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 [편집자말]
최근 몇 년 사이 가요계의 특징 중 하나는 아이돌그룹 전성시대를 꼽을 수 있다. 이른바 3대 기획사(SM, YG, JYP)를 비롯해서 이름 알려진 중견 기획사 중 아이돌그룹 없는 업체가 없을 만큼 보이그룹, 걸그룹들은 각 기획사의 주력 분야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최근 들어선 솔로 가수 위주로 운영되던 곳뿐만 아니라 배우 전문 회사들조차도 너도나도 여러 팀을 선보이면서 '레드오션'의 시대를 맞이했다. 이러한 그룹들이 모두 성공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정반대.

매년 시장에 안착하는 신인 팀들의 숫자는 손으로 꼽을 만큼 적은 데다 지난해 이후 들어선 더욱 미미한 상황이다. 그만큼 기존 그룹들의 틈바구니를 뚫고 대중들에게 각인되는 게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도 올해 하반기에도 여러 신인 그룹들이 본격적인 활동 채비를 마치고 대중들과 만남에 나설 예정이다. 과연 이들은 어떤 성적표를 받을 수 있을까.

(기자 주: <프로듀스 101> 시즌2가 만든 그룹 워너원에 대해선 이미 한차례 별도의 지면을 통해 소개한 바 있어서 이번 기사에선 다루지 않았습니다. 관련 기사: '워너원', 그들이 걷게 될 꽃길의 지도 http://omn.kr/nk02)

[하나] I.O.I 출신 유정·도연이 속한 아이틴걸즈

 아이오아이 출신 유정·도연의 합류로 큰 관심을 모으는 가칭 아이틴걸즈.

아이오아이 출신 유정·도연의 합류로 큰 관심을 모으는 가칭 아이틴걸즈. ⓒ 판타지오뮤직


소속사: 판타지오 뮤직 (헬로비너스, 아스트로)
인원수: 8명
주요 멤버: 유정, 도연(이상 아이오아이 I.O.I 출신)
강점: 확실한 팬덤을 보유한 핵심 멤버 2명의 존재
약점: 기획력 및 콘셉트에 대한 물음표

아이틴걸즈(가칭)는 올해 하반기 등장할 그룹 중에선 가장 인지도 높고 이미 대중들의 인기를 확보한 멤버를 보유한 팀이다. 잘 알려진 대로 지난해 <프로듀스 101>을 통해 탄생한 프로젝트 그룹 아이오아이의 최유정, 김도연이 속해있기 때문에 앞서 등장했던 다이아, 우주소녀, 구구단, 프리스틴 못잖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봄부터 네이버 V라이브 앱을 통해 순차적으로 데뷔조 멤버를 공개했고 꾸준한 인터넷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유정-도연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해온 점은 좋은 평가를 할 만 하다.

다만 앞서 등장했던 프리스틴이 정식 데뷔 이전 가칭 '플레디스걸즈' 시절부터 1년여 동안 공연 활동을 펼치면서 향후 보여줄 콘셉트, 음악 성향 등에 대한 일종의 힌트를 제공한 데 반해, 아이틴걸즈는 단순한 인터넷 방송을 통한 멤버 소개 이상의 내용은 아직 보여주진 않은 상태다.

따라서 어떤 특징의 팀이 될지 현재로선 예측불허.

[둘] 골든차일드, 선배 인피니트만큼 성공할까

 11인조 대형 신인그룹 골든차일드.

11인조 대형 신인그룹 골든차일드. ⓒ 울림엔터테인먼트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인피니트, 러블리즈)
인원수: 11명
주요 멤버: 리더 이대열(인피니트 성열의 동생)
강점: 착실한 기본기, 중견 업체의 기획력
약점: 올해 하반기 워너원 등장에 따른 타 신인그룹 주목도 약화

걸그룹과 달리, 하반기 등장할 신인 보이그룹에겐 이미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탄생한 프로젝트팀 워너원이 8월 정식 데뷔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미 워너원은 기존 그룹 이상의 인기를 확보한 상황에서 등장하기 때문에 그만큼 아직 인지도 및 팬덤을 확보하지 않은 다른 신인 팀들로선 반대로 여러 면에서 불리한 여건을 헤쳐나가야 한다. 일부 업체들은 이로 인해 데뷔 일정을 다소 늦춘다든지 하는 수세적인 입장에서 대응에 나섰다.

반면 골든차일드는 지난 1월 'W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데뷔조 연습생들의 디지털 싱글과 퍼포먼스 비디오 등을 순차적으로 공개,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어 지난 5월 말부터 엠넷을 통해 방영 중인 리얼리티 프로그램 <울림PICK>을 통해 11명 대규모 멤버들의 진가를 대중들에게 알리고 있다.

