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치열이 6월 13일, 데뷔 10년 만에 처음으로 미니앨범을 발표한다는 소식은 '선주문 10만 장 판매'라는 놀라운 결과를 냈다. 지난 2007년 데뷔앨범 <오감> 이후 긴 무명시절을 지나 다시 빛을 보기까지 그가 지나온 시간은 길고 길었다. 새 앨범 < Be ordinary >로 자신의 음악을 들려주기 위한 준비를 마친 황치열을 지난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팬 생기자 책임감도 생겨

황치열 가수 황치열이 첫 번째 미니앨범 < Be ordinary >를 발표했다. 타이틀곡 '매일 듣는 노래'를 포함해 총 7곡으로 구성됐으며, 평범한 일상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과 경험을 담았다.

가수 황치열이 첫 번째 미니앨범 < Be ordinary >를 선보인다. ⓒ HOW엔터테인먼트


"데뷔 때는 '열심히 하자'에 오직 초점을 맞췄다면 지금은 '책임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저를 좋아해 주시는 팬분들이 계시니까 그분들의 귀를 만족하게 해드리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마음이 강해서 긴장도 된다."

이번 미니앨범을 준비하면서 "신중해지더라"고 거듭 말한 황치열은 "예전에는 지금처럼 많은 사람이 제 노래를 듣지 않았고, 누군가가 제 노래를 기다리지도 않았는데 이제는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신중에 신중을 기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앨범이 선주문으로 10만 장 팔린 데 대해선 "꿈인가 생시인가, 나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뿐이라며 감개무량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경연 프로그램 무대에 서는 것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했는데 음반까지 많이 사랑해주시니까 이 모든 게 기적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새 앨범 타이틀곡은 '매일 듣는 노래'다. 그는 "음악은 내 주변에서 한순간도 떠나지 않는다는 생각에서 이 곡을 준비했다"며 "음악이 나한테 뭘까 했을 때 '일상'이고, 이렇게 말하는 순간에도 내 음성을 의식하며 말하는 것 또한 다 음악의 하나라고 본다"고 말했다.

일할 땐 호랑이

황치열 가수 황치열이 첫 번째 미니앨범 < Be ordinary >를 발표했다. 타이틀곡 '매일 듣는 노래'를 포함해 총 7곡으로 구성됐으며, 평범한 일상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과 경험을 담았다.

새 앨범에는 타이틀곡 '매일 듣는 노래'를 포함해 총 7곡이 수록됐다. ⓒ HOW엔터테인먼트


황치열은 인터뷰 내내 분위기를 유쾌하게 리드하며 밝은 에너지를 뿜었다. 평소 밝고 호탕한 성격이지만 일할 때는 "호랑이처럼 무섭고 과묵해진다"는 말이 그래서 더 인상 깊었다. 그는 "나를 응원해주는 분들을 만족하게 하기 위해 일상과 일할 때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예전에는 10명이 내 노래를 들어줬지만, 지금은 천 명, 만 명 들어주니까 그분들이 시간 버렸다는 생각을 안 하시게 더욱 프로페셔널 해지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녹음할 때도 예민해진다. 수정을 반복하면서 완성품이 잘 나올 수 있도록 꼼꼼히 체크하는 편이다. 그는 "제 이름의 앨범이 나온다는 것에 중요한 의미를 둔다"며 심혈을 기울인 새 앨범에 애정을 드러냈다.

무명시절

황치열 가수 황치열이 첫 번째 미니앨범 < Be ordinary >를 발표했다. 타이틀곡 '매일 듣는 노래'를 포함해 총 7곡으로 구성됐으며, 평범한 일상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과 경험을 담았다.

앨범에는 평범한 일상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과 경험이 담겼다. ⓒ HOW엔터테인먼트


황치열은 무명시절이 길었다. 포기하지 않고 가수의 꿈을 지켜낸 데 많은 사람이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친구들은 대리가 되고 연봉이 오르는데 저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스쿠터를 타고 다녔다. 그런 시간들 덕분에 멘탈이 강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늘 말하는 건 하나다. '헛되이 보낸 시간은 없다'란 거다. 잠을 많이 잤으면 건강해졌을 거고, 모든 일에 좋은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잘 버티는 중에도 고비도 있었다. 그는 "31살 때는 '진짜 음악을 하기 싫다'는 생각도 했다"며 "열심히 해도 진척이 없으니 내가 가는 길이 맞나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고 했다.

그러다 황치열은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 출연하게 됐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예상하지 못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무명에서 하루아침에 '스타'가 됐다. 그는 특유의 넉살 좋은 화법으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무명시절엔 당장의 생활고를 푸는 게 목표였다. 내 꿈에 도움이 되는 직업을 찾자는 마음에 기적처럼 얻게 된 게 보컬학원 강사 자리였는데, 그것도 기적이었는데 TV에 나와서 갑자기 주목을 받고 이런 삶을 살게 되니 정말 기적 같았다. 아직도 잠에서 깨면 예전으로 돌아가 있을까 봐, 모두 거짓말일 까봐 조금 두렵고 실제로 그런 꿈도 꿨다."

가수로서 음반을 내고 무대에 서는 지금이 기적 같다고 말하는 황치열은 그래도 인기에 집착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다"며 담담 하려 애썼다. 하지만 부모님에게 멋진 아들이 된 건 숨길 수 없는 기쁨인 듯했다. "부모님이 '자랑스러운 우리 아들'이란 말을 요즘 얼마나 많이 하시는지 모른다"며 행복한 표정을 지어 보인 황치열은 "버는 돈을 거의 다 드린다"고 말했다. 무명시절에 하지 못한 효도를 열심히 실천하는 중이었다.

옛 추억을 선물합니다

황치열 가수 황치열이 첫 번째 미니앨범 < Be ordinary >를 발표했다. 타이틀곡 '매일 듣는 노래'를 포함해 총 7곡으로 구성됐으며, 평범한 일상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과 경험을 담았다.

긴 무명시절 끝에 빛을 본 황치열은 지금 이 순간이 '기적'이라고 말했다. ⓒ HOW엔터테인먼트


황치열의 노래는 어떤 매력이 있을까.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그는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답하길 "감정을 건드리고 옛 추억이 생각나게끔 도와준다"고 했다. 고등학교 때는 중학교 때를, 중학교 때는 초등학교 때를 생각하곤 했다는 황치열은 "한 시간 전이든, 한 달 전이든 지난 추억을 꺼내는 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문세 선배님의 노래는 도입부의 목소리만 살짝 들어도 옛날로 빠져들 수 있다"며 "그런 게 난 너무 좋고, 나도 그런 가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황치열은 과거를 돌아보고 '성찰'하는 것을 중요한 일로 여겼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무엇을 하느냐는 질문에 '명상'이라고 답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부좌 틀고 하는 명상이 아니라, 밤에 자기 전에 조용한 가운데 가만히 차 한 잔 마시며 멍하게 있다"며 "이런 게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자기성찰을 많이 할수록 건강해지는 것 같다"며 자신을 돌아본다는 것의 가치를 잠시 언급하기도 했다.



황치열 매일듣는노래 비오디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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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주는 기쁨과 쓸쓸함. 그 모든 위안.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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