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 관객들 향해 출발! 20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택시운전사>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유해진, 송강호, 류준열과 장훈 감독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을 취재한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우고 서울에서 광주까지 운전을 했던 택시운전사 김사복씨를 모티브로해 당시의 광주를 사람들의 이야기로 풀어낸 작품이다. 8월 개봉 예정.

▲ '택시운전사' 관객들 향해 출발! 20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택시운전사>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유해진, 송강호, 류준열과 장훈 감독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지금 왜 또다시 1980년 5월의 광주인가.'

영화 <택시운전사>가 가진 근본 질문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화 운동 유족을 위로했다면, 이 영화는 아마도 소시민의 위로가 되는 영화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20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제작보고회 자리에서 장훈 감독 이하 배우들이 바로 '평범한 소시민'을 강조했기 때문.

알려진 대로 8월 개봉을 앞둔 <택시운전사>는 광주 민주화 항쟁을 소재로 한다. 그간 <화려한 휴가> <꽃잎> 등 그 시대를 직간접적으로 다룬 영화가 여럿 있기에 태생적으로 비교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장훈 감독은 "두 외부인의 시선으로 광주항쟁을 바라봤다는 점, 개인이 위험했던 시대적 상황을 극복했다는 게 차이점"이라 설명했다.

첫 단추

감독의 말대로 이 영화에선 두 외부인이 가장 핵심이다. 바로 항쟁의 실상을 촬영해 전 세계로 알린 독일 외신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와 그를 광주까지 데려가는 택시 운전사 만섭(송강호)이다. 특히 송강호는 이 영화의 출연제안을 받고 "너무 아픈 현대사기에 마음에 부담감이 있어서 거절한 적이 있다"며 "큰 역사의 부분을 감당하기엔 내 자질이 감당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를 "건강한 부담감"이라 표현한 송강호는 "<변호인>도 마찬가지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 얘기가 떠나지 않았고, 열정과 열망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져 출연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첫 단추가 들어간 것이다.

'택시운전사' 송강호, 승차거부 못할 기세! 배우 송강호가 20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택시운전사>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을 취재한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우고 서울에서 광주까지 운전을 했던 택시운전사 김사복씨를 모티브로해 당시의 광주를 사람들의 이야기로 풀어낸 작품이다. 8월 개봉 예정.

▲ '택시운전사' 송강호, 승차거부 못할 기세! 배우 송강호가 20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택시운전사>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 이정민


"<뉴스룸>에서도 언급했지만 (당시 손석희 앵커의 질문은) 1980년 광주를 소재로 한 영화나 예술작품 많이 있기에 <택시운전사>가 그런 작품과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 광주를 바라보는 태도에 대한 질문이었다. 이 영화는 인간의 기본 상식과 도리에 대한 영화다. 택시기사라 직업윤리도 있지만, 인간이기에 해야 하고 누구나 해야 하는 도리를 표현하고 있다. 그 기본이 상실됐기에 아픈 역사가 발생한 것이기도 하다." (송강호)

진지한 송강호와 다소 달리 유해진은 "1980년대 광주 이야기가 너무 무겁지만은 않게 우리의 모습이 잘 담겨 있어서 좋았다"고 첫 느낌을 전했다.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출연을 결정했다는 유해진은 "송강호 선배가 <의형제>를 촬영할 때 몰래 현장에서 가서 연기하시는 걸 보곤 했다. 꼭 함께하고 싶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택시운전사>에서 유해진은 독일 기자와 서울 택시 기사를 대접하는 광주 토박이 택시운전사 황태술 역을 맡았다.

독일 기자의 통역을 담당하며 광주의 실상을 알리는 데 기여한 대학생 재식 역의 류준열 역시 두 배우에 대한 애착을 밝혔다. "젊은 배우라면 송강호, 유해진 선배와 꼭 연기하고픈 소망이 있을 것"이라며 그는 "두 분과 함께 한 건 벅찬 경험이었다"고 당시 소회를 전했다.

