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SBS MTV '더 쇼'에서 데뷔 후 첫 1위를 한 러블리즈가 1위 트로피와 함께 '더쇼초이스'의 주인공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16일 SBS MTV '더 쇼'에서 데뷔 후 첫 1위를 한 러블리즈가 1위 트로피와 함께 '더쇼초이스'의 주인공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 SBS MTV THE SHOW


16일 SBS MTV 음악방송 'THE SHOW(더 쇼)'의 1위 발표가 있자 러블리즈 멤버들은 울음을 터트렸다. 데뷔 917일만에 처음 1위에 오른 것이었다. 1위의 가치가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금 새길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노력한 과정이 좋은 결과로 나왔고, 거기에 1위에 대한 간절함이 실현되며 러블리즈 멤버들의 진실된 눈물이 보는 이들의 마음에 감동으로 다가왔다.

러블리즈는 지난 2014년 11월 12일 데뷔했다. 이제 3년차가 되어가는 걸그룹이다. 윤상 원피스(1piece)팀이라는 담당 프로듀싱팀이 주요 노래들을 도맡아 작곡했다. 그래서 러블리즈 하면 떠오르는 것이 윤상일 정도로, 러블리즈와 윤상을 떼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팬들사이에서 윤상은 '럽버지'(러블리즈+아버지)로 불릴 정도. 러블리즈의 음악은 서정성과 윤상 특유의 애잔한 감성이 곳곳에 묻어난다. 노래 전반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베이스기타와 신스가 기본이 되며, 스트링 세션이나, EDM을 노래에 따라 세밀히 빠짐없이 배치해, 풍성한 사운드의 노래를 완성한다. 전담 프로듀싱팀 원피스의 작곡과 김이나, 서지음, 전간디 등 작사가의 가사도 러블리즈의 노래를 더욱 빛나게 한다. 

또한 제이윤, 알파벳, 스윗튠 등 전문 작곡가들이 수록곡을 책임지며 명품앨범을 만들어낸다. 수록곡으로 남아 있기에는 아깝다는 찬사를 받는 노래들이 러블리즈의 앨범에 수록되는 것이다.

대중이 원하는 러블리즈 노래가 있다

러블리즈 하면 떠오르는 노래가 바로 '아츄'다. 대표적인 음원사이트 멜론의 연간 68위(2016년 기준)에 오를 정도로 대중적인 노래다. 특히, KBS 2TV 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 거의 매회 나와, 현우-이세영 커플의 배경음처럼 사용됐다. 아예 '아츄커플'로 불리기까지 했다.

그러다 '아츄'가 러블리즈보다 유명해지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아츄는 아는데, 러블리즈는 모른다"는 말이 나온 것. 이렇게 아츄의 롱런, 스테디셀러를 통해 대중들이 러블리즈에게 바라는 노래는 명확했다. 바로 밝은 풍의 아련함이 묻어나는 노래인 것이다.

그러나, 전담 작곡가 윤상-원피스팀은 먼 길을 돌아오게 된다. 즉, 지난 앨범 '어 뉴 트릴로지(신 삼부작)'에서 단조로만 구성된 '데스티니(나의 지구)'를 내놓은 것이다. 데스티니는 그리 나쁜 곡은 아니었다. 하지만, 4월말 경에 컴백하며 들고 나오기에는 계절과의 괴리가 너무 심했다. 늦가을이나 초겨울 무렵에 들고 나왔다면 맞을 분위기의 곡이었다. 약 7개월전에 나온 아츄와 음원순위가 뒤바뀌는 모습까지 보여주기도 했다.

 러블리즈가 데뷔후 첫 단독 콘서트를 1월 13일부터 15일까지 삼성카드홀에서 갖는다. 콘서트 명칭은 '겨울나라의 러블리즈'

러블리즈가 데뷔후 첫 단독 콘서트를 1월 13일부터 15일까지 삼성카드홀에서 갖는다. 콘서트 명칭은 '겨울나라의 러블리즈' ⓒ 울림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상당히 오랜 공백기간인 10개월여 후인 지난 2월 27일, 러블리즈는 2집 정규앨범 'R U Ready?'로 컴백한다. 역시 윤상-원피스팀의 곡인 'WoW!'가 타이틀이었다. 데스티니보다는 밝은 곡이었지만, 대중들이 느끼기에는 다소 난해한 곡이었다. 그리고 이번 5월 2일 전격 내놓은 리패키지 '지금, 우리(앨범명과 타이틀이 동일)'는 신 삼부작 명명 아래 나온 노래중 가장 밝은 곡이었다. 대중들이 러블리즈에게 바라는 노래에 근접한 곡이었다. 1위 조짐은 있었다.

