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해

오정해 ⓒ 최홍대


대한민국 대표적인 소리꾼을 말하라면 오정해를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1992년 미스춘향 선발대회로 데뷔하여 1993년 영화 <서편제>로 대중에게 자신을 각인시키며 소리꾼의 생활을 한 지 25여 년의 시간이 지난 한국의 소리를 사랑하는 대중적인 가수이기도 하다. 지금도 <서편제>에서 맡은 역인 송화가 한 대사가 떠오른다.

"한(恨)에 묻히지 말고 고것을 넘어서라는 소리를 하셨죠." (영화 <서편제>의 대사)

한국인의 소리는 한의 소리이기도 하면서 백성들의 소리이기도 하다. 오래전부터 오정해는 소리 이야기를 통해 일반 사람들이 접하기 힘든 판소리와 국악을 들려주며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와 감성을 자극하는 공연을 펼치고 있다.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가는 오정해를 만난 것은 전남의 끝자락에 자리한 강진에서였다. 강진군은 2015년 9월 강진 오감통이라는 음악 공유공간을 만들어 복합 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오감통 음악창작소를 개장하면서 뮤지션 76개 팀 1만7000명이 이용 적지 않은 팀이 녹음과 믹싱 작업을 마쳤으며 다양한 분야의 음악인들이 녹음을 대기 중에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특히 올해에는 오감통 음악창작소 키즈라는 워킹애프터유를 배출하기도 했다.

강진군은 소리를 주제로 만든 공간이니 만큼 오감통의 음악창작소의 명예 홍보대사 겸 정책자문관으로 오정해 씨를 위촉했다. 매주 토요일 7시에는 다양한 뮤지션들의 공연이 강진 오감통에서 펼쳐지는데 지난 24일 오감통 야외공연장에서 오정해의 공연이 펼쳐졌다. 약 한 시간 가량 진행된 공연에는 한국의 전통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전통악기와 현대 악기를 접목시킨 컬래버레이션이 선보여졌다.

아리랑을 시작으로 판소리와 대중적인 노래로 사랑을 받은 '칠갑산'과 '쾌지나 칭칭 나네' 등으로 관객들과 호흡하며 강진 군민에게 감성을 자극하는 힐링 시간을 선사한 오정해를 만나보았다. 강진을 몇 번 온 적이 있지만 공연은 처음이라는 오정해 씨는 강진에서의 기억이 너무 좋다고 하면서 하반기에도 한 번 더 공연이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공연하는 오정해 공연

▲ 공연하는 오정해 공연 ⓒ 최홍대


- 오늘 열정적인 무대 잘 보았습니다.  강진에서 공연을 해보신 적 있나요.
"아니에요. 오늘이 처음인데요.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강진이 익숙한 곳이긴 하지만 이번에 자문을 맡게 되면서 처음 공연하게 되었네요."

- 대중에게 국악이나 판소리라고 하면 익숙하지 않은데요. 그런 주제로 1시간 넘게 공연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어떠세요.
"저도 처음에는 쉽지 않았는데요. 오랫동안 공연을 하다 보니 익숙해지기도 하고 우리의 소리가 사람들에게 오히려 더 친숙하게 다가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곁들여서 하다 보니 시간이 지나가는 것도 모르겠네요."

- 뻔한 질문이긴 한데요. 소리를 하신 것을 제일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을 하시나요?
"그럼요. 제가 소리를 안 했다면 이렇게 오래도록 관객들과 호흡하는 활동을 하지는 못했을 거예요."

- 그럼 강진과의 인연은 올해부터 시작이 된 건가요?
"네, 올해 강진 방문의 해라고 하는데요. 지난 3월에 이곳 오감통 전남 음악 창 장소의 정책자문 겸 명예 홍보대사를 맡게 되면서 인연이 시작된 것 같네요."

- 주변을 보니까 이곳이 전통시장이잖아요. 전통시장에서 모토로 음악을 사용하면서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국악을 주제로 강의를 많이 다녀보고 사람들을 만나보기도 했는데요.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지역기반의 음악창작소가 만들어진 것은 참 고무적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관광에 음악 색을 더하니까 강진의 매력이 남달라 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 어떠세요. 강진군민 분들 앞에서 공연을 해보시니 좀 다른가요?
"소규모 공연도 해보고 대형 공연장에서 공연도 해보았는데요. 솔직히 지역의 전통시장의 야외공연장에서 호응이 어떨지는 잘 몰랐는데요. 오늘 보니까 오기를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오늘 부르신 노래 중에 남다른 의미가 있는 곡이 있다고 하던데요. 어떤 거예요?
"대중적인 곡이기도 하고 많은 분들이 아는 곡이기도 하지만 작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그분을 생각하면서 <불후의 명곡>에서 부른 적이 있는 애착이 가는 곡이에요."

- 많이 바쁘시죠?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요.
"예 조금 바쁘네요. 지금도 목포로 가서 KTX를 타고 서울로 가야 하거든요.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이라면  강진 음악창작소의 자문위원으로 위촉이 된 만큼 강진이 남부의 전문 음악창작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고요. 계속해서 좋은 음악들과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좋은 것 같아요."

24일 소리꾼 오정해 씨의 공연이 있었던 강진군은 강진읍시장 한켠에 자리한 강진오감통을 중심으로 음악창장소를 문화 복합 테마공간으로 자리매김해 나아가서는 관광객 유입의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지역적으로 문화를 향유하기에 힘든 여건을 감안해 관광객과 지역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형태의 공연을 선보이고 있으며 지금까지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오정해 공연을 마치고

▲ 오정해 공연을 마치고 ⓒ 최홍대


 공연의 호응이 좋았다.

공연의 호응이 좋았다. ⓒ 최홍대



오정해 강진 강진오감통 음악창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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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지 쓰는 남자입니다. 영화를 좋아하고 음식을 좋아하며, 역사이야기를 써내려갑니다. 다양한 관점과 균형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조금은 열심이 사는 사람입니다. 소설 사형수의 저자

음악이 주는 기쁨과 쓸쓸함. 그 모든 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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