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현화가 출연한 영화 <전망 좋은 집>의 포스터

영화 <전망 좋은 집>의 포스터ⓒ (주)마인스 엔터테인먼트


영화 <전망 좋은 집> 이수성 감독이 곽현화와의 분쟁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17일 오전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한 이 감독은 "충분한 합의가 없었다는 곽현화의 주장은 거짓"이라며 "언론 인터뷰나 SNS 등을 통해 언론플레이를 하는데 지난 3년 간 너무 억울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쟁점은 크게 3가지다. 영화 촬영 당시 배우와 충분한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 노출 장면 권리에 대한 귀속 여부, 곽현화씨 측이 주장한 이수성 감독의 잘못 인정 유무. 가슴 노출 장면에 대해 곽현화씨는 극장판에서 빠진 가슴 노출 장면을 이후 IPTV 판에 넣은 건 엄연히 불법이라며 이 감독을 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등으로 고소한 바 있다. 올해 1월 법원은 이 감독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이 감독이 곽현화씨를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한 건에 대해서도 지난 6월 법원은 무죄판결을 내렸다.

쟁점에 대한 해명    

이수성 감독은 A4용지 4페이지 분량의 회견문을 직접 낭독했다. 낭독문을 통해 이 감독은 "최종 시나리오에 가슴 및 전신 노출 장면이 포함됐고, 배우에게 충분히 설명했으며 문제가 있으면 촬영 중 배우는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는 배우보호조항까지 포함시켰다"며 "편집본도 본인이 원해서 봤고 영화는 물론 본인 노출장면도 예쁘게 잘 나왔다는 말까지 했는데 개봉 직전 울고불고 사정해 투자사를 설득해 삭제해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장에 동석한 정철승 변호사는 "을(곽현화)이 제공한 모든 연기와 그게 촬영된 결과물은 갑(이수성)에게 영구 귀속된다는 게 계약의 핵심"이라며 "곽현화씨는 사전에 자기가 노출 장면을 찍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하는데 그걸 입증할 자료가 없다. 그걸 떠나서 배우보호조항대로면 사전에 합의하지 않은 노출 장면은 을이 거부할 수 있었으나 곽씨는 전혀 그런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수성 감독이 영화 <전망 좋은 집> 당시 체결한 계약서를 설명 중이다.

이수성 감독이 영화 <전망 좋은 집> 당시 체결한 계약서를 설명 중이다.ⓒ 이선필


이어 이 감독은 프로젝터 화면을 띄워 곽현화와 체결한 계약서와 2012년 당시 촬영 현장에서 사용한 콘티북을 공개했다. 이수성 감독은 "배우보호조항 등에 따라 노출장면은 갑과 을이 충분히 협의해서 촬영하고, 촬영 중 을은 문제제기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합의된 영상에 대한 모든 권한은 감독에게 있다"며 "콘티북 78신의 12번 컷을 보면 충분히 문제의 장면이 나와있다. 곽현화씨도 촬영 일주일 전까지 이걸 숙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제가) 형사 사건의 무죄를 선고받았음에도 곽현화씨는 SNS 등을 통해 저에 대한 악의적 폄하와 인신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지금까지 밝히지 않았던 심경을 밝히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보시면 알겠지만 콘티대로 영화를 찍으려 노력했다." (이수성 감독) 

또한 잘못 인정 여부에 대해 이 감독은 "2014년도 4월경 차기작 준비에 한창이었고 (이 사건이) 캐스팅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 곽현화씨를 달래며 원만하게 풀고 싶었다"며 "하지만 곽현화씨는 저와의 통화내용을 몰래 녹취해 제가 잘못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앞서 곽현화씨는 "(이수성 감독이) 일단 노출신을 촬영하고 편집 때 원하면 감독이 빼주겠다고 설득했다"며 "사건 이후 이수성 감독이 잘못을 인정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현화가 출연한 영화 <전망 좋은 집>의 한 장면. 그리고 그녀는 아직도 싸우고 있다.

곽현화가 출연한 영화 <전망 좋은 집>의 한 장면.ⓒ (주)마인스 엔터테인먼트


"배우가 수치심 느낄 상황 아니었다"

일련의 논란에 대해 곽현화는 지난해 매체 인터뷰 등을 통해 "이수성 감독과 뒤태만 촬영하는 것으로 합의했다"며 "정 마음에 걸리면 일단 노출신을 찍어두고 나중에 곽현화씨가 편집본을 보고 빼달라고 하면 빼주겠다는 식으로 감독이 절 설득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 증거로 곽현화는 "영화 계약 당시 담당 PD와 편집 감독의 녹취록 증거가 있다"고 덧붙였다.

곽현화는 이수성 감독의 기자회견 사실을 인지하고 16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제가 지금 전화통화를 못한다. 죄송하다. 조금 있다 저도 입장표명 하겠다"는 글을 올린 상태다.

