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SBS 기자분 오셨습니까?"

지난해 10월 24일. 고 백남기 농민 부검 저지를 위한 삭발식을 취재하고 있던 기자들을 향해 조병옥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이 외쳤다. 이틀 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아래 <그알>)가 방송한 '살수차 9호의 미스터리-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의 진실'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함이었다. 현장을 취재하던 SBS 카메라 기자는, <그알> 팀을 대신해 시민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지상파 방송이 너나없이 시민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최근 몇 년. 하지만 그 안에서 <그알>은 꾸준히 존재감을 빛냈다. 미궁에 빠진 살인 사건부터, 종교, 정치, 대기업 비리 등 우리가 알아야 하는 '그것'마다 <그알>의 시선이 향했다. 그리고 그 시선이 닿은 곳마다 모인 국민적 관심은 사건을 해결하고 감시하는 원동력이 됐다.

그래서 오늘의 <그알>은 그저 TV 탐사 보도 프로그램 제목이 아니다. 누군가의 억울함, 누군가의 분노, 그리고 그 이면에 숨은 우리 사회의 그늘을 조명했고, 최근 지상파 언론의 '신뢰도'를 지탱하는 거의 유일한 버팀목이었다. 밝혀져야 할 우리 사회의 많은 '그것'들을 <그알>에만 맡겨두었던 몇 년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그알>이 알고 싶었다.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그알>을 만들고 있는지 궁금했다. <오마이뉴스>는 7월 17일부터 3일에 걸쳐 <그알> 제작진과 MC 김상중, 범죄 심리학자 이수정 교수 등을 만났다.

4명이 한 팀, <그알>을 만드는 사람들

 SBS 시사교양프로그램<그것이 알고싶다>팀의 정진옥 작가, 도준우 피디, 장경주 피디, 박경식 피디, 배정훈 피디, 황채영 작가, 홍정아 작가(왼쪽부터)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팀의 정진옥 작가, 도준우 피디, 장경주 피디, 박경식 피디, 배정훈 피디, 황채영 작가, 홍정아 작가(왼쪽부터) ⓒ 이정민


<그알>은 7명의 PD와 5명의 작가가 순번대로 짝을 이뤄 하나의 에피소드를 만든다. 한 팀은 PD, 작가, 현장 PD, 취재 작가 이렇게 네 명으로 구성된다. 보통 5주 동안 취재와 촬영, 편집하고, 방송 다음 주 일주일은 쉬는 식이다.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을 다룬 '비밀의 땅-죄수가 된 여행자들'은 웜비어가 사망한 지 약 한 달 만에 방송을 탔다. 시간이 부족하진 않았을까 궁금했지만, 해당 에피소드를 연출한 도준우 PD는 오히려 "보통 스케줄에 비하면 빨리 결정한 편"이라고 아무렇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보통 5주간의 취재 기간 중 초기 2주는 아이템 기획하는 기간이라, 실제 촬영하고 취재하는 기간은 2~3주 정도라고. 아이템 선정이 늦어질 때는 1주 만에 취재를 마쳐야 할 때도 있다고 한다.

도 PD는 "제작진 입장에서야 아이템 선정을 빨리하고 취재 기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게 좋지만, 자칫 시의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검찰·경찰보다 낫다'고 칭송받는 <그알>이 이토록 적은 인원으로, 단시간 내에 만들어지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이 모든 것은 잠도 제대로 못 자가며 취재에 열중하는 PD, 작가들의 뜨거운 열정, 그리고 시청자들의 '제보'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23일 방송된 '청춘의 덫-파타야 살인 사건'을 연출한 이큰별 PD는 "(살인사건 용의자로 인터폴에 수배된) 김형진의 사진이 공개되자, 김형진의 SNS, 베트남 등지에서의 목격담 등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수사권이 없는 <그알>에 있어, 시청자 제보는 가장 강력한 힘이자 무기인 셈이다.

제보 전화 놓칠 새라 밤새 대기... 장난 전화에 기운 빠지기도

제보들의 진위만 파악하기도 벅차진 않을까? 홍정아 작가는 "오래 하다 보니 어느 정도는 진실인지 아닌지 판단이 선다"고 했다. 들어온 제보들은 작가들이 1차로 확인한 뒤 정리해 제보창에 올리는데, 이후에는 전 제작진이 보고 진위를 판단한다고.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직접 제보자를 만나기도 하고, PD들이 취재를 시작한다. 이 단계에서 엎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제보 중에는 거짓도 있고, 과장도 있고, 확인 불가능한 음모론도 있어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사안일수록 더 많죠. 제 구미에 맞고, 찾던 내용일 경우 당장 이야기하고 싶은 게 인간의 마음이기는 해요. 하지만 저 증언을 우리가 전달했을 때, 제보자도 보호하고 우리도 책임감 있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해요. 그래서 단지 보도했을 때 법적으로 문제없는 팩트가 아니라, 정말 확실한 팩트인지 확인하려고 해요. 단독 뽐내기 뉴스들도 많지만, 우리는 그걸 경계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배정훈 PD)

다짜고짜 욕을 퍼붓는 전화부터, 술 취해 전화 걸어 횡설수설하는 사람, 이런저런 하소연을 쏟아내는 사람도 있다. 소중한 제보를 놓칠세라 밤새도록 전화기 옆에서 보초를 서는 제작진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만드는 전화들이다. 

