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빌보드 차트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건은 단연 라틴 음악 열풍이다. 루이스 폰시(Luis Fonsi)의 'Despacito'가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4주 연속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루이스 폰시는 푸에르토리코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가수였다. 일반적인 팝 리스너들에게는 낯선 이름일 수밖에 없다. 라틴 음악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 음악팬들에게는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이 이름은 브루노 마스, 에드 시런, 켄드릭 라마 등 영미권의 슈퍼 스타들을 뒤로 한 채 차트 상단에 자리잡았다. 로스 델 리오의 '마카레나' 이후 스페인어로 이루어진 노래가 1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심지어 미국 뿐 아니라 스페인,영국,멕시코,프랑스 등 여러 국가에서 1위에 올랐다.

단순한 가사, 하지만 캐치한 선율

 Luis Fonsi, Daddy Yankee

Luis Fonsi, Daddy Yankee ⓒ Rolling Stone


'Despacito'는 레게톤을 기반으로 한 노래다. 레게톤이란 푸에르토리코에서 발생한 음악 양식이다. 힙합,레게,라틴 음악,카리브 음악 등이 뒤섞인 형태로, 춤추기에 적합한 음악이다. 'Despacito' 역시 처음 듣는 사람이라도 흥겹게 몸을 움직일 수 있는 멜로디와 기타 선율이  돋보인다. 레게톤을 대표하는 랩퍼 대디 양키(Daddy Yankee)는 '노래같은 랩'으로 이 노래를 더욱 흥겹게 만들어주었다. 사실 'Despacito'의 가사는 몹시 단순하다. 여성을 유혹하는 남성, 그리고 여과없는 섹스로 귀결될 뿐이다.

가사로서 특출나게 평가될 가치는 없지만, 흥겨운 음악 그 자체로 소비되고 있다. <롤링 스톤>지의 브리타니 스파노스는 이 곡을 일컬어 '매혹적이고, 섹시하며 캐치하다'며 극찬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저스틴 비버가 피쳐링한 리믹스 버전이 발표되면서 'Despacito'는 순풍을 탔다. 저스틴 비버는 자타가 공인하는 히트 공식이다. 그러나 이 곡 자체의 매력이 없었다면 이 정도의 성공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음악은 만국 공통어라는 말이 다시 떠오른다.

2017년 6월 15일 현재, 'Despacito'의 유튜브 조회수는 20억 건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 수치는 에미넴의 'Love The Way You Lie', 저스틴 비버의 'What Do You Mean'의 숫자를 뛰어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놀랍다. 최근에는 메이저 레이저(Major Lazer)가 이 곡의 리믹스에 참여하는 등, 'Despacito' 열풍은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루이스 폰시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지금와 같은 국제적 성공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 열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른다. 루이스 폰시 역시 '원 히트 원더' 가수에 그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이 노래가 올 여름을 수놓을 것임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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