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고려대 김진영

세계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고려대 김진영 ⓒ FIBA


최종 성적은 14위에 그쳤다. 황금이 아닌 도금세대라는 비판도 뒤따랐다. 그러나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어났다. 바로 고려대 김진영(194cm, G)의 활약이다.

김유택 전 중앙대 감독의 아들로 유명한 김진영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FIBA U19 대회에서 평균 11.9득점 2.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득점은 하윤기(삼일상고)와 함께 팀 내 1위다. 선수의 효율성(Player Efficiency)을 나타내는 지수에선 11.1로 하윤기(삼일상고)의 뒤를 이었다.

김진영의 대회 평균 출장시간은 21분으로 길지 않았다. 일본과 리투아니전에서는 거의 뛰지 못하며 무득점에 그쳤다. 그럼에도 김진영이 기록한 11.1이라는 PER(선수 효율성)은 대회 내 아시아 가드들 중 가장 높은 기록이다. 풀타임으로 출전 기회를 보장받았다면 더 좋은 개인성적을 기록했을 것이다. 세계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이란전에서는 홀로 31득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원맨쇼'를 펼쳤다. 그의 활약 덕에 한국은 13-14위 결정전에 진출할 수 있었다. 주목할 점은 그가 올린 31득점 중 3점 슛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주로 돌파와 속공, 점퍼로 득점을 올렸다. 다른 한국 선수들이 상대 수비에 막혀 무리한 3점을 쏘는데 급급할 때 김진영은 본인의 기술과 드리블로 상대를 제쳐냈다. 특히 리드미컬한 스텝은 적어도 아시아 팀들을 상대로는 한수 위 클래스임을 보여주었다.

사실 이번 대회는 '스페인 유학파' 양재민(199cm, G/F)에게 이목이 쏠렸었다. 국제무대에서 통하는 2m 스윙맨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양재민은 부상 여파와 체력 부담으로 부진한 모습이었다. 대회 평균 8득점 5리바운드 2.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던 김진영의 활약에 팬들은 웃을 수 있었다. 경쾌한 스텝, 빠른 스피드, 그리고 패스 능력까지 갖춘 그는 장신 가드 유망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이런 국제 대회에서의 활약은 '부상 직전' 김민구(KCC)의 활약을 떠올리게 했다. 김민구 역시 2013아시아선수권에서 베스트5에 선정되며 국제 경쟁력을 보여준 바 있다. 완성형 가드라는 평을 받으며 '제 2의 허재'라고까지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는 더 이상 그때의 기량이 아니다. 과거 음주운전 사고로 인해 예전의 운동 능력과 기량을 상실한 상태다. 해외 진출 가능성까지 나왔던 선수였기에 팬들의 아쉬움은 더 컸다.

김진영 역시 김민구처럼 큰 키에 가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으며 남다른 스텝과 공격 능력을 가지고 있다. 앞 선에서 공을 긁어내는 능력과 종종 보여주는 속공 덩크는 전성기 김민구의 운동 능력을 떠오르게 한다.

김진영이 아직 그에 비하면 아직 힘과 리딩, 외곽 슛이 많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김진영은 이제 대학교 1학년에 불과하다. 김민구가 대학시절 이뤄냈던 엄청난 성장을 김진영이라고 하지 말란 법은 없다.

특히 국제 대회에서 통하는 장신가드는 한국농구의 오랜 숙원이자 아쉬움이었다. 김진영이 이러한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을지 지켜보자. '한국 농구의 미래' 김진영이 아버지보다 더 큰 선수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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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BA 김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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