"이 자리를 빌려 꼭 부탁드리고 싶어요. 제보받는 인력이 한정돼 있는데, 이런 전화 받는 데에 굉장히 많은 에너지가 소요되거든요. 어느 순간부터는 지치고, 제대로 응대하지 못하는 경우들도 있죠. 무엇보다 제일 걱정되는 건, 그 사이 진짜 중요한 제보 전화를 놓칠까 하는 거예요." (홍정아 작가)  

'첫 보도' 보다 중요한 것

 SBS 시사교양프로그램<그것이 알고싶다>팀의 장경주 피디, 홍정아 작가, 황채영 작가(왼쪽부터)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장경주 PD와 황채영, 홍정아 작가. (왼쪽부터) ⓒ 이정민


제작진 입장에서야 일찍 아이템을 선정하고 취재 기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게 편하다. 하지만 시사를 다루는 프로그램인 만큼, 취재 시작 시점과 방송일 사이의 간격이 너무 벌어지면 자칫 시의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 안타까울 때는 주간 프로그램인 탓에, 먼저 취재하고도 뒷북치는 꼴이 되는 경우다. 세월호 사건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 미스터리를 추적한 '대통령의 시크릿' 편의 경우, 대통령이 차움 병원에서 '길라임' 가명을 썼다는 사실을 먼저 알았지만, 첫 보도를 JTBC 데일리 뉴스에 뺏기고 말았다.

하지만 <그알>의 미덕은 '처음', '단독'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매체를 통해 보도된 내용이라도, <그알>이 이야기하면 파급력과 반향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산발적으로 흩어진 내용을 알기 쉽게 정리해 준다는 이유도 있고, <그알>의 집요하고 끈질긴 취재 이후 '수원역 노숙 소녀 살인사건',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 등의 진실이 밝혀지면서 얻은 시청자들의 신뢰와 사랑이라는 감정적 요인도 있다.

애청자들은 <그알>에 절대적인 지지와 사랑을 보낸다. 10년 전에 이어 두 번째로 <그알>에 돌아왔다는 홍정아 작가 역시 "마니아층이 생기면서 확실히 이전보다 조심스러워지는 게 있다"고 인정했다. 물론 예나 지금이나, 확인된 진실만을 담아내려는 노력은 변함이 없지만, 사랑받는 만큼, 제작진들의 책임과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그알>이 알고 싶은 '그것'들

<그알>이 다루는 여러 영역 중, 시청자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모으는 주제는 아무래도 미제 살인 사건이다. 최근에야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부터, 디도스, 세월호, 최태민 일가의 숨겨진 재산 등 사회적, 정치적 이슈들을 많이 다루고 있지만,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정치적 이슈는 외면하고 자극적인 살인 사건만 보도한다는 비난을 받은 적도 있었다.

지상파 언론의 보도 기능이 약화되고, 가벼운 시사 프로그램을 내세운 종편 채널이 등장하면서 '그알류(流)'의 프로그램도 우후죽순 늘어났다. 하지만 '그알류'와 '그알'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그알류' 프로그램들이 말초 신경과 두려움을 자극하는 소재로서 살인을 다룬다면, <그알>의 살인 사건은 그 이면에 숨은 거악으로 진입하기 위한 입구. <그알>이 알고 싶은 '그것'은, 살인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뒤에 숨은 사회적인 맥락과 메시지다.

박진홍 CP도 "맥락 없는 살인 사건은 다루지 않는다"면서 "이 사건을 통해 사회적인 의제를 만들 수 있는지, 우리만의 관점이나 시각을 담을 만한 부분이 있는지를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형집행정지를 악용하는 부유층의 실태를 고발한 '사모님의 이상한 외출', 불법 도박 사이트의 덫에 빠진 된 젊은 IT 인재의 비극을 담은 '청춘의 덫-파타야 살인 사건 미스터리' 등이 대표적인 예다.

