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두산이 다시 연승 가도에 올랐다. NC와의 9일 NC와의 경기에서 무기력하게 경기를 내준 후 11일 넥센전에서는 천적 벤헤켄을 공략하지 못 하고 다시 연패의 늪에 빠졌다. 그러나 장원준과 니퍼트의 호투, 김재환의 끝내기와 김재호의 만루홈런에 힘입어 2연승을 거뒀다. 하지만 현재 두산은 양의지와 민병헌이 부상으로 빠져있고 작년에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판타스틱4'가 올해는 그렇지 못 한데다가 그라운드 밖 악재도 겹쳤다. 그러면서 시즌 시작 전 우승 1순위였던 두산 베어스는 현재 중위권에서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의 불씨에 부채질만 하고 있다.

작년 두산의 우승을 견인했던 전(前)주장과 현(現) 주장 키스톤 콤비 오재원과 김재호가 삐걱대고 있다. 김재호의 시즌 타율은 0.281로 작년의 0.310보다 약 3푼 가량 못 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수비에 있다. 작년 0.984이던 수비율과 최소 실책 1위(10개)였던 수비가 올해는 0.971로 0.013이 내려앉았고 전반기 마무리를 앞둔 지금 벌써 시즌 실책 8개로 공격과 수비 지표 모두 작년과 비교했을 때 많이 나빠졌다. 하지만 현재 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는 유격수라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고 팀내에서도 아직 김재호를 대체할 선수가 없다.

오재원의 상황은 더 나쁘다. 오재원의 시즌 타율은 0.224로 지난해에 비해 약 5푼 가량 떨어졌다. 시즌 초 부진은 더 극심했어서 현재 많이 올라온 것이고 출루율은 0.325로 타율보다 1할 이상 높다. 하지만 그것이 지난 몇 년 간의 오재원의 모습을 생각했을 때 그리 위안거리가 되지는 않는다.

 두산 베어스 2루수 오재원

두산 베어스 2루수 오재원 ⓒ 두산베어스


오재원의 자리를 채울 선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시즌 초 오재원이 심각한 부진에 빠졌을 때 그 자리를 최주환이 잘 메웠다. 지난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며 2루수 주전으로 발돋움 했다. 하지만 허경민의 부진으로 3루로 잠시 자리를 옮겼고 오재원이 2루수 자리를 다시 차지한 이후 다시 3루수 혹은 지명타자로 출전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에는 대타로 나오기도 했다.

여기서 의문이 드는 점은, 왜 2루수에 최주환이 아닌 오재원이 들어가는가에 대한 것이다. 아주 기본적인 지표만 살펴보면, 오재원은 205타수 46안타로 0.224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이 0.325이며 OPS는 0.652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최주환은 243타수 75안타로 0.309의 타율과 0.375의 출루율, 0.811의 OPS를 기록하고 있다. 오재원과 타수가 그리 차이가 크지 않다는 걸 고려했을 때 최주환이 훨씬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렇다면 김태형 감독은 수비적인 부분 때문에 최주환이 아닌 오재원을 쓰고 있는 걸까?

 두산 베어스 2루수 최주환

두산 베어스 2루수 최주환 ⓒ 두산베어스


이번 시즌 오재원은 2루수로 63경기에 나와 47경기를 선발로 뛰었고 433.1이닝 동안의 수비율은 0.988이며 3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2루수 WAA(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는 -0.282다. 그렇다면 최주환은 어떨까?

최주환은 2루수로 44경기에 나왔고 35경기를 선발로 나와 283이닝을 소화했으며 실책은 2개다. 3루수로는 26경기에서 21경기를 선발로 나와 150.1이닝을 소화했고 3개의 실책을 범했다. 2루수 수비율은 0.989, 3루수로는 0.939를 기록했는데 아주 미세하지만 오재원보다 2루 수비 성적이 더 낫다. 반면 3루수로 나왔을 때는 수비율이 많이 떨어지기에 3루보다는 2루수가 낫다는 계산이 나온다. WAA역시 -0.194로 오재원보다 더 성적이 좋다. 이렇게 지표로만 봤을 때는 김태형 감독이 2루수로 오재원을 고집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고 설득력이 떨어진다.

최근 김태형 감독은 인터뷰에서 대타 자원이 없어서 최주환을 주전보다 대타로 쓰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3할 타자를 대타로 쓰고 2할 타자를 주전으로 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심지어 수비율도 최주환이 더 좋다. 물론 센스만 생각했을 때는 오재원이 나을지도 모르나 팀성적이 그리 좋지 않은 시기에 2할 타자를 주전으로 넣고 3할 타자를 경기 후반 대타감으로 쓴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 많은 이들의 생각이다. 전반기가 끝났고 내주부터는 후반기로 돌입한다. 과연 김태형 감독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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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네이버 블로그 '무명작가'(jonhooyan.blog.me)에도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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