러블리즈 걸그룹 러블리즈가 2집 앨범 < R U Ready? >로 컴백했다. 이번 앨범도 가수 윤상이 소속된 작곡팀 원피스와 함께 작업했다. 타이틀곡은 'WoW'다. 베이비소울, 유지애, 서지수, 이미주, Kei, JIN, 류수정, 정예인으로 구성됐다.

▲ 러블리즈 걸그룹 러블리즈가 2집 앨범 < R U Ready? >로 컴백했다. 이번 앨범도 가수 윤상이 소속된 작곡팀 원피스와 함께 작업했다. 타이틀곡은 'WoW'다. 베이비소울, 유지애, 서지수, 이미주, Kei, JIN, 류수정, 정예인으로 구성됐다. ⓒ 울림엔터테인먼트


러블리즈는 데뷔 이래 음반판매량에서 꾸준한 성장을 해왔다. <어 뉴 트릴로지> 앨범에서 초동(발매 후 일주일 동안의 판매량) 1만장(한터 기준)을 돌파했고, 10개월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R U Ready?' 앨범은 초동 2만 4천 500여 장(한터 기준)을 기록했다. ('지금, 우리'로 러블리즈가 1위를 하기 전까지 발매앨범중 초동 2만 장을 넘긴 기록을 가지고도 음악방송 1위를 못한 걸그룹은 러블리즈가 유일했다.)

또 데뷔 이래 처음으로 지난 1월 단독 콘서트 '겨울나라의 러블리즈'를 가진 러블리즈는 3일 동안 6600여 명을 동원했다. 이렇게 러블리즈에게는 충성도 높은, 두터운 팬덤이 있다. 러블리즈는 객관적 지표에서 1위를 해도 이상하지 않은 위치까지 오른 것이다. 그동안 1위를 못했던 것은 음반판매량의 증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음원순위 때문이었다. 대중들이 러블리즈의 곡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아츄'같이, 음원차트 순위에서 경쟁할 곡이 없었다는 방증이다.

그런데 이번 앨범 타이틀 '지금, 우리'는 '아츄'의 경우처럼 역주행과 롱런을 이어갈 대중성이 있는 곡이라는 평가와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16일 러블리즈는 '지금, 우리'로 마침내 1위를 한 것이다.

가수는 노래를 따라간다

'지금, 우리'는 윤상-원피스팀과 서지음 작사가의 황금조합이 다시 만난 곡이다. 이들은 '아츄'에서 함께한 바 있다. 서지음 작사가는 '지금, 우리' 가사에서 마침내 이루어진 사랑에 대해 믿겨지지 않고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은 감정을, 특유의 섬세함으로 표현했다. 외국어 없이 순한글로만 작성된 가사는 마치 시와도 같다.

16일 러블리즈가 '더 쇼'에서 1위를 하자, '가수는 노래를 따라간다'는 속설을 다시금 입증했다는 누리꾼들의 댓글이 쏟아졌다. 즉, 1위가 발표되자 어안이 벙벙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러블리즈의 모습은 '지금, 우리'의 가사처럼 1위를 한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지금, 우리'의 가사에서도 '솔직히 좀 실감이 안 나서... 온 세상이 막 어지럽던 그 순간... 꿈일까? 아닐까? 몽롱한 기분인 걸... 어떡해 진짠가 봐...' 등의 가사로 마침내 이루어진 꿈과 같은 상황을 표현했던 것이다.

'아츄'가 처음부터 안정된 차트순위를 기록했던 것은 아니다. 2015년 11월 마리텔에 윤상과 러블리즈 멤버 케이,류수정이 함께 출연하면서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그 뒤 '아츄'는 방송국을 가리지 않고 나오며 스테디셀러가 됐다.

당장 16일 러블리즈는 1위를 한 뒤, 한동안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음원 사이트에서도 급상승하며, 멜론에서는 50위권 입성 직전까지 갔다. 러블리즈의 '지금, 우리'가 16일 '더 쇼'의 1위를 통해 '아츄'처럼 스테디셀러로 가게 되는 계기가 될지 시선이 모아진다.

러블리즈 러블리즈 더 쇼 1위 지금,우리 윤상 원피스팀 서지음 작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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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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