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규정타석을 채우진 못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당분간 선발로 나설 기회가 많을 수밖에 없다. 팀이 어려울 때도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살림꾼 역할을 하고 있는 두산의 최주환이 그 주인공이다. 이제는 더 이상 '슈퍼백업'이 아닌, '주전 2루수' 최주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도 백업 요원으로 시즌을 맞이했지만 주전 2루수 오재원의 부진이 길어지자 최주환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또한 허경민을 대신해 3루로 나올 기회도 꽤 있었다. 예년에 비해 시즌 초에 선발로 나설 기회가 많아졌고, 좋은 기록으로 김태형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3회말 2사 1, 3루 두산 최주환이 1타점 2루타를 날리고 있다.

최주환의 방망이가 연일 뜨겁다. ⓒ 연합뉴스


'최근 10G 타율 .421' 절정을 향해가는 최주환

34경기 동안 92타수 32안타 14타점 타율 .348(3할4푼8리) OPS .854, 아직 규정 타석을 채우진 못했으나 굉장히 준수한 기록이다. 멀티히트도 10차례나 기록했다. 4월 중순까지는 교체로 출전한 경기가 많았지만 그 이후에 접어들면서 선발 출전 기회가 부쩍 늘어났다.

기회가 많아진 것은 최주환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 5월 전 경기에 출전하면서 2일 삼성전(1볼넷 1사구), 4일 삼성전(2볼넷), 11일 SK전(1사구)를 제외한 10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만들어냈다. 게다가 안타가 없었던 세 경기에서도 볼넷과 사구로 출루하면서 제 몫을 다했다. 5월 한 달간 42타수 17안타 9타점 타율 .405(4할5리)로 팀 내에선 양의지, 민병헌과 함께 타격감이 가장 좋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최주환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1.04로 리그 타자들 중에서 전체 20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팀 내 타자들 가운데서는 양의지, 민병헌, 김재환에 이어 4위이다. 득점권에서도 .344(3할4푼4리)로 집중력 있는 타격을 보여주었다.

오재원의 타격감은 올라오지 않았고 트레이드로 내야진에 가세한 신성현은 별다른 성과없이 2군에 내려갔다. 내야진의 상황을 고려하면, 당분간 최주환의 비중은 계속 클 것으로 보인다. 최주환마저 부진했다면 두산 타선의 고민이 더 깊어질 수 있었지만, 그래도 최주환이 있기에 타선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냈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 6회말 무사 2루 두산 최주환이 적시타를 쳐낸 뒤 환호하고 있다.

남다른 각오로 시즌을 맞이한 최주환의 간절함이 통하고 있는 것일까. 이제는 슈퍼백업이 아닌, 내야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주전으로 거듭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연합뉴스


'슈퍼백업의 진화' 이제는 주전으로 거듭날 준비를 마친 최주환

이제는 '슈퍼백업'이 아닌 '주전 2루수'가 됐다.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현재로선 주전 2루 자리는 최주환이 계속 지킬 가능성이 높다. 최근 몇 년간 주전 2루수로 활약한 오재원의 부진은 위기이자 기회가 됐고, '백업' 꼬리표를 떼어내고 싶었던 최주환의 간절함이 통했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어 백업으로 나설 뿐 다른 팀으로 이적하면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다는 이야기를 수없이 들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도 더 좋은 야수로 거듭나기 위해선 최주환이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그런 면에서 지금의 활약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수비는 물론이고 두산 타선이 갖고 있던 2번 타순에 대한 고민도 풀었다. 주로 2번과 7번 타자로 나서면서 2번 타자로는 39타수 14안타 3타점 타율 .359(3할5푼9리), 7번 타자로는 27타수 13안타 7타점 타율 .481(4할8푼1리)를 기록했다.

7번 타자로 나섰을 때 기록이 더 좋기는 하지만 2번 타자로 나선 경기에서도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지난 17일, 18일 NC전에서도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2안타를 때려내며 네 경기 연속으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시즌 초 WBC에 출전했던 야수들의 부진과 체력 문제는 어느 정도 예상됐고 최주환은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하게 시즌을 준비했다. 여태껏 '슈퍼백업'으로서의 최주환의 매력을 보여줬다면 이제는 '주전' 최주환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주전' 최주환,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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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자료 출처 = KBO 기록실, 스탯티즈)
프로야구 KBO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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