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현화는 자신이 출연했던 영화 <전망 좋은 집(2002)>의 노출 장면을 아무런 동의 없이 공개한 감독 이수성을 고소했고, 그 소송을 몇 년 동안 이어오고 있다.

곽현화는 자신이 출연했던 영화 <전망 좋은 집(2002)>의 노출 장면을 아무런 동의 없이 공개한 감독 이수성을 고소했고, 그 소송을 몇 년 동안 이어오고 있다. ⓒ 곽현화 페이스북


방송인 곽현화씨가 영화 <전망 좋은 집> 이수성 감독의 기자회견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노출 장면의 사전 동의 여부 및 이 감독이 주장한 감독 권한과 촬영 현장 상황을 뒤집는 내용이었다.

곽현화씨는 17일 오후 자신의 SNS에 "이수성씨가 기자회견을 해 실시간으로 제 이름과 사진이 오르내리고 추측성 댓글과 악플이 난무해 부득이 입장표명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노출 장면을 찍지 않겠다고 (분명히) 했고 이수성씨 측 역시 그 장면을 빼고 계약하자고 해서 응했다"고 주장했다.

<오마이스타>는 18일 오전 곽현화씨 본인과 직접 통화했다. 곽씨는 이수성 감독의 기자회견에 대해 괴로운 심경을 토로했다.

의문제기

"제가 (SNS) 입장 표명문에 적은대로다. 계약서를 쓰기 전 시나리오를 이메일로 받고 그 (노출) 장면을 안 하기로 하고, 또 (찍는다면) 합의 하에 찍는다는 조항을 넣은 거다. 그 장면 하나가 영화 자체를 갈아엎는 정도가 아니잖나. 촬영 전 받은 콘티에 노출 장면이 있기에 '어? 이거 안 찍기로 한 거 아닌가?' 그래서 거기에 엑스 표시를 한 거다."  

앞서 이수성 감독은 17일 오전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약서에 추가한 배우보호조항 등을 언급하며 "곽현화씨가 문제의 노출장면을 시나리오와 콘티를 통해 사전에 알았고, 촬영 이후 극장 개봉 직전 문제 장면을 삭제해 달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엑스 표시에 대해서도 이 감독은 "엑스 표시는 해당 장면의 촬영을 마쳤다는 뜻이다"라고 덧붙였다. (관련 기사 : "합의 없는 노출? "지난 3년간 억울했다, 곽현화 입장 궁금")

하지만 곽현화는 "그게 또 서로 입장이 다른 건데 배우 입장에서 (이미 나온 콘티의) 한 컷 가지고 제대로 빼서 복사 다시 해서 나눠달라고 할 순 없잖나. 저예산 영화라 그만큼 돈이 더 들어갈 텐데"라며 "이미 안 찍기로 한 거라 엑스표시를 한 것"이라 설명했다.

"저예산 영화라 현장 상황이 언제든 바뀔 수도 있다. 콘티가 당일 날 나오는 일도 있잖나. 예전에 찍었던 <아티스트 봉만대>도 그랬다. 시나리오나 콘티가 무슨 계약서 개념도 아닌데 이수성 감독님이 마치 그게 하나의 계약서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기자회견장에서 이수성 감독은 "곽현화씨가 편집본을 요구했고, 거기에 대해 '수고 많으셨다. 노출 장면도 예쁘게 잘 나왔다'고 말했다"며 곽씨가 이미 노출 장면 촬영을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곽현화씨는 "편집본을 본 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감독 앞에서 이상하다고 말할 배우가 어디있겠느냐"며 "'수고 많으셨다. 잘 찍으셨다'라고 한 걸 이수성 감독이 그렇게 (호도해서) 말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리하면 이렇다. 이수성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동의 하에 촬영한다'는 배우보호조항은 곽현화씨 입장에선 이미 안 하기로 한 노출 장면 외 또 다른 변수가 생길 경우 적용되는 요소였다. 곽현화씨는 "그 조항을 믿고 촬영에 들어간 것"이라 덧붙였다.

 영화 <전망 좋은 집>의 이수성 감독이 1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었다.

영화 <전망 좋은 집>의 이수성 감독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영화사 날개


쟁점들

불거진 쟁점에 대한 입장은 곽현화씨가 SNS에 올린 글에 자세히 나와있다. 곽씨는 "'(감독에게) 왜 동의 없이 이 장면을 넣었느냐?'라고 물었을 때 (감독이) '원래 곽현화씨가 찍기로 한 것 아니었느냐. 계약서 조항이 원래 그렇지 않았느냐?'라고 왜 한 번이라도 말하지 못했나"라며 반문했다. 곽현화씨는 "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녹취록엔 '미안하다. 내가 동의 없이 노출신을 넣었다. 제작사가 시켰다. 전화해서 물어봤어야 했는데 내가 전화하지 못했다. 내가 미쳤었다. 잘못했다'라는 말밖에 없다"라며 해당 발언의 주체가 "(바로) 이수성 감독 아니냐"고 물었다.

일부 누리꾼들 반응에 대해서도 곽현화씨는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곽씨는 "'애초에 왜 찍었냐'는 댓글은 한 마디로 피해자인 제가 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냐는 건데 계약서를 쓸 때도 노출장면은 찍지 않겠다고 했고, '연기자로서 성공하고 싶지 않냐 이 장면 필요하다'고 (감독이) 얘기했을 때도 재차 거부했다"며 "'정 걱정되면 일단 찍고 나중에 편집본을 보고 현화씨가 빼달라면 빼주겠다'는 말에 (찍은 것)"이라 설명했다.

곽현화씨가 <전망 좋은 집>으로 받은 출연료는 400만 원. 여기에 대해서도 곽현화씨는 "예능이나 드라마를 찍어도 이 보다 많은 돈을 받는다"며 "이수성씨 말대로 제가 '성인영화'인줄 알고 찍었다면 왜 그 돈을 받고 찍었을까. 성인영화라고 했으면 처음부터 절대 찍지 않았을 것. 저예산 독립영화라 했고, 처음 받은 주연 제의에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수성씨가 그렇게 억울하다면 (법원에) 증거로 제시된 녹취록을 그대로 공개하는 건 어떨지 묻고 싶다"고 제안했다.

공개된 입장 표명문과 별개로 그는 <오마이스타>에 다음과 같은 말을 전했다.

"언론을 통해 (계속) 쟁점화 되는 게 싫다. 이수성 감독이 기자회견을 했다지만 제 이름만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나온다. 법적으로 잘 해결됐으면 하는 마음뿐인데 (기사를 보고 일부) 사람들은 또 노이즈 마케팅 하냐고 한다. 지금 당장 검색창에 '여배우', '노출신'을 쳐보시라. 감독이 없던 노출 장면을 찍자고 해 힘들어 한 여배우들 이야기가 많다. 물론 요즘 들어 배우 인권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제가 찍은 건 5년 전이다. 그런 일이 비일비재했다는 뜻이다. 영화계의 이런 사정을 사람들은 아실까. 괴롭고 힘들다."

현재 곽현화씨와 이수성 감독의 형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수성 감독의 성폭행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지난 1월 법원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오는 8월 9일 항소심 최종변론 기일이 예정돼 있으며, 8월말 경 선고 공판이 열린다. 이에 대해 곽현화씨는 "그간 잘 계시다가 판결을 앞두고 왜 지금 시점에 기자회견을 열었는지 모르겠다"며 의문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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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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