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2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4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7:9로 패했다. LG는 두산과의 주중 2연전에서 모두 패해 4위로 내려앉았다.

이날 경기에서 LG가 7:3으로 앞선 7회초 1사 1루에서 선발 소사가 마운드를 내려갔다.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LG의 불펜을 감안하면 승부가 뒤집힐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하지만 소사에 이어 등판한 신정락이 김재호에 우전 안타, 민병헌에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줘 1사 만루가 되자 경기 흐름은 급변했다. 신정락은 아웃 카운트를 단 하나도 잡지 못하고 강판되고 말았다.

좌완 진해수가 등판해 최주환을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처리했다. 7:4로 좁혀졌지만 아웃 카운트와 실점을 맞바꾸며 2사가 되어 LG는 고비를 넘기는 듯했다.

그러나 최동환이 등판해 에반스에 3점 홈런, 김재환에 솔로 홈런을 통타당해 단숨에 7:8로 역전되었다. 포수 정상호는 두 거포를 상대로 바깥쪽을 요구했지만 최동환의 투구가 가운데로 몰린 탓이었다.

8회초 무사 1루에는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 김지용이 구원 등판했으나 승계 주자 실점을 막지 못해 7:9로 벌어졌다. LG는 더 이상 추격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전날 경기인 24일 두산전에도 불펜이 무너졌다. LG가 7회말 1:1동점을 만든 뒤 8회초 시작과 함께 정찬헌이 등판했지만 선두 타자 김재환에 결승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LG는 1:2로 패했다.

# KBO리그 10개 구단 구원 평균자책점

LG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3.10으로 리그 1위다. 하지만 LG 불펜은 최근 투구 내용이 상당히 불안하다.

지난 주말 롯데 자이언츠와의 3연전에서 불펜은 3경기 내내 실점했다. 3연전 첫날인 19일 경기에는 두 번째 투수 정찬헌이 1.1이닝 2피안타 1피홈런 1볼넷 4실점(3자책)으로 대량 실점했다. LG는 4:9로 완패했다.

이후 2경기에서 LG는 롯데를 상대로 연승했지만 불펜은 견고하지 못했다. 20일 경기에서 신정락이 1이닝 1피안타 2사사구로 1실점을 기록했고 뒤이은 김지용이 0.2이닝 2피안타로 불안했다. LG는 3:2로 신승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21일 경기에는 최동환과 김지용이 나란히 1실점씩해 9회초 4:3 턱밑까지 추격당했다. 결국 좌완 스페셜리스트 진해수가 등판해 가까스로 경기를 종료시켜 세이브를 기록했다.

최근 LG 불펜의 불안은 신정락과 김지용의 동반 부진이 원인이다. 신정락은 최근 4경기에서 3.1이닝 동안 4실점 평균자책점 10.80으로 난조를 노출하고 있다.

'마구'라 불리는 주 무기 커브가 스트라이크존에 걸치지 않고 우타자의 바깥쪽 볼로 빠져나가고 있다. 5월초까지 마무리로 활약한 신정락은 최근 부진하자 마무리 보직에서 내려와 중간에 등판하고 있다. 

김지용은 최근 5경기에서 모두 1이닝 이하를 소화했지만 그 중 3경기에서 2피안타 이상을 허용했다. 낮게 깔리는 특유의 제구력이 사라지고 실투가 잦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확연하다.

LG 불펜의 불안의 이면에는 타자들의 부진이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타선이 시원하게 점수를 뽑지 못해 박빙 경기가 반복되자 불펜에도 부하가 걸렸다는 것이다.

LG는 두산과의 2연전에서 연이틀 필승계투조를 쏟아 부었지만 1승도 챙기지 못했다. 주말 원정 3연전에서 '홈런 군단'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고전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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