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위즈. 3년 연속 10위라는 위기감이 감도는 팀이다. 2년 전에 탄생한 NC 다이노스는 창단 이후 몇 번씩이나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리그의 강팀으로 우뚝 섰지만, 막내는 아직 때가 아닌 듯한 모양이다. 이번 시즌 초반 거침없는 1위를 달리던 kt위즈는 어느덧 리그의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심각한 무기력함에 빠지고 말았다.

지난 몇 년간 구단이 투자를 아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창단 당시 박기혁과 박경수라는 저비용 고효율 타자들을 영입하였고, 유한준이라는 중장거리포가 가능한 선수도 영입하는 것에 성공하였다. 넥센 히어로즈에서 방출당한 피어밴드는 어느덧 kt의 중요한 선발 요원이 되어 있다. 김재윤이라는 리그 정상급의 마무리도 발굴하였고, 전민수 등 아주 잘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자기 역할을 해 주는 선수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두를 기준으로 28.5게임, 9위를 기준으로 5.5게임이 뒤쳐져 있는 실정에 있다. 초반 kt와 1위 경쟁을 하였던 KIA는 2위와 8게임을 격차로 1위를 질주하고 있지만, 정작 kt는 5월이 채 되기도 전에 순위가 미끄러지더니 현재 10위라는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야심차게 김진욱 감독을 영입한 것이 무색할 정도의 순위라는 평가이다.

작년 홈 최종경기에서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kt위즈 직원들 이들은 지난 1년간, 팀의 발전을 위해 무엇을 준비했는가. 만일 마찬가지로 최하위를 기록한다면 도돌이표의 연속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 작년 홈 최종경기에서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kt위즈 직원들 이들은 지난 1년간, 팀의 발전을 위해 무엇을 준비했는가. 만일 마찬가지로 최하위를 기록한다면 도돌이표의 연속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 서원종


kt는 후반기의 목표부터 명확히 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전반기가 끝난 지금 9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을 뛰어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인지, 혹은 내년 시즌을 준비할 재목을 준비할 것인지에 대한 목표를 정하고 후반기를 시작해야 한다. 단순히 이번 경기만 이기고 본다라는 생각으로 남은 경기에 임하게 된다면, 나아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내년 시즌도 마찬가지인 하위권에 머무를 확률이 높아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시즌이 끝난 이후 키 플레이어의 보강, 특히 kt위즈에게는 타자보다 선발투수의 보강이 필수적이며 자유계약 등을 이용하여 이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외부 시장을 이용할 수는 없기에 구단 내부의 육성에도 중점적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 육성에 투자를 하지 않는 구단은 어디까지나 한화 이글스와 같이 강팀이 아닌 '인기 구단'으로 남아있게 되기 마련이다.

군입대한 문상철 선수 등의 활약이 두드러진 것은 큰 위안거리이다. 문상철은 현재 상무에 입대하여 당장 kt 소속으로 뛸 수는 없지만, 30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제대 이후가 기대되는 선수이다. 박세진 선수 역시 속구의 스피드에 문제가 있을 뿐 몸 상태에 직접적인 문제는 없으며, 현재 퓨처스리그에서 7승을 기록하며 다승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박세웅 선수를 트레이드로 떠나보냈던 kt로서는 아주 기대되는 부분이다. 지난 시즌 후반에 잠시 모습을 비추었던 남태혁, 박용근, 김동욱 선수가 퓨처스리그에서 수준급의 모습을 보여준 것은 충분한 위안거리가 될 수 있다.

500도루를 기록한 kt의 이대형 선수 지금 kt의 주안점은 이대형의 기록 증진이 아닌, 포스트 이대형을 성장시키는 것에 있다. 이대형은 현재 한국나이로 35세이다.

▲ 500도루를 기록한 kt의 이대형 선수 지금 kt의 주안점은 이대형의 기록 증진이 아닌, 포스트 이대형을 성장시키는 것에 있다. 이대형은 현재 한국나이로 35세이다. ⓒ 서원종


kt는 주전 선수층이 약한 것이 사실이지만, 엄연한 베스트 멤버를 지니고 있다. 이대형과 박경수, 박기혁과 새로 트레이드된 윤석민 등이 그들이다. 만일 kt가 당장 9위 삼성을 추격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들 베스트 멤버로 전력을 다 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그러나 설령 불확실성이 있다 하더라도 내년 시즌 준비를 일찍이 선언한다면, 적어도 지금부터 선수층의 절반 이상은 2군에서 잠재력이 있는 선수들로 구성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2군과 1군의 격차는 분명히 있으며, 제아무리 2군에서 빼어난 성적을 거두었다 하더라도 1군에서 그 능력이 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불확실성이 뒤따르는 이들에게 기회를 주어 프로야구 최초 100패를 기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기회조차 주지 않고 현재 상황을 막기에 급급하는 것은 오히려 미래 역시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수원에 유니콘스의 추억을 다시금 이끌고 온 kt는 이제 더이상 약팀으로 남을 수 없다. 창단 이후 프로야구의 전반적인 질적 수준의 하락을 유발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 kt위즈는 갈림길의 선택을 해야만 한다. 이들이 일시적 강팀이 아닌 꾸준한 성적을 내는 것에는 유망주의 적극적인 기용이 큰 역할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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