황채영 작가는 "아이템 선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궁금한 점이 있는지, ▲이 문제를 통해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가 명확한지"라고 했다. 제작진은 "살인 사건만 다루려고 한 적도, 정치 이슈만 다루려고 한 적도 없다"고.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제보들이 <그알>로 모였고, 제작진은 그때그때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그것'에 집중했을 뿐이라는 이야기다.

'엽기토끼 살인 사건'을 연출했던 도준우 PD는 "미제로 남은 강력 사건에 관심을 갖는 것도 <그알>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무리 중요한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 자체에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지 않나"라면서 "평상시에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소재를 방송해 고정 시청 층을 확보해두면, 주요한 사회 이슈를 방송했을 때 더 많은 시청자에게 내용을 전달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현실적인 이유를 더하기도 했다. 

수사관이 된 PD들

 SBS 시사교양프로그램<그것이 알고싶다>팀의 배정훈 피지, 박경식 피디, 도준우 피디(왼쪽부터)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배정훈, 박경식, 도준우 PD. (왼쪽부터) ⓒ 이정민


<그알>에서 살인 사건을 볼 때마다 몇 가지 궁금했던 점이 있었다. 첫 번째는 때로 범인으로 지목되는 사람이나 그 가족이 인터뷰에 응할 때가 있는데, 그들을 카메라 앞에 어떻게 앉혀놓았을까 하는 점이었다. 장경주 PD는 "그냥 끈질기게 찾아가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고 덤덤하게 말했지만, 옆에 있던 홍정은 작가는 "장 PD는 다섯 시간이고 여섯 시간이고 기다리고 이야기한다. 집요하다"라며 그를 치켜세웠다.

두 번째는 특정인을 공개적으로 용의자로 지목하는데 혹시라도 그가 용의자가 아니면 어쩌나 하는 것이었다. 경찰이 체포하지 않고 있다는 건,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그를 범인으로 확정할 수 없다는 것일 텐데, 그런 사람을 방송을 통해 범인이라 지목해도 되는 것일까 싶었다. 장경주 PD는 "경찰과 사전 협의를 거친 뒤에만 특정인을 용의자로 지목한다"고 설명했다.

"미제 사건은 당시 경찰 수사 상황을 보면서 하는 거예요. 저희가 어떤 사람을 인격 살인 하려는 건 아니잖아요. 경찰이 수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전문가들과 여러 자료를 바탕으로 검증해요. 전문가분들이 애매하다고 하시면, 저희도 톤 조절을 하죠." (장경주 PD)

"취재는 시간이 허락하는 데까지 하지만, 방송을 어디까지 내보내는지는 고민이 필요하죠. 현실 사건이니까 재미로 접근해서는 안 되잖아요. 어디까지 방송해야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될지, 수사에 방해되지 않을지 고민해요. 취재하고도 수사를 위해 남겨두는 것들도 있어요." (도준우 PD)

<그알>의 차이? PD-작가 끊임 없는 소통

'그것이 알고싶다' 진행자 배우 김상중 SBS 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의 진행자인 배우 김상중이 21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대본을 읽으며 녹화준비를 하고 있다.

▲ '그것이 알고싶다' 진행자 배우 김상중 SBS 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의 진행자인 배우 김상중이 21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대본을 읽으며 녹화준비를 하고 있다. ⓒ 이정민


진실을 추적하는 이는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고, 이성적으로 사건의 정황을 파악해야 한다. 하지만 결국 '사람'의 일. 억울하고 답답한 사람들의 하소연을 듣다 보면 저도 모르게 한쪽 입장에 감정이 이입되고, 객관적인 시선을 잃을 수도 있지 않을까? 도준우 PD는 "직접 대면해 이야기 나누는 PD들은 종종 그럴 때가 있지만, 그럴 때마다 작가들이 중심을 잡아 준다"고 이야기했다.

"<그알>의 장점은, PD가 취재하고, 작가는 그 내용을 정리하는 차원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함께 취재한다는 거예요. 현장에서 같이 뛴다는 느낌이죠." (홍정아 작가)

팀의 막내인 박경식 PD는 타 방송사에서 일하다 SBS에 경력 입사했다. <그알> 팀에 배치된 건 6개월 전. SBS 입사 전 박 PD에게 <그알>은 "'우리랑 뭐가 다르기에 차이가 생기는 걸까' 늘 고민하게 만들던 프로그램"이었다. 그런 그가 팀에 합류해 확인한 차이는, 홍 작가의 말과 그대로 닿아있다.

"현장에서부터 작가와 PD가 끊임없이 소통하더라고요. 의견 공유하면서 함께 발전시켜 나가는 거죠. 어려운 주제도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집중해서 볼 수 있는 스토리텔링 구조가 특징이잖아요. 시청자들이 뭘 궁금해 할지, 시청자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를 함께 고민하더라고요.