항쟁에 대한 서로 다른 기억

그렇다면 왜 세 배우였을까. 장훈 감독은 "인물의 심리를 따라가는 데 송강호 선배가 만섭 역을 꼭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푸근한 인간미를 위해 유해진 선배가 제격이었으며, 재식의 이미지와 류준열 이미지가 딱 들어맞았다"고 언급했다. 세 배우 모두 감독의 1순위였다.

'택시운전사' 장훈 감독 장훈 감독이 20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택시운전사> 제작보고회에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을 취재한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우고 서울에서 광주까지 운전을 했던 택시운전사 김사복씨를 모티브로해 당시의 광주를 사람들의 이야기로 풀어낸 작품이다. 8월 개봉 예정.

▲ '택시운전사' 장훈 감독 장훈 감독이 20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택시운전사> 제작보고회에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 이정민


"송강호 선배는 광주를 대변하는 역할이다. 비극을 겪는 광주 시민을 다독이고 돕는 모습이었다. 아시다시피 이 영화는 실제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운 김사복 기사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힌츠페터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지만, 그 기사님은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소시민이지 않나. 계엄 당국으로 언론을 통제하던 시절이라 대다수 국민이 광주의 실상을 모르고 있었는데 기자와 함께 직접 그 현장을 간 사람은 과연 어떤 기분이었을까. 소시민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제목을 그렇게 지었다." (장훈 감독)

이쯤에서 세 배우에게 광주항쟁의 본질을 물었다. 송강호와 유해진은 각각 중학생, 국민학생이었고, 류준열은 그 시대엔 태어나지 않았다. 세 배우가 생각하는 민주화의 본질은 다음과 같았다.
"중2 때로 기억하는데 라디오로 비극적 소식을 들었다. 사실 가짜 뉴스였다. 언론 통제가 돼서 한동안은 국가가 원하는 대로 그 사건을 기억했었다. 세월이 지나며 정말 아프고 잊지 못할 일이라는 본질을 알게 됐다. 특히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힌츠페터 기자의 용기, 진실에 대한 열정을 알게 되면서 배우로서 숭고한 마음을 갖게 됐다." (송강호)

"전 초등학생이었는데 당시 그렇게 큰일이었는지는 몰랐다. 세월이 가면서 다시는 있어선 안 될 일이라는 걸 알았다. 이번 작품을 하며 더욱 느꼈다." (유해진)

"태어나지도 않은 시대라 교과서에서 봤던 이야기였다. 영화를 준비하며 광주항쟁 다큐멘터리도 봤다. 전혀 사건을 몰랐던 건 아닌데 이 기회를 통해서 잘 알게 됐고, 소시민의 감정을 더 이해하려고 했다." (류준열)

진지한 대답이었지만 세 배우 모두 <택시운전사>가 결코 무겁지만은 않은 이야기임을 강조했다. 이 작품의 포스터 속 송강호가 환하게 웃는 모습이 그 증거다. 송강호는 "비극과 아픔을 되새기자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얘기하는 거 같다"며 "아픈 역사와 비극 통해서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의 희망, 그게 작든 크든 노래하려 했다"고 말했다.


'택시운전사' 관객들 향해 출발! 20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택시운전사>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유해진, 송강호, 류준열과 장훈 감독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을 취재한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우고 서울에서 광주까지 운전을 했던 택시운전사 김사복씨를 모티브로해 당시의 광주를 사람들의 이야기로 풀어낸 작품이다. 8월 개봉 예정.

▲ '택시운전사' 관객들 향해 출발!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을 취재한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우고 서울에서 광주까지 운전을 했던 택시운전사 김사복씨를 모티브로해 당시의 광주를 사람들의 이야기로 풀어낸 작품이다. 8월 개봉 예정. ⓒ 이정민



택시운전사 송강호 류준열 유해진 광주항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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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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