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우고도 불펜의 방화로 시즌 4승이 좌절됐다.

LA 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2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서 5이닝 5피안타(2피홈런)2볼넷3탈삼진2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류현진의 시즌 4승은 날아갔지만 경기는 홈런 3방을 터트린 다저스가 6-3으로 승리하며 메츠와의 4연전을 모두 쓸어 담았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도 불펜의 방화로 승리를 놓친 류현진은 3승6패의 전적을 유지한 채 시즌 평균자책점을 4.30으로 소폭 낮춘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 안타 없이 볼넷 2개를 골랐고(타율 .262)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서 3타수1안타1볼넷을 기록했다(타율 .255).

 류현진의 선발 등판 소식을 전하고 있는 LA 다저스 공식 홈페이지

류현진의 선발 등판 소식을 전하고 있는 LA 다저스 공식 홈페이지 ⓒ MLB.com



콜로라도 3연전 대비해 주전 선수 대거 제외한 로버츠 감독

다저스는 메츠와의 홈4연전 중 앞선 3경기에서 30득점을 올리며 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스윕 여부가 걸려 있는 23일 경기에서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과 유격수 코리 시거, 중견수 작 피더슨 등 주전선수들을 라인업에서 대거 제외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3연전(24~26일)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따라서 류현진은 이날 주전 그랜달이 아닌 백업포수 오스틴 반스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올 시즌 반스와 세 차례 베터리를 이룬 류현진은 3패 평균자책점 6.88로 그리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포수로서의 능력은 물론 타자로서도 2홈런10타점의 반스가 9홈런29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강타자 그랜달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류현진은 1회 선두타자 커티스 그랜더슨을 상대로 2볼1스트라이크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시속 148km 짜리 속구를 던지다가 우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류현진의 시즌 13번째 피홈런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고 나머지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특히 류현진은 메츠의 유일한 3할 타자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를 3구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다저스 역시 1회 선두타자 로건 포사이드가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다.

류현진은 2회 1사 후 루카스 두다에게 볼넷을 내줬고 이어진 폭투와 호세 레이예스의 내야 안타로 1사 1,3루의 위기를 허용했다. 하지만 가빈 체키니의 중견수 플라이 때 키케 에르난데스가 정확하고 빠른 홈송구로 두다를 잡아내며 류현진을 도왔다. 류현진은 3회에도 1사 후 그랜더슨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윌머 플로레스와 세스페데스를 나란히 땅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3회까지 침묵하던 다저스 타선은 4회 2사 후 저스틴 터너의 솔로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다저스의 기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다저스는 코디 벨린저의 2루타와 에르난데스의 투런 홈런으로 류현진에게 2점의 리드를 안겨줬다. 하지만 류현진은 4회 포수 트래비스 다노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두 번째 실점을 기록했다.

불펜 방화로 류현진 승리 날렸지만 다저스는 7연승 달성

다저스는 5회 반스의 연속도루로 만든 1사 3루의 득점 기회에서 류현진이 삼진, 로건 포사이드가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득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한 점 차의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5회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선두 타자 체키니에게 안타, 투수 마츠에게 보내기 번트, 그랜더슨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1사 1,2루의 실점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윌머 플로레스에게 높은 속구로 유격수 앞 병살타를 유도하며 승리투수 요건을 채웠다.

류현진은 5회까지 86개의 공을 던져 충분히 더 던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로버츠 감독은 6회부터 크리스 해처를 마운드로 올렸다. 이로써 류현진은 5이닝 2실점으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채 이날의 투구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다저스는 류현진이 내려간 직후 곧바로 동점을 허용하며 류현진의 승리를 날려 버렸다. 2회 홈 송구, 3회 2점 홈런으로 류현진을 도왔던 에르난데스는 6회 공을 더듬는 어설픈 수비로 제이 브루스의 동점 득점을 막지 못했다.

류현진의 승리는 아쉽게 날아갔지만 최근 6연승을 포함해 13경기에서 12승1패로 질주하고 있는 다저스는 승리마저 놓치진 않았다. 다저스는 3-3으로 맞서던 7회 말 공격에서 대수비로 들어왔던 피더슨이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경기를 앞서 나갔고 2사 후 투수 페드로 바에즈와 반스가 연속으로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6-3으로 스코어를 벌렸다. 다저스는 바에즈에 이어 루이스 아빌란과 마무리 켄리 젠슨이 차례로 등판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류현진은 이날 5이닝 동안 5피안타(2피홈런)2볼넷3탈삼진2실점을 기록했다. 사실 투구 내용만 보면 아주 만족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닝도 그리 많지 않았고 탈삼진도 적었다. 하지만 실점은 솔로 홈런으로 내준 2점 밖에 없었고 세스페데스, 브루스로 이어지는 메츠가 자랑하는 중심타선은 4타수 무안타로 묶었다. 오히려 로버츠 감독의 이른 교체가 아쉽게 느껴질 수 있는 내용이었다.

메츠전에서 아쉽게 두 경기 연속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한 류현진은 마에다 켄타와의 선발 경쟁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만약 이날 류현진의 투구내용이 로버츠 감독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면 다음 기회는 류현진이 아닌 마에다에게 돌아갈 수도 있다. 류현진으로서는 선발 투수가 풍족한 명문 다저스의 5선발 투수가 겪어야 할 어쩔 수 없는 운명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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