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스포츠 5기 윤승재] 리그 7위, FA컵 16강 탈락, ACL(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조별 리그 탈락.

올 시즌 FC서울의 행보는 암울하기만 하다. 지난 시즌 우여곡절 끝에 우승을 차지한 서울이지만, 올해는 황선홍 감독이 시작부터 이끄는 시즌이라 기대가 모아졌던 시즌이었다. 하지만, 서울은 팬들의 기대를 저버린 채 역대 최악의 스타트를 끊으며 시즌을 이어나가고 있다.

5월 22일 현재까지 서울이 치른 경기는 총 20경기. 그동안 서울은 7승 4무 9패(FA컵, ACL 포함)의 성적을 거뒀다. 리그 순위는 7위로 암울하긴 하지만, 슬로 스타터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던 2013년과 2014년보다는 그나마 나은 순위다(12라운드까지. 2014년 9위, 2015년 10위). 그리고 서울은 항상 리그 후반에 강했고, 최종적으로 순위표 상위권에서 시즌을 마무리 지었기 때문에 마냥 걱정만 할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분위기는 매우 좋지 않다. 희망이 없다. 2014-2015년 2년간 서울은 리그에서는 암울한 성적을 거두긴 했지만, FA컵은 모두 8강에 진출했고 ACL 또한 조별 리그를 통과하며 다른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의 서울은 두 대회에서 모두 탈락했다. 2010년대 FA컵과 ACL에 모두 참여했던 6시즌 동안(ACL에 참여하지 못했던 2010년, 2012년 제외) 두 대회 모두 탈락한 시즌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은 리그에만 희망을 품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리그에서도 부진을 겪으며 어디에서도 위안을 얻을 수 없는 암울한 시즌이 돼버렸다.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더 참담하다. 20경기 동안 서울은 28골을 터뜨리며 그리 나쁘지 않은 득점력을 보이지만, 지난 시즌 같은 기간 동안 48골을 터뜨린 것에 비하면 상당히 초라한 성적이다. 수비는 총체적 난국이다. 20경기 동안 허용한 골은 29골로, 최근 7시즌 중 가장 많은 실점을 기록했다.

이쯤 되면 경질 가능성이 제기돼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제까지의 서울을 보면 감독을 쉽게 경질하지는 않는 편이다. 서울로 연고 이전한 2004년 이후, 서울에서 계약 기간 내에 경질된 감독은 2011년의 황보관 감독밖에 없다. 당시 황보 감독의 리그 성적은 1승 3무 3패(6득점 10실점), 리그 14위. 경질될 수밖에 없는 성적이긴 했지만, ACL에서는 4라운드까지 2승 1무 1패로 조 2위를 달리며 16강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었다.

이후 서울은 최용수 감독대행 체제로 이어가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지만, 12라운드를 지났을 때 성적은 4승 3무 5패로 2010년대 서울의 성적 중 가장 안 좋은 기록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그 기간에도 29실점을 기록한 2017년보다 더 적은 골을 허용했고(27실점), ACL에서 살아남아 있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올 시즌은 서울에 정말 암담한 시즌일 수밖에 없다.

서울은 앞으로 리그에서 울산-수원-대구와 경기를 갖는다. 아마 황선홍 감독의 거취는 A매치 휴식 기간 이후 펼쳐지는 슈퍼매치(vs. 수원)나 대구전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2011년 황보 감독의 경질 당시를 떠올려 보면, 개막전이었던 슈퍼매치에서의 패배와 신생팀 광주FC에 패배가 결정적이었다. 지금 황선홍 감독의 상황도 비슷하다. 라이벌 팀과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슈퍼매치와 다른 팀에 비해 약체로 분류되는 대구를 상대로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두게 된다면, 그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

과연 위기의 황선홍 감독은 끝까지 살아남아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되살릴 수 있을까. 최용수가 될지, 황보관이 될지 걱정이 되는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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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윤승재기자
FC서울 황선홍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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