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진에서 밀렸던 류현진에게 생각보다 기회가 빨리 찾아왔다.

LA 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오는 6월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7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지난 26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빅리그 진출 후 첫 불펜 등판을 했던 류현진은 다음 불펜 등판 없이 5일 휴식 후 곧바로 선발 등판 기회를 잡게 됐다.

 류현진이 세인트루이스전에서 호투를 선보인다면 선발 재진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류현진이 세인트루이스전에서 호투를 선보인다면 선발 재진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 MLB.com


카디널스의 에이스로 성장한 마르티네스와 통산 3번째 맞대결

류현진은 지난 19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5.1이닝 2실점으로 시즌 2승을 거두고도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했다. 클레이튼 커쇼, 알렉스 우드, 브랜든 맥카시, 마에다 켄타, 리치 힐로 이어지는 다저스의 선발진이 워낙 막강했기 때문이다. 특히 롱릴리프로 시즌을 시작했던 좌완 우드의 경우 23.1이닝 무실점 행진을 벌이며 커쇼와 함께 다저스의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마이너 거부권을 가지고 있던 류현진은 마이너 강등 대신 불펜 변신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26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6회 마에다를 구원해 4이닝 동안 51개의 공을 던지며 빅리그 데뷔 후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리고 우드가 어깨 통증으로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등재되면서 류현진에게 다시 선발 기회가 찾아 왔다.

세인트루이스는 '파이널 보스' 오승환의 소속팀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매우 익숙한 구단이다.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많은 통산 11회의 월드시리즈 우승 경력을 자랑하는 명문 구단으로 폭발적인 화력을 자랑하진 않지만 투타에서 촘촘한 짜임새를 자랑한다. 올 시즌에도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권을 유지하며 호시탐탐 선두 자리를 노리고 있다.

1일 세인트루이스의 선발로 예정된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도 류현진과 인연이 깊다. 지난 2013년 빅리그에 데뷔한 마르티네스는 8월9일 다저스를 상대로 빅리그 선발 데뷔전을 가졌는데 그 때 맞대결 상대 투수가 바로 류현진이었다. 당시 류현진은 7이닝 1실점 호투로 마르티네스에게 빅리그 데뷔 첫 패를 안긴 바 있다. 두 선수는 2014년 6월 28일에도 맞대결을 벌인 경험이 있다.

당시만 해도 빅리그에서 데뷔하자마자 두각을 나타낸 류현진이 미완의 마르티네스보다 한 발 앞서가는 형국이었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류현진이 부상으로 2년 동안 재활에 매달리는 사이 마르티네스는 2015년 14승, 작년 16승을 거두며 세인트루이스의 주력 투수로 거듭났다. 특히 올 시즌에는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낙점되며 실질적인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3승4패3.32).

세인트루이스는 올 시즌 내셔널리그 팀 타율 9위(.254), 팀 홈런 12위(49개)에 그치고 있을 만큼 공격력이 아주 좋은 팀은 아니다. 콜로라도 로키스 같은 홈런 군단을 상대할 때에 비하면 부담이 덜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올 시즌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이끌고 있는 4번 타자 제드 저코와 간판 타자 맷 카펜터, 그리고 세인트루이스 공수의 심장 야디에르 몰리나는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부상 정도가 경미한 우드는 로테이션을 한 차례 정도만 거르고 다시 로테이션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의 선발 복귀가 단발에 그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올 시즌 류현진이 어렵사리 얻은 선발 기회에서 좋은 투구를 선보인다면 데이브 로버츠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세이브 행진이 필요한 오승환에게는 다소 야속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지금은 류현진의 시즌 3승이 더욱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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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LA 다저스 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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