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선생님' 역할의 강현경과 '정숙' 역할의 박희진의 휠체어 댄스 장면.

'학교 선생님' 역할의 강현경과 '정숙' 역할의 박희진의 휠체어 댄스 장면. ⓒ 극단 함께하는 세상


역지사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고통을 공유하는 것은 더구나 힘든 일이다. 장애인을 대하는 우리들의 태도는 본인이 겪거나 아주 가까운 이가 장애인이 아닌 이상 그들의 힘든 삶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알게 모르게 피하고 배타적으로 된다. 장애인을 가까이하면 혹시 그 안 좋은 기운이 자신한테 옮을까 하는 무의식적 거부감으로 아예 근처에도 가지 않으려 한다. 이러한 우리들의 태도에 대한 통렬한 반성을 요구하는 연극이 공연되고 있다.

<괜찬타! 정숙아>는 어릴 적 황달을 앓아 뇌병변장애를 앓게 된 정숙의 이야기이다. 학교입학도 못 하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동생의 뒷모습만 지켜보며 집안에 갇혀 사춘기를 보내던 정숙은 할머니의 라디오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자신의 꿈을 키워나간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어도 집 밖으로 외출하는 일, 골방 탈출은 아득하기만 하다. 이 연극은 현실극복 의지가 강한 정숙씨의 골방 탈출 투쟁기이고 자립 도전기이다.

3D 입체영상을 활용한 인물의 내면 그리기, 배우들의 손과 입으로 연주하는 실연 음향효과, 휠체어 댄스와 인형을 이용한 연기 등은 연극에 몰입을 강화해 관객을 웃음과 눈물, 아쉬움, 희망 등 다양한 감정의 바다로 빠져들게 만든다.

우리는 정숙이를 통해 장애인들에 대한 그간의 차별적 시선에 대한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되며, '함께하는 세상', '더불어 사는 세상'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며, 또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건강한 자신의 몸에 대한 감사의 시간을 갖게 만든다.

극단 '함께하는 세상'은 연극을 통해 개인주의를 극복하고 따스한 공동체 정신을 만들어가고자 노력하는 마당극 전문극단이다. 1990년 창단 이후,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가 담긴 20여 편의 창작마당극으로 관객과 소통해 왔으며, 생명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10여 편의 거리극은 삶의 현장 곳곳을 찾아다니며 공연해 왔다. 또한, 참여연극, 교육연극, 생활연극 같이 연극으로 할 수 있는 사회 운동적 역할도 겸하고 있다. 극단 '함께하는 세상'은 대구지역에서 연극을 통해 아름답고 모두 다 행복해하는 세상을 꿈꾸는 열정적이고 보석 같은 예술인집단이라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극단 '함께하는 세상' 2017마당극이어달리기 <괜찬타! 정숙아> 극은 5월 17일부터 6월 3일까지 매주 수·목·금·토 1회 공연된다.

괜찬타 정숙아 함께하는 세상 박희진 강현경 마당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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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 행위미술, 설치미술, 사진작업을 하며 안동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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