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홈런의 힘으로 패색이 짙던 경기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한화는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과 홈경기에서 치열한 난타전 끝에 13-12 짜릿한 1점차 역전승을 거뒀다.

한화는 6회까지 12-7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으나 7회 하주석의 중월 2점포, 8회 최재훈의 좌월 3점포로 승부를 원점을 돌린데 이어 연장 10회말에는 이성열의 끝내기 솔로홈런이 터지며 기어코 승부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지난 5월 18일 고척 원정경기에서 정우람이 넥센 이택근이 9회 만루 홈런을 맞으며 6-8로 대역전패를 당했던 아픔을 한달여만에 되갚아준 장면이었다. 한화는 이날 16안타로 13득점을 올리는 동안 홈런 5방으로만 9점을 뽑아내는 폭발력을 발휘했다.

한화는 이로서 넥센을 상대로 2승1패로 첫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한화는 그동안 넥센을 상대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2013년 이후로 한번도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한 적이 없었고 올시즌도 이번 3연전 전까지 1승 5패로 밀려있었다. 한화가 넥센과의 3연전에서 우위를 점한 것이 2014년 5월 20~22일 목동 넥센전 이후 무려 3년 1개월 만이었다.

한화는 최근의 상승세를 반영하듯 3연전 내내 넥센과 명승부를 펼쳤다. 3경기 모두 동점과 역전을 거듭하다가 1점차로 승부가 갈렸다. 첫 두 경기에선 모두 6-5로 똑같은 스코어가 나온 가운데 1승 1패씩을 주고받았고 3차전에서는 화끈한 타격전 끝에 결국 한화가 웃었다. 이로서 30승(39패) 고지에 등극한 한화는 8위를 유지했지만 7위 롯데와의 승차를 다시 1게임으로 좁히며 중위권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무엇보다 한화는 최근 이상군 대행 체제가 점점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 고무적이다. 구단과의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던 김성근 전 감독이 사퇴할 당시 한화는 18승 25패(.419)로 9위에 머물러있었다. 하지만 이상군 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로는 12승 14패(.462)로 8위를 달리며 승률과 순위가 소폭 상승했다. 특히 한화가 이상군 대행 체제로 올해 잔여 시즌을 소화하겠다는 방침을 최종 확정한 지난 13일 이후만 놓고보면 6승 3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갑작스러운 감독교체에 따른 어수선한 분위기가 교통정리가 되면서 팀도 서서히 활력을 되찾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한화 상승세의 중심에는 살아난 타선이 있다. 한화는 지난주 kt와의 3연전에서 4번타자 김태균의 부상공백에도 불구하고 홈런 14개 포함 49안타-37득점을 폭발시키는 괴력으로 시리즈를 스윕했다. 한동안 타격슬럼프에 시달리던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가 kt와의 3연전에서만 홈런 8방을 몰아치며 살아난 것이 결정적이었다.

넥센전에서도 한화의 불방망이는 전혀 식지 않았다. 한화 타선은 넥센 마운드를 상대로도 31안타 7홈런으로 24득점을 뽑아내며 투수들의 부진을 타격으로 만회했다. 로사리오-이성열-정근우 등 기존 타자들의 활약도 있었지만, 21일 경기에서 프로야구 최초로 데뷔 첫 타석 초구 홈런을 터뜨린 김태연, 22일 한화 이적 이후 첫 홈런을 동점 3점으로 터뜨린 교체 포수 최재훈 등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젊은 선수들의 '뜬금없는 한 방' 릴레이는 노쇠한 한화에 새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상군 대행이 강조하던 끝까지 포기지않고 물고늘어지는 한화표 '진돗개 야구'에 걸맞는 모습이 모처럼 나왔다.

한화는 90년대-2000년 초반 전성기를 호령하던 시절만 해도 특유의 화끈한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인기를 끌었다. 3~4점차로 지고 있던 경기도 홈런 한 방으로 언제든 뒤집을수 있을만큼 장타자들이 즐비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이후 암흑기에 접어들면서 한동안 화끈한 공격력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화는 올시즌도 홈런(64개)-타점(331개) 6위, 장타율 공동 5위(.426)로 중위권 정도에 머물러있지만, 6월만 놓고보면 타율 .308(전체 3위)-28홈런(2위) 118득점(경기당 6.5점)을 뽑아내며 리그 상위권 팀 부럽지않은 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홈런(18개) 3위-타점(55개) 2위에 올라있는 로사리오가 6월 들어서만 .348, 9홈런 24타점의 맹타를 터뜨리며 MVP급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나, 전반적으로 선수들이 감독 교체 이후로 이전과 달리 실패에 주눅들지않고 자신있는 스윙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타격에서도 상승곡선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즌은 아직도 70여 게임 이상이 남아있다. 최근 2연속 위닝시리즈를 기록한데다 타선 폭발로 상승세를 보이는 한화의 기세가 꾸준히 이어진다면 중위권 판도에도 큰 변화를 몰고올가능성이 높다. 한화는 23일부터 올시즌 여러모로 악연으로 얽혀있는 9위 삼성을 상대로 원정 3연전을 치른다. 역시 꼴찌 탈출로 기세를 탄 삼성과의 맞대결은 또 한번의 치열한 명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두 팀의 올시즌 현재까지 상대 전적은 6승 3패로 삼성의 우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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