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NC와 LG의 경기에서 NC의 김태군이 6회초 2사 주자 1,2루에서 동점 안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NC의 김태군. ⓒ 연합뉴스


NC가 넥센을 상대로 연승을 거두며 일찌감치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NC 다이노스는 지난 2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장단 14안타를 터트리며 5-4로 승리를 거뒀다. NC 선발 최금강은 5이닝 동안 87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3탈삼진3실점으로 넥센 타선을 막아내고 시즌 4승째를 챙겼다. 최근 3경기에서 5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던 최금강은 22일 만에 승리를 따냈다.

사실 올 시즌 NC는 극심한 백업포수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용덕한의 은퇴 이후 박광열, 김태우를 차례로 써봤지만 공수에서 적임자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NC는 믿음직한 백업포수가 없는 상황에서도 올 시즌 2위 자리를 꿋꿋하게 지키고 있다. NC에 있어서는 나성범, 박민우만큼이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안방마님' 김태군이 있기 때문이다.

김태군에게 있어 선수생활의 전환점이 됐던 NC 이적 

중학 시절까지 투수로 활약하던 김태군은 부산고 입학 후 본격적으로 포수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 당연히 기본기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2학년 때까지는 고 조성옥 감독과 김성현 코치로부터 집중적인 기본기 훈련을 받았다. 그렇게 착실히 기량을 쌓아가며 성장한 김태군은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전체17순위)로 LG트윈스에 지명됐다. 계약금도 8000만원으로 제법 많이 받았다.

하지만 당시 LG에는 터줏대감 조인성(한화 이글스)과 노장 김정민(은퇴)이 안방을 지키고 있었고 김태군은 입단 첫 해 1군에서 6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2011년까지 조인성의 백업으로 활약하며 기회를 엿보던 김태군은 조인성이 SK 와이번스로 이적한 2012년 주전으로 도약해 100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준수한 수비실력에 비해 타격에서 많은 약점을 드러냈고 주전으로 한 시즌을 책임지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김태군은 2012 시즌이 끝나고 NC를 위한 신생구단 특별 지명의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됐고 NC는 이를 놓치지 않고 김태군을 지명했다. 오랜 기간 조인성이라는 듬직한 포수를 거느리던 LG에서는 김태군이라는 미완의 포수에 만족하지 못했지만 신생구단 NC에서 김태군 같은 젊은 유망주 포수는 대환영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1군 진입 첫 해부터 김태군에게 주전 자리를 보장하며 절대적인 신뢰를 보냈다.

2013년 112경기에서 타율 .213 4홈런28타점을 기록한 김태군은 2014년 타율 .262, 2015년 타율 .254 6홈런52타점을 기록하며 NC의 안방마님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특히 에릭 테임즈(밀워키 브루어스)의 수염을 잡아당기는 홈런 세리머니는 마산 야구장의 명물로 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NC 역시 김태군의 성장과 함께 2013년 7위, 2014년 준플레이오프 진출, 2015년 플레이오프 진출로 단기간에 강 팀으로 성장했다.

김태군은 작년 시즌 타율 .232 1홈런30타점으로 타격 성적이 조금 떨어졌지만 박동원(넥센) 다음으로 많은 935.2이닝을 소화하면서 35.2%의 준수한 도루 저지율을 기록했다. 특히 121경기 동안 단 하나의 실책도 저지르지 않는 안정된 수비력을 과시했다. 비록 타석에서의 존재감은 미미했지만 만약 포수로서 김태군의 활약이 없었다면 작년 시즌 NC의 한국시리즈 나들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입대 전 마지막일지 모르는 시즌, 더욱 불사르는 투혼

김태군은 2016 시즌이 끝날 시점 한국 나이로 28세가 됐다. 김태군은 입대를 고민해야 할 시기에 NC로 이적하면서 입대 시기를 놓쳐 버렸다. 당초 김태군은 2016 시즌이 끝나고 입대할 예정이었지만 팀 내 포수 자원이 마땅치 않아 2017 시즌 NC에서 20대의 마지막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김태군은 올 시즌을 앞두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도 선발되며 기량을 인정 받았다.

김경문 감독은 현역 시절 OB 베어스를 원년 우승으로 이끈 명포수 출신이지만 두산 감독 시절부터 포수 육성 능력에는 언제나 의문부호가 붙었다. 특히 홍성흔(은퇴)이 지명타자로 전향한 2007년부터 양의지가 등장한 2010년까지 두산은 채상병, 최승환, 용덕한 등이 번갈아 가며 마스크를 썼지만 누구도 믿음직한 주전포수가 되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NC는 박광열이 17경기에서 타율 .222, 김태우가 2경기에서 실책 2개를 저지르며 김태군의 부담을 덜어주지 못했다. 해외파 신진호는 지난 3월 발목 부상을 당해 아직 퓨처스리그 경기조차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태군은 올해 NC가 치른 45경기 중 42경기에 출전하며 안방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시즌 타율도 .264로 포수라는 포지션을 고려하면 제법 준수한 편이다. 김태군은 24일 넥센전에서도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김태군은 올 시즌 7개의 희생번트를 성공시키며 이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몸 맞는 공 역시 9개로 민병헌(두산)과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4월20일과 21일에는 2경기에서 4연타석 몸 맞는 공으로 출루하며 KBO리그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희생번트 2위, 몸 맞는 공 공동1위라는 것은 그만큼 김태군이 팀을 위한 희생 정신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는 기록들이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도전하지 않는 이상 김태군은 올 시즌이 끝나면 군대에 가야 한다. 내년 시즌 어떤 선수가 NC의 안방을 지키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김태군이 아닌 어떤 선수가 NC의 주전 포수가 된다 해도 익숙해지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NC는 1군 리그에 참여한 2013년부터 올해까지 김태군 외에는 그 누구도 주전 포수가 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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