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있는 그녀>의 시청률 추이가 무섭다. 지난 6월 16일, 첫 방송을 시작했을 당시 <품위있는 그녀>는 시청률 2.4%(닐슨 코리아)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진 못했다. 하지만 이제 막 절반을 돈 <품위있는 그녀>(총 20부)는 10회만에 7.3%로 첫 회의 3배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드라마 시청률이 1, 2회만에 결정되는 최근의 풍조에서 <품위있는 그녀>는 이례적으로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1회에서 공개된 박복자(김선아)의 죽음의 원인을 추리하며 화제성을 더하고 있다. 성공적으로 강남 부유층 상류사회에 안착해 하나씩 적수를 제거해가며 승승장구하던 박복자는 왜 갑자기 때이른 죽음을 맞게 됐을까.

 배우 김선아와 김희선이 지난 20일 열린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기자간담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김선아는 <품위있는 그녀>에서 '처절하게 가난한' 박복자 역할을 맡았으며, 김희선은 모든 걸 다 가진 여자 우아진을 연기한다.

ⓒ JTBC


 배우 김선아와 김희선이 지난 20일 열린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기자간담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김선아는 <품위있는 그녀>에서 '처절하게 가난한' 박복자 역할을 맡았으며, 김희선은 모든 걸 다 가진 여자 우아진을 연기한다.

배우 김선아와 김희선이 지난 20일 열린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기자간담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김선아는 <품위있는 그녀>에서 '처절하게 가난한' 박복자 역할을 맡았으며, 김희선은 모든 걸 다 가진 여자 우아진을 연기한다. ⓒ JTBC


연출을 맡은 김윤철 피디는 "드라마의 미스터리는 마지막회까지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며 "전혀 짐작할 수 없게 구성돼 있어서 중간에는 눈치챌 수 없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김 피디는 "극 중에서 우아진(김희선)과 박복자가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 어떻게 박복자가 우아진에게 매혹됐는지가 결말만큼 중요하고 우리 드라마 주제와 맞닿아있다"며 "그걸 천천히 살펴보시는 것도 드라마를 보는데 흥미로운 지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일 <품위있는 그녀>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말이다.

김희선 "제2의 전성기만 8번 왔다"

김희선은 기자간담회에서 <품위있는 그녀>에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주변에 정말 많다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전제작 드라마'로 촬영을 이미 마친 <품위있는 그녀>에 대해 김희선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제가 작업한 드라마지만 기다려진다"고 했다. 그는 드라마를 촬영하는 중에 김윤철 피디가 한 번도 작업물을 보여주지 않았다면서 "좀 미워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청자들이 공감하는 이유에 대해 "와이프의 입장이라면 누구나 우아진 같은 마음일 것"이라며 "모든 결혼한 와이프들은 나와 같은 심정이고 내 편일 거라는 생각이 있다. 그만큼 좋은 말을 많이 듣고 있다"고 했다. 반면 박복자라는 캐릭터를 통해 인생 최악의 악녀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김선아는 "드라마 4회가 넘어가면서 연락이 끊긴 사람이 많다"는 말을 해 취재진에 웃음을 안겼다. 김선아는 "우아진이 무너지는 장면을 TV로 보고 있으니까 그때부터 마음이 좋지 않더라"라고 소감을 남겼다. "매회 기다리고 있다. 사람의 인생이 이럴 수도 있구나, 이런 삶도 있구나, 다들 이렇게 살아가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감동 받으며 보고 있다."

 배우 김희선이 지난 20일 열린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배우 김희선이 지난 20일 열린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 JTBC


"처음에는 욕을 먹고 있는 줄 몰랐다. 그냥 '연락이 줄어들었네' 했다. (웃음) 그런데 박복자에 대해 생각을 다시 해보니까 무서운 거다. 저 여자도 저럴만 하니까 그런 거겠지 이렇게 생각밖에 안 하다가. 7~8년만에 전화를 하시더니 나에게 욕을 하시기도 했다. 그래도 내가 이렇게 사랑받을 수 있는 드라마를 하고 있구나 싶었다.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 들지만 너무 좋다. 이런 욕은 되게 좋은 것 같다."

김희선과 김선아는 모두 이번 <품위있는 그녀>를 통해 다시 한 번 큰 관심을 얻고 있다. 특히 김희선은 '김희선의 재발견'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그는 "22년째 재발견되고 있다"면서 웃었다. 김희선은 "제2의 전성기가 한 8번 정도 왔고 1년마다 '재발견'이라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도 "성의 없이 한 작품은 없고 매신 매회 다 열심히 임했는데 늘 재발견이라고 나오니 처음에는 기분이 좀 그랬는데 지금은 좋다"고 했다.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스틸 사진.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스틸 사진. ⓒ JTBC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스틸 사진.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스틸 사진. ⓒ JTBC


김희선은 "사람은 자기가 갖고 태어난 천성이나 성격이 있어 아무래도 나와 닮은 캐릭터가 유리하다"며 "우아진 같은 경우에는 아이의 나이가 내 아이와 비슷하다. 비슷한 또래를 가진 엄마의 마음이라는 것도 있고 이해가 가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김희선은 "처해 있는 상황이랑 비슷하면 가장 보기 편안한 연기가 나오더라"며 그럼에도 "자신의 감정을 참고 더 중요한 걸 생각하는 우아진과 달리 나는 열 받을 땐 그대로 표현하기 때문에 우아진이 부럽다"고 말했다.

김선아 "과연 품위란 건 뭘까"

<품위있는 그녀>는 모 재벌 그룹에서 있었던 사건과 유사하다는 이유에서, 또 강남 상류층의 화려한 라이프스타일을 디테일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종종 실화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다. 그 탓에 네이버에 '품위있는 그녀'를 검색하면 '실화'가 연관 검색어로 따라 붙기도 한다.

김윤철 피디는 "실제 백미경 작가가 취재를 하면서 작품을 썼다"며 "(불륜과 난투극 등) 막장 요소가 많은데 막장처럼 보이지 않는 이유가 이야기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표현할 수 있는지의 문제라고 보았다"고 답했다. 또 <품위있는 그녀>의 인기 요인으로 배우들의 연기를 꼽았다. "배우들이 <품위있는 그녀>의 이야기를 있을 법한 현실로 만들었다. 그리고 백미경 작가에게 다음 회를 끊임없이 궁금하게 하는 능력이 있다."

김희선이 "절대 강남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고 말을 보탰다. "어느 부부에게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그래서 공감을 많이들 하시는 것 같다. 강남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라면 이렇게 다들 한결 같은 마음으로 우아진을 응원할 수 있을까."

김윤철 피디는 <품위있는 그녀>가 우리 사회에서 진짜 품격이란 무엇인가"를 질문하는 드라마라고 말했다.

 배우 김선아가 지난 20일 열린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배우 김선아가 지난 20일 열린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 JTBC


김선아는 '품위'의 의미에 대해 자문하면서 "과연 품위가 이렇게 좋은 옷을 걸치고 사는 것이 품위 있는 것인지 싶었다"면서 "다들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고 뭔가 많이 먹고 싶어하고 최고가 되고 싶어하는데 과연 그 최고인 사람들이 고개 숙이는 사람이 점쟁이더라, 라는 내레이션이 너무 재밌고 공감이 가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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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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