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 [편집자말]
 소녀시대의 2007년 데뷔 싱글 <다시 만난 세계> 표지.

소녀시대의 2007년 데뷔 싱글 <다시 만난 세계> 표지.ⓒ SM엔터테인먼트


10년 전의 기억을 더듬어 봤다. SM이 새롭게 만든 신인 9인조 걸그룹이 필자가 근무하던 회사를 방문했었다. 앳된 모습의 9명 멤버들을 처음 봤을 때만 해도 이후 어마어마한 성과를 거두리라곤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다.

당시 데뷔에 앞서 처음 멤버들이 하나둘씩 공개되었을 때 대중들의 반응은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팀 이름이 그게 뭐냐", "인원이 너무 많다" 등등…. 첫 싱글 <다시 만난 세계>가 정식 발표되었을 때도 폭발적인 인기와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2009년 발매된 소녀시대의 첫번째 EP < Gee > 표지.  머릿곡 'Gee'의 대성공에 힘입어 소녀시대는 국민 걸그룹의 대열에 올라설 수 있었다.

2009년 발매된 소녀시대의 첫번째 EP < Gee > 표지. 머릿곡 'Gee'의 대성공에 힘입어 소녀시대는 국민 걸그룹의 대열에 올라설 수 있었다.ⓒ SM엔터테인먼트


하지만 이듬해 리패키지 데뷔 음반 수록곡 'Kissing You'로 처음 방송 순위를 차지하고 2009년 초대형 인기곡들인 'Gee', '소원을 말해봐' 등을 연이어 성공시키면서 이 팀은 명실상부한 '국가대표 걸그룹'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그게 바로 소녀시대였다.


성공적인 해외 및 개별 활동... 이상적인 걸그룹의 틀을 만들다

 2011년 일본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둔 소녀시대의 싱글 < Mr. Taxi > 표지.

2011년 일본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둔 소녀시대의 싱글 < Mr. Taxi > 표지.ⓒ SM엔터테인먼트


SM의 다른 그룹들도 그랬지만 소녀시대 역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에서 큰 사랑을 받아왔다. 외국 작곡가들의 작품인 '소원을 말해봐', 'The Boys', 'Mr.Mr', 'Lion Heart' 등은 제대로 된 '맞춤옷'이 되어줬고 국경을 초월한 팬들의 성원 속에 소녀시대는 햇수가 더해짐과 함께 성장을 거듭해왔다.

팀뿐만 아니라 구성원들도 가수뿐만 아니라 MC, 연기자, 예능 등 다방면에 걸친 개별 활동 속에 늘어난 연륜만큼 자신의 능력치를 다방면에 걸쳐 발휘해왔다. 태연은 어느덧 실력파 솔로 가수로 자리매김했고 윤아는 중국 안방극장을 평정한 인기 배우로, 그 밖의 멤버들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그룹 못잖은 성과를 거뒀다.

소녀시대의 이러한 행보는 이후 등장하는 그룹들엔 좋은 본보기가 되어줬다. 지금도 많은 기획사의 연습생 훈련에서 '다시 만난 세계' 등을 비롯한 주요 곡들을 교재처럼 활용하고 활동 방향에 대한 큰 그림을 잡을 때 소녀시대의 움직임을 참고해왔던 것도 그만큼 '이상적인 걸그룹'의 틀을 지난 10년간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아이돌 시장의 저변을 넓히다

그동안 소녀시대에겐 항상 즐거운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데뷔 7년 만에 찾아온 2014년 8인조로의 인적 구성 변화, 일부 멤버들의 구설수 등 늘어난 인기만큼 그에 못잖은 홍역도 앓았다. 여타 팀 같았으면 주춤거리고 뒷걸음칠 법도 하지만 소녀시대는 각종 난관도 슬기롭게 헤쳐 나가면서 데뷔 10주년까지 묵묵히 자신들의 길을 걷어왔다.

이 과정에서 비슷한 시기에 등장했던 원더걸스, 카라 등 동료 걸그룹과의 선의의 경쟁은 우리 가요계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이른바 '삼촌팬'으로 대표되는 남성 팬들뿐만 아니라 비슷한 또래의 여성 팬들에게도 고른 사랑을 받은 이들 팀은 단순히 청소년층에 국한되었던 아이돌 시장의 폭을 넓히는 데 성공했고 가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에 이른다.

 지난 2015년 발표된 정규 5집 < Lion Heart > 표지.

지난 2015년 발표된 정규 5집 < Lion Heart > 표지.ⓒ SM엔터테인먼트


비록 이런저런 이유로 카라를 시작으로 원더걸스, 포미닛, 투애니원 등이 하나둘씩 역사 속으로 사라진 반면, 소녀시대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 그룹으로 모범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음악을 사랑해온 팬들로선 그저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앞으로 언제까지 이 이름이 지속할지는 누구도 알 수 없지만 분명한 점은 소녀시대는 지금까지의 성과에 대해 충분히 박수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소녀시대가 걸어온 지난 10년은 '영광의 10년'이자 '성장의 10년'이었다. 데뷔 10주년을 다시 한번 축하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소녀시대 플레이리스트
'Show Show Show'
히치하이커(지누)의 작품으로 왬!의 'Everything She Wants'를 연상케 하는, 1980년대 신스 팝 + 뉴웨이브의 기운을 물씬 담은 복고풍 전자사운드가 매력적인 곡이다. 2010년 발매된 정규 2집 < Oh! > 에 수록되었다.

'카라멜 커피(Talk To Me)'
티파니 그리고 지금은 팀을 떠난 제시카의 듀엣 곡. 역시 정규 2집 수록곡이다. 발랄한 댄스 활동 곡들과는 정반대인 보사노바 풍의 달달한 느낌을 담은 작품으로 곡 중간의 하모니카 솔로 연주가 매력적으로 들려왔다.

'비주얼 드림 (POP!POP!)'
지난 2011년 디지털 싱글로만 발표된 신스 팝 형태의 곡으로 인텔 CPU 프로모션을 위해 녹음되었다. 앞서 삼성 및 LG 휴대폰을 위한 노래도 발표한 바 있지만 개별 소비재가 아닌, PC 핵심 부품을 위한 CF 성격의 곡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단순히 홍보용으로만 치부하게인 좀 아까운 수작.

'Goodbye'
9인조 구성으로는 마지막 작품이 된 미니 4집 < Mr.Mr. >의 두번째 곡인 'Goodbye'는 기존 소녀시대와는 사뭇 다른 기타 위주의 팝-록 형태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비록 머릿곡이 되진 못했지만 녹음 당시 멤버들도 좋아했던 곡 중 하나다.

'Party'
소녀시대가 선사하는 2015년판 여름 노래. 정규 5집 < Lion Heart > 발표에 앞서 선발매한 동명의 싱글 CD로 첫 선을 보였다. 절도 있는 베이스 소리의 뒷받침 속에 멤버들의 신나는 보컬이 무더위를 날려버리기에 충분한 청량감을 선사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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