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예능 프로그램 JTBC <한끼줍쇼>. 이제는 안정적으로 순항 중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예능 프로그램 JTBC <한끼줍쇼>. 이제는 안정적으로 순항 중이다. ⓒ JTBC


요즘 인기 있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중 JTBC의 <한끼줍쇼>라는 예능이 있다. 강호동과 이경규 등 유명 연예인들이 저녁 식사 시간에 어떤 마을을 찾아가 아무 집이나 초인종을 누르면서 "밥 한 끼 같이 먹게 해 달라!"라고 요구하는 것이 주요 콘셉트이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가 따로 없다. 카메라맨을 대동하고 나타난 연예인이 밑도 끝도 없이 밥을 같이 먹잔다.

자, 이럴 때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선택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사람의 성격이다. 강호동은 천상 외향인이다. 이경규 역시 타고난 성격은 내향인일 지 몰라도 TV에서 하는 행동은 전형적인 외향인이다. 외향적인 성격은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 생기발랄해지면서 에너지가 충전된다. 반대로 내향적인 성격은 낯선 사람들과 만나면 에너지가 급속도로 방전되는 사람들이다.

어떤 사람들이 문을 열어줄까? 아마도 문을 열어주는 사람은 십중팔구는 외향인일 것이다. 내향인들은 자기만의 시간, 자기만의 공간에 다른 사람을 들이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내향인 그리고 외향인의 차이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예능 프로그램 JTBC <한끼줍쇼>. 이제는 안정적으로 순항 중이다.

JTBC <한끼줍쇼>에서 연예인들의 부탁을 들어주는 사람과 들어주지 않는 사람의 차이. 그건 '기질'의 차이일 것이다. ⓒ JTBC


내향인들은 '내 집'에서 '내 가족'들과 가장 편안하게 즐겨야 할 식사 시간에 느닷없이 찾아온 불청객(?)들을 즐겨 맞을 기질이 아니다.

안 그래도 체면을 중시하는 한국적인 풍토에서 제대로 청소도 안 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자신의 집을 공개하는 것은 이런 일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외향인이라면 몰라도 내향인은 선뜻 응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한끼줍쇼>는 전형적인 '외향인들의 쇼'라 할 수 있다.

사람마다 타고난 저마다의 성격은 이처럼 다 다르다. 수백만 년 전 우리 조상들이 아프리카 사바나 초원에서 살던 시절에는 150명 이내의 서로 속속들이 잘 아는 친족들이 모여 사는 소규모 공동체였다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드물었다. 그런 시절에도 다른 사람들과 큰 소리로 웃고 떠들기를 좋아하는 사람과 조용히 사색을 즐기는 사람들의 구분은 있었을 것이다. 용감한 사냥꾼, 타고난 전사도 있었을 것이고, 조용히 사람들 간의 관계를 조율하는데 능한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내향인-외향인의 구분은 있었다는 소리다.

분석심리학의 창시자인 칼 융은 이런 사실을 자신의 체험을 통하여 절감하고 있었다. 타고난 내향인이었던 융은 어린 시절 극도의 내향적인 기질 때문에 학교생활이 힘들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성인이 된 후 융의 모습은 정반대로 비치기도 했던 모양이다.

"심리요법학회가 끝나고 친목 모임이 있을 때, 융은 상의를 벗고 밤늦게까지 요들송을 부르고 춤을 추며 즐거운 분위기를 북돋았다. 그는 예사롭지 않은 유머 감각을 가지고 있었고 실제로도 여러 가지 우스갯소리로 좌중을 웃기는 것으로 유명했다." - 유아사 아스오, <융과 그리스도교>, 72쪽 중에서

칼 융이 성격의 내향성-외향성 구분을 처음 창시한 것도 이런 체험에 바탕을 둔 것이다. 널리 알려진 'MBTI' 성격유형 검사나, '빅 파이브'성격이론도 다 융의 이론에 기초한 것이다.

구분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예능 프로그램 JTBC <한끼줍쇼>. 이제는 안정적으로 순항 중이다.

내향인과 외향인의 기질 차이는 분명 있지만, 우열 관계는 결코 아니다. ⓒ JTBC


많은 뇌 과학 연구는 성격이 타고나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뇌파를 f-MRI로 촬영해보면, 똑같은 자극에 대하여 내향인의 뇌 혈류량이 더 많다고 한다. 내향인이 더 많은 감정변화를 느낀다는 말이다. 또 외향인은 호기심, 의욕, 창의성 높여주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내향인은 집중력, 논리적 사고, 기억력 등 관계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어떨까? 동일한 자극인데도 대해 통증을 느끼는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다. 외향인 보다 민감하여 대뇌피질에서 자극을 더 빨리 감지하는 내향인들은 통증을 외향인 보다 상대적으로 더 빨리 더 많이 느낀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향인은 통증을 꾹꾹 잘 참아내고 표현을 잘 하지 않는다. 아프다고 요란을 떨며 의사와 간호사를 찾으며 진통제 달라, 이것 저것 요구하는 사람은 외향인이다. 내향인 환자가 인내형이라면, 외향인 환자는 엄살형이 많다는 것이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택이(박보검 분)는 대표적인 내향인이다. 같이 주연을 맡았던 덕선이(혜리 분)는 외향인을 대표한다. 물론 정봉이(안재홍 분)도 내향인이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뚜렷하게 내-외향인으로 나뉘는 것도 아니다. 두 성격을 골고루 다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현대사회는 아무래도 외향인을 더 인정하는 분위기가 있다. 그렇다고 내향인이라고 기죽을 필요도 없고, 외향인이라고 으스댈 이유도 없다. 내향인 중에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이들도 많다. 다만 내향인은 자기만의 세계에 틀어박혀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면서 현실적인 검증을 피하려고 하지만 않으면 된다. 외향인 역시 앞뒤 돌아보지 않고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지 않도록 신중해지면 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진국 시민기자의 페이스북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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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평론가. 융합심리학연구소 소장. 동서양 고전과 영화, 연극, 오페라, 국악 등의 심리학적 해석에 몰두하고 있다. 한경비즈니스에 <김진국의 심리학카페>연재. <재벌총수는 왜 폐암에 잘 걸릴까?>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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