여기에 인기그룹 인피니트, 러블리즈의 뒤를 잇는 후발주자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골든차일드는 지금의 위기 상황에서 기회로 만들 수 있을까?


[셋] < K팝스타 > 전민주 + <프로듀스 101> 이수현을 앞세운 데이데이

 < K팝스타 > 출신 전민주, <프로듀스 101>과 I.B.I를 거친 이수현 등이 속한 데이데이.

< K팝스타 > 출신 전민주, <프로듀스 101>과 I.B.I를 거친 이수현 등이 속한 데이데이. ⓒ HYWY 엔터테인먼트


소속사: HYWY 엔터테인먼트
인원수: 5명
주요 멤버: 이수현(프로듀스 101, 그룹 I.B.I 출신), 전민주(K팝스타, 디아크 출신)
강점: 인지도 있는 멤버 대거 포함, 탄탄한 실력
약점: 타 신인그룹 대비 다소 높은 연령대, 업체의 기획력은 어느 정도일까?

데이데이(DAYDAY)는 신생 업체가 선보이는 5인조 걸그룹이다. 하지만 소규모 회사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쌓은 멤버들이 여러 명 있어 데뷔 전부터 제법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프로듀스 101> 시즌1에서 비록 최종 11명에 포함되진 못했지만 상위권에 진입하면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이수현(프로젝트 그룹 I.B.I 활동 및 각종 방송 출연), 두 차례에 걸친 <K팝 스타> 출연 + 그룹 디아크를 거친 전민주, 엠넷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서 화제를 모았던 김은비 등이 그 주인공이다.

얼마 전엔 직간접적으로 팀에 도움을 주고 있는 은지원과 함께 녹음한 드라마 <애타는 로맨스> 사운드트랙(수현-은비 참여)으로 만만찮은 노래 솜씨도 보여주기도 했다.

다만 최근 등장하고 있는 팀들에 비해 구성원의 연령대가 살짝 높은 데다 기존 실적 있는 업체들도 성공하기 쉽지 않은 아이돌 시장에서 신생 회사가 과연 어떤 기획을 보여줄지에 대해선 아직 물음표도 붙는다.



[넷] 아이오아이 vs. 소년24의 기로에 놓인 <아이돌학교>

 엠넷이 7월 13일부터 방영하는 <아이돌학교> 홍보 포스터.

엠넷이 7월 13일부터 방영하는 <아이돌학교> 홍보 포스터. ⓒ Mnet


소속사: 미정
인원수: 미정
주요 출연자: SM, JYP, YG 등 주요 기획사 연습생 출신 다수 출연
강점: <프로듀스 101>로 검증된 엠넷 특유의 화제몰이
약점: 반복되는 악마의 편집, <소년24>로 보여준 한계

앞서 소개한 팀들과 달리, 멤버 구성부터 미정이지만 <아이돌학교>는 엠넷이 제작하는 아이돌 그룹 선발 프로그램이란 점에서 업계에선 벌써 요주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물론 '외모 지상주의' 성향의 노골적인 홍보 문구, 기획 방향, 참가자 일진설 논란 등등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찮은 실정이다.

수십 명의 연습생들을 모아 일정 기간의 훈련 및 TV 방영을 거쳐 최종 멤버를 선발하기 때문에 기존 <프로듀스 101>과 유사하지만, 참가자 전원이 현재 소속사가 없고 학교 형태를 차용한 다양한 교과목을 배우는 '11주 교육 기간'이 종료되면 곧장 프로젝트 그룹이 아니라 '정식 그룹'으로 데뷔하는 점에선 다소 차이를 보인다.

애초 CJ E&M이 직접 매니지먼트도 맡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보도자료를 통해 이를 부인, 향후 특정 기획사 소속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레드벨벳, NCT 등을 배출한 SM 루키즈 출신을 비롯한 트와이스를 탄생시킨 JYP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식스틴> 출전자들, <프로듀스 101> 시즌1 상위권 진출자, 인지도 낮은 걸그룹 출신 활동 경력자, 아역 배우, 유명 연예인 자녀 등 대중들이 눈여겨볼 만한 화제성 높은 참가자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어 '제2의 아이오아이' 탄생에 대한 기대도 해볼 만하다.

반면 지난해 인기몰이에 실패했던 엠넷의 또 다른 프로그램이자 CJ E&M 소속 보이 그룹명이기도 한 <소년24>를 통해 볼 수 있듯이 자칫 기존 그룹과의 차별성 없는 기획 + 화제성 결여 등 정반대의 상황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 팀의 성패 여부는 결국 프로그램의 흥행에 크게 달려 있다. 이와 별개로 매번 서바이벌 프로그램 때마다 반복되는 '악마의 편집' 논란 우려도 여전히 존재하는 실정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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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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