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춘사영화상 시상식이 24일 오후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시상식 후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7 춘사영화상 시상식이 24일 오후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시상식 후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성하훈


독립영화와 저예산영화에 대한 감독들의 관심과 배려. 올해 춘사영화상에서 엿볼 수 있는 특징이다. 영화상의 지평을 조금씩 확대시켜나가는 모습이다.

한국영화감독협회(회장 양윤호 감독)가 주관하는 22회 춘사영화상 시상식이 24일 저녁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됐다. 한 때는 일부 원로감독들이 영화상을 통해 사익을 취하려는 문제로 중단되기도 했지만 일대 쇄신을 이룬 춘사영화상은 천덕꾸러기에서 차츰 예전 권위를 회복해가고 있었다.

한국영화의 선구자였던 춘사 나운규 선생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춘사영화상. 신인감독상 수상으로 시작돼 최우수감독상 수상으로 마무리되며 감독들이 열고닫은 이번 시상식에서는 독립 저예산영화들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흥행 보다는 작품성 중시

신인감독상 <양치기들> 김진황 감독, 신인 남우주연상 <우리 손자 베스트> 구교환 배우, 신인 여우주연상 <연애담> 이상희 배우, 남우조연상 <동주> 박정민 배우, 여우조연상 <여교사> 유인영 배우 등은 춘사영화상의 의미를 잘 살린 수상이었다.

주로 흥행 상업영화가 연말에 치러지는 영화상을 장식하는 것에 비춰볼 때 작품성을 중시하는 감독들의 시선은 다르게 나타났다. 신인감독상은 감독협회가 성장하는 젊은 감독들을 격려한다는 의미로 독립영화들만 후보로 선정하고 있다.  

신인 남녀주연상 역시 흥행은 약했으나 작품성을 인정받았던 독립영화 출연 배우들이다. <우리 손자 베스트>는 지난해 전주영화제 제작지원 프로젝트였고, 수상자인 구교환 배우는 독립영화 감독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꿈의 제인>으로 배우상을 수상했는데, 독립영화 감독 겸 배우가 영화감독들에게 연기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한국영화아카데미가 제작한 <연애담>은 2016년 전주국제영화제 한국 경쟁 부문 대상 수상작이었다. 이상희 배우가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작품의 의미를 평가받았다. 이날 사회자로 나선 한국영화아카데미 원장인 유영식 감독은 이상희 배우가 수상자로 발표되자 직접 축하의 인사를 건네 눈길을 끌기도 했다.  

감독협회와 감독조합 모두에게 선택받은 나홍진

 2017 춘사영화상 수상자. 왼쪽부터 나홍진 감독, 손예진 배우, 이경미 감독, 구교환 배우, 이상희 배우

2017 춘사영화상 수상자. 왼쪽부터 나홍진 감독, 손예진 배우, 이경미 감독, 구교환 배우, 이상희 배우 ⓒ 성하훈


지난해 한국영화감독조합이 수여하는 '디렉터스 컷 어워즈'에서 남자 신인연기상을 받은 <동주> 박정민은 춘사영화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양대 감독단체들로부터 연기력을 확고히 인정받았다.

춘사영화상의 하이라이트인 최우수감독상을 수상한 <곡성>의 나홍진 감독도 마찬가지다. 나 감독은 "(후보작에 오른) 박찬욱 감독님이 칸영화제 심사위원으로 가셔서 저한테 주신 것 같다. 대신해서 수상해 감사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으나 지난해 한국영화감독조합이 선정하는 디렉터스 컷 어워즈에서도 감독상을 수상했다. 한국영화감독들 전체에게 만장일치 선택을 받은 셈이다.

<비밀은 없다>의 이경미 감독이 각본상을 받고 이 작품에 출연했던 손예진 배우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도 의미가 있었다.  <비밀은 없다>는 흥행 성적은 아쉬웠으나 평론가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으며 지난해 영평상과 부산영평상, 부일영화상 등을 휩쓸었다. 춘사영화상 수상자로 선정돼 감독들로부터도 인정을 받은 셈이다.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손예진은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들이 인생의 전부였다"며 "연기 없는 인생을 상상할 수 없다"고 소감을 전했다.

남우주연상은 <터널>의 하정우 배우가 수상했고 김인권, 김슬기, 최우식 배우가 인기상을 수상했다. 공로상은 한국 영화의 거장 김수용 감독이 수상했다. 춘사영화상은 예심을 통해 영화 평론가들이 엄선한 작품을 놓고 감독들이 투표로 결정하면서 고질적인 심사의 공정성 논란을 해소했다.

주요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 신인감독상 / 김진황 감독 <양치기들>
* 각본상 / 이경미 <비밀은 없다>
* 기술상 / 곽태용 <부산행>
* 신인 남우주연상 / 구교환 <우리 손자 베스트>
* 신인 여우주연상 / 이상희 <연애담>
* 특별 인기상 / 김슬기, 최우식
* 관객이 뽑은 최고 인기영화상 / <부산행>
* 인기 배우상 / 김인권
* 남우조연상 / 박정민 <동주>
* 여우조연상 / 유인영 <여교사>
* 남우주연상 / 하정우 <터널>
* 여우주연상 / 손예진 <비밀은 없다>
* 공로상 / 김수용 감독
* 최우수감독상 / 나홍진 감독 <곡성>

춘사영화상 한국영화감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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