수들이 소속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적지 않은 만큼, 이들의 경쟁력은 충분하다. 이번 아시아 챔피언쉽 시리즈에서의 활약상을 통해, 대표팀 마운드 세대교체의 속도와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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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한달수기자
WAR 야구 선동열호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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