다음은 현장 기자들과 이수성 감독의 질의응답 내용이다. 그간 곽현화씨를 비롯해 여성 배우들의 인권 문제가 영화계 화두로 떠올랐기에 비판적 질문이 주되게 제기됐다.

- 금일 기자회견을 공지했을 때 곽현화씨의 연락이 있었는지, 그리고 왜 지금 시점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한 건지.
"연락은 전혀 없고 제가 어떤 얘기하는지 곽현화씨도 궁금해 할 것이다. 지난 3년 동안 하루하루 고통 속에 살았다. 난 영화 만드는 감독일 뿐이고, 사전에 계약서까지 체결하고 모든 걸 콘티대로 했는데 본인만 못봤다며, 날 성범죄자로 고소했다. 기자회견까지 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곽현화씨가) 점점 언론 인터뷰나 SNS 등에서 본인 주장만 하기에 억울하다고 느꼈다."

- 극장 개봉 때 뺀 노출 장면을 굳이 IPTV 버전에 넣은 이유가 뭔가. 배우가 울고불고 사정해서 빼준 거면 해당 장면이 없어도 작품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건 아닌지. 아니라면 애초에 극장 개봉 때도 삭제를 하지 말았어야 맞는 게 아닌가.
"극장판 에서 뺀 이유는 (설명드린대로) 개봉 전부터 하도 사정해서 그런 거다. 극장에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기에 뺀 거지. 그렇다고 해서 감독판이나 무삭제판 등의 서비스도 그렇게 가라는 법은 없다. <전망 좋은 집>만 안 된다고 할 수 없다."

(변호사가 이어서 답변) "여배우가 사전에 동의해서 감독과 합의해 촬영한 노출 장면은 전부 감독에게 귀속이 된다. 편집에 포함할지 아닐지는 전적으로 감독 권한이다. (곽현화씨가 삭제를 요구했을 때) 이수성 감독이 매몰차게 끊었으면 이번 사건이 안 생겼을 텐데, 감독 마음이 약해서인지 그 요구를 들어줘버렸다. 곽현화씨 측은 노출 장면을 빼고 극장 상영한 건 그것에 대한 권리를 영구적으로 포기한 거라 주장했지만, 배우가 하도 애걸복걸해서 뺀 거지 감독 입장에선 그 권리를 포기한 게 아니다. 그런 이유도 초기에 검찰도 감독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린 거다."

 영화 <전망 좋은 집>의 이수성 감독이 1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었다.

영화 <전망 좋은 집>의 이수성 감독이 1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었다.ⓒ 영화사 날개


- 촬영현장이 배우 입장에서 어떤 수치심을 느낄 만한 상황이었는지?
"베란다에서 곽현화씨가 반대편 건물을 보고 서 있는 장면이었다. 촬영 팀이나 전 반대편 옥상에 있었다. 그 층엔 아무도 없이 곽현화씨 혼자만 연기했다. 카메라가 멀리서 잡고 있었다. 전혀 수치심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 배우에게 극장판에서만 삭제가 된다고 말한 건지. 감독판 등에서 추가되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거면 배우를 기만한 거 아닌지.
"19금 영화긴 하지만 극장판에서 어떤 장면이 들어가고, 무삭제판에선 뭐가 들어가고 그런 걸 감독이 일반적으로 다 설명하진 않는다. 나도 그렇게 했다."

(변호사가 이어서 답변)"배우가 시나리오를 읽으면 콘티가 만들어진다. 그걸 기반으로 배우와 스태프는 해다 날짜마다 촬영 내용을 알게 된다. 사실 콘티는 안 만들어도 그만이다. 감독이 굳이 돈을 들여 콘티를 만든 건 배우와 스태프를 위한 배려였다. 보통 이런 문제는 배우 본인이 알고 있는 노출신보다 현장 촬영이 더 심해 당황해서 생기기 마련인데 이수성 감독은 그걸 미연에 방지하고자 콘티를 만든 거고 그대로 촬영한 거다."

- 노출 장면을 사전에 동의했다고 하는데 보통 그런 경우 구체적 장면도 계약서에 적곤 한다. 계약서에 왜 그런 구체 장면 명시가 없나. 
"계약서에 추가로 배우보호조항을 단 건 그 당시엔 최상 조건이라 생각해서다. (계약서에 대해) 이견이 없었다. 이런 문제가 생길 걸 알았다면 정확하게 신과 컷을 명시해 계약서에 썼을 거다. 아마 우리 영화 다음부턴 여러 영화들이 정확하게 기입할 것 같다. 사전 동의가 없었다는 주장도 물론 절 처음 만났을 때 첫 영화 주연, 노출 장면에 대한 우려를 하긴 했다. 하지만 촬영 전 합의 하에 계약서를 만들었고, 콘티북도 숙지한 뒤 촬영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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