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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5일 나고야에서 세월호 3주기 다큐멘터리 '망각과 기억2'상영회가 열렸다.
▲ '망각과 기억2' 나고야 상영회 6월 25일 나고야에서 세월호 3주기 다큐멘터리 '망각과 기억2'상영회가 열렸다.
ⓒ 이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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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인양되고 박근혜가 구속되던 날을 아직도 우리는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미수습자들은 가족 품으로 돌아오기 시작했고 정권교체도 이루어졌다. 이제 세월호의 진상규명과 미수습자 수습은 시간 문제라고 여겼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세월호는 우리에게 잊혀져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수습자 발견은 지난 6월 5일을 마지막으로 '4'라는 숫자에서 멈춰버렸고, 2기 특조위 구성도 지지부진한 상태인데 말이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세월호의 아픔을 아직 잊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6월 25일 나고야 YWCA에서 세월호 참사 3주기 프로젝트 <망각과 기억2:돌아봄(아래 망각과 기억)> 2차 상영회를 열었다.

이번 상영회는 지난해 11월부터 박근혜가 파면된 3월까지 매주 토요일 나고야에서 박근혜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어왔던 이들의 모임인 '응답하라2016@나고야(응나)'에서 주관했다. <망각과 기억>은 세월호 참사 3주기를 기억하기 위해 4.16연대 미디어위원회가 제작하고 시네마달이 배급하는 총 6편짜리 다큐멘터리 영화다. 상영회는 각 세 편씩 두 차례로 나뉘어 진행되었는데 지난 5월 14일에 1차 상영회가, 이날 2차 상영회가 진행되었다.

특히 이 날의 2차 상영회는 1차 상영회 때 일본어 자막이 없어서 참석하지 못한 이들을 배려해 '응나'의 멤버들이 번역과 자막 작업을 직접 해 일본인이나 한국어가 서투른 재일동포들도 다수 참가할 수 있었다.

상영회 이후에 진행된 소감나누기 시간에 한 일본인 참석자는 "세월호 사건은 너무나 비극적이고 슬픈 사건이지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싸워가는 한국사회의 모습은 감동적이고 또 부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사회에서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고 걱정"이라며 사회적 문제를 대하는 한국과 일본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국을 좋아해서 한국어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는 또 다른 일본인 참석자는 세월호 참사가 있던 해에 서울을 여행했는데 서울 시내에 노란 리본들이 가득 걸려있는 것을 보고, "모두가 이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걸 느끼고 감동했던 기억이 난다"고 이야기했다.

영화 상영회가 끝난 뒤 참석자들이 느낌을 나누고 있다.
▲ '망각과 기억2'나고야 상영회 영화 상영회가 끝난 뒤 참석자들이 느낌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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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월호 3주기 행사 이후 두번째로 세월호 관련 모임에 참석했다는 한국인 참가자는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가 요즘 들어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한일 관계에 대해 여러가지를 묻기도 하는데, 오늘 영화를 보면서 새삼 진실은 당사자의 시점에 서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희생자의 가족들이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를 듣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세월호 관련 모임에 처음으로 참석했다는 또다른 한국인 참가자는 세월호 사고 당시 인터넷을 통해서 여러 정보를 보고 안타까워 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세월은 흘렀고, 또 대부분의 정보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너무나 많은 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앞으로는 조금이라도 이런 모임에 참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두 차례의 상영회를 거치면서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영화를 보고 나니 사실은 참 무지했다'고 고백하는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진실을 알고 그에 다가가는 것은 정보의 많고 적음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의 아파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아픔을 함께 나누는 데 있는 것이 아닐까? 단순히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에 다가가고 진실을 껴안기 위한 노력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세계에 더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

이날 상영회에는 한국인뿐 아니라 일본인들도 다수 참석했다.
▲ '망각과 기억2'나고야 상영회 이날 상영회에는 한국인뿐 아니라 일본인들도 다수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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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상영회 때 모습
▲ '망각과 기억2'나고야 상영회 1차 상영회 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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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세월호, #일본나고야 , #망각과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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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고야의 장애인 인형극단 '종이풍선(紙風船)'에서 일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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