'단독'에 매몰되지 않고, 이야기 그 자체, 그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신경을 쓴다는 것도 <그알>의 차별점인 것 같아요." (박경식 PD)

전문가 멘트도 단순히 제작진이 취재한 방향에서 필요한 부분만 따 쓰는 게 아니라, 초반부터 작가들과 전문가 그룹이 연락하면서 자문을 얻는다고 한다. 전문가들의 '이렇게 물어봐라, 이렇게 취재해봐라'라는 조언을 얻고 난 뒤의 인터뷰는 그 결과물이 다를 수밖에 없다. 황채영 작가는 "전문가분들이 그냥 이론적 배경만으로 말씀해주시는 게 아니라, 우리 가진 자료들을 검토하고 실질적인 조언을 해주신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견이 나뉠 때는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 크로스 체크까지 한다고. 안개 너머 진실을 찾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이 눈물겹다.

'보람' 덕분에 견딜 수 있다

제작진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회의하고, 토론하며 <그알>을 만들고 있다. 이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은 때로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감춰져 있던 진실을 밝히는 등불 역할을 하기도 한다. 때문에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언제나 늘 그런 것은 아니었다. '검거된 미제사건-강남역 살인 사건의 전말'의 경우에는 방송 뒤 해당 에피소드를 담당한 홍정아 작가의 신상이 일베(일간베스트) 회원들에 털렸는데, 홍 작가의 가족사진이 일베 게시판에 게재되기까지 했다. 홍 작가와 가족들을 향한 온갖 비난과 조롱, 욕설이 쏟아졌음은 물론이다.

"방송 전날 일베가 공격할 거라는 걸 예상했어요. 그래서 팀원들끼리 대비하자고 SNS 등을 다 비공개로 돌려놨는데, 제가 미처 깨닫지 못한 5년 전 블로그가 하나 있었던 거예요. 거기 있던 가족사진이 공격 대상이 된 거죠. 저를 공격하는 건 괜찮은데 가족을 향하는 건 정말 어이없고 화나더라고요. 고소를 진행했는데 결국 못 잡았어요.

이마저도 시간이 지나니, 나는 이 정도로도 이렇게 괴로운데, 나보다 더 억울한 일을 당한 피해자들은 얼마나 답답하고 힘들었을까 싶더라고요. 그 일을 겪고 나서 억울한 일 당한 분들의 마음을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홍정아 작가)

'대통령 5촌간 살인 사건 미스터리'를 취재한 배정훈 PD는 신변의 위협을 느껴 이사 후 전입신고도 미뤘다고 했다. 성락교회 원로 목사의 비리를 추적한 '귀신 쫓는 목사님-의혹의 X파일'이 나간 뒤에는 교인들이 SBS 앞에서 규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방송 이후 제작진이 감내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럼에도 제작진은 "보람과 성취가 더 크다"는 말로, <그알>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웜비어 방송이 나가고 나서 남북 대화가 재개됐다는 보도를 접했어요. 우리 방송이 0.1% 정도는 기여하지 않았을까요?" (황채영 작가)

"대구 희망원에 대해 취재한 뒤에 신부들이 구속됐어요. 그럴 때 너무 큰 보람을 느끼죠. 개인적으로는, 딸이 학교에서 '우리 엄마 <그알> 작가다!' 하면 친구들이 '와~!' 한 대요." (홍정아 작가)

"다른 어떤 프로그램보다 보람이 커요. 하찮은 사람들인데, <그알>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사람들이 만나주고, 이야기해줘요. 평상시엔 일상적으로 일하느라 모르고 있지만, 가끔 생각해보면 정말 신기한 일이다 싶어요. 내가 뭐라고... 내가 느낀 분노에 사람들이 함께 분노해주고, 잘못된 거라는 생각에 대해 같이 이야기 해주잖아요. 보람이 크죠." (도준우 PD)

제작진의 집요한 취재로 얻어진 결과물은 이 남자의 안내에 따라 시청자에게 전달된다. 어떤 어렵고 딱딱한 이슈도 그의 해설을 따라가다 보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흥미롭게 빠져들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말입니다"하는 특유의 말투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이 남자. 김상중의 이야기가 2편으로 이어진다.

'그것이 알고싶다' 진행자 배우 김상중 SBS 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의 진행자인 배우 김상중이 21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그것이 알고싶다> 녹화에 들어가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그것이 알고싶다' 녹화 준비 중인 배우 김상중 SBS 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의 진행자인 배우 김상중이 21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스태프들과 함께 녹화준비를 하고 있다.

SBS 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의 진행자인 배우 김상중이 21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스태프들과 함께 녹화 준비를 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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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그알 김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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