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SK타선은 73경기에서 129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시즌 254홈런 페이스로 지금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SK는 03시즌 삼성(213홈런 역대 1위)을 넘어서 KBO리그 팀홈런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매 경기 홈런포를 가동하는 SK 타선을 일컬어 역대급이라 표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렇다면 SK타선은 정말로 역대급 강타선일까?

시즌 전 SK는 출루 능력이 좋다고 평가받은 외국인 야수 워스를 영입하면서 지난해 부족했던 출루율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워스가 부상으로 제대로 경기를 뛰지 못하고, 타자들이 초반부터 홈런포를 가동하면서 전략을 완전히 수정했다.

장타력이 뛰어난 포수자원 이홍구를 백업 포수로 영입했고, 대체 외국인타자 역시 파워가 좋은 로맥을 선택했다. 약점을 보완하기 보다는 강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그 결과 SK는 홈런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팀이 되었다. 현재 리그에서 1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총 21명. 이 중 5명이 SK 타자(최정, 한동민, 김동엽, 로맥, 나주환)들이다.(이홍구 9홈런) 팀 홈런은 129홈런으로 압도적인 리그 1위다. 2위 두산(80홈런)과는 무려 49개나 차이가 난다.

팀 홈런 기록만 볼 때 SK가 역대급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KBO리그 역대 팀홈런 1위에 올라있는 03시즌 삼성은 133경기에서 213홈런을 날렸다. 경기 당 홈런은 1.60, 타석 당 홈런%는 4.06%였다. 올시즌 SK는 두가지 지표(경기당홈런 1.77, 홈런% 4.56%) 모두 03시즌 삼성을 가볍게 넘어서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SK는 지금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256홈런으로 03시즌 삼성의 한시즌 최다 팀홈런 기록(213홈런)을 큰 차이로 경신하게 된다. 홈런으로 본다면 올해 SK 타선는 분명 역대급이다.

하지만 타격의 목표는 "홈런"을 치는 것이 아니다. 좋은 타선의 조건은 어떤 형태로든 '많은 득점"을 올리는 것이다. 득점력 측면에서 보면 올해 SK 타선은 결코 역대급이 아니다.

# 2017시즌 팀 득점 순위

올시즌 SK는 72경기 384득점으로 경기 당 5.36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역대급은 커녕 이번 시즌 리그 5위에 불과하다. 오히려 역대급이라고 할 만한 득점력은 올시즌 KIA(경기당 5.97득점)와 두산(경기당 5.89득점)이다. KIA와 두산의 경기당 득점은 KBO리그 역대 6위와 7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반면 SK는 43위를 기록중이다.

SK의 득점력이 홈런 페이스에 미치지 못하는 단적인 이유는 낮은 출루율 탓이다. SK의 팀장타율은 0.468로 리그 1위지만, 출루율은 0.339로 리그 8위로 처져있다. 출루율이 낮다 보니 장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SK의 홈런 득점%는 무려 53.6%로 압도적인 리그 1위다. 압도적인 홈런파워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만큼 득점루트가 단조롭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디만 SK가 유주자 상황이나 득점권에서 침묵한 것은 아니다. SK의 솔로홈런%는 57.1% 리그 4위로 그리 높지 않다. 오히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OPS 0.871로 리그 1위, 득점권 상황 OPS 0.905 리그 2위로 매우 강하다.

문제는 주자가 있는 상황과 득점권 상황 자체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주자가 있는 상황은 1147타석으로 리그 최하위, 득점권 상황 역시 657타석으로 리그 최하위다.

주전타자 중 최정과 한동민을 제외하면 리그 평균 이상의 타율과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는 타자가 전무하다. 타율 0.296 출루율 0.380을 기록 중이던 외야수 조용호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것이 더 안타까운 이유다.

올시즌 SK의 홈런파워는 가공할 정도다. 하지만 화려한 홈런쇼의 그림자 역시 분명하다. 팀타율은 0.263으로 리그 최하위이며, 삼진%는 19.3%로 가장 높다.

SK가 KBO사상 최고의"홈런타선"이 될 것이냐는 질문이 온다면 그 답은 물론"그렇다"이다. 하지만 SK가 역대급 "강타선"이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NO'다. 리그 평균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출루율로는 강타선의 필수 조건인 최다 득점을 기록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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