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옥자>의 기자간담회가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열렸다.

<옥자>의 봉준호 감독. ⓒ 넷플릭스


 영화 <옥자>의 기자간담회가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열렸다.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 책임자 ⓒ 넷플릭스


제70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가 국내 극장에서 상영 기간의 제한 없이 관객과 만난다.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가 투자한 작품인 만큼 배급 방식에 궁금증이 컸던 상황.

15일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 책임자는 "미국에선 6월 28일, 시차를 따지면 한국은 29일 동시 개봉하게 됐다"며 "190개 국에 동시에 풀리는데 한국 극장에서도 함께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배급을 맡은 NEW의 김우택 대표는 "큰 관심사였던 상영기간에는 제한을 받지 않고 (일반 영화처럼) 무제한으로 개봉한다"며 "아직 극장수를 말하기엔 이르지만 개봉일까지 극장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옥자>는 칸 영화제 진출 발표 당시 프랑스 극장연합회가 상영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경쟁 부문에서 제외해달라는 입장을 밝히는 등 악재를 겪었다. 칸 영화제 측은 중간 조율을 시도했으나 결국 올해 초청작으로는 인정하되 내년부턴 극장에 개봉하지 않는 영화는 경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프랑스에선 극장 개봉 후 3년 뒤 인터넷 스트리밍 등의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극장 개봉 반대하는 거 아냐"

 영화 <옥자>의 스틸 이미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이 작품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화 <옥자>의 스틸 이미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이 작품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넷플릭스


현장에선 관련 질문이 이어졌다. 칸영화제 논란에 대해 테드 사란도스는 "칸 영화제는 뛰어난 작품만 초대하는 역사가 있고, 그래서 <옥자>를 택했을 것"이라면서 "배급 상황과는 무관하게 우리 작품을 선정했다. 사실 그간 프랑스에서 배급하지 않는 영화도 칸 영화제에서 택한 적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사란도스는 "예술을 소개하는 장이고, 우리 역시 <옥자>의 예술성과 철학때문에 투자한 것"이라며 "오랜 전통이 있어 변화가 쉽진 않겠지만 우린 앞으로도 뛰어난 작품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은 "넷플릭스의 방식을 당연히 알고 있었고, 처음 투자를 얘기할 때부터 한국과 미국, 영국에서 극장 개봉을 한다는 얘길 나눴다"며 "특히 한국은 굉장히 긍정적으로 개봉한다는 사실을 듣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영화의 유통과 배급도 중요하지만 전 작가이자 연출자이지 않나. 창작의 자유와 편집권을 자유롭게 갖는 게 중요했다. 미국이건 프랑스건 이 정도 예산이면 감독에게 전권을 주는 경우 없다. 스콜세지나 스필버그 같은 분 아니면 말이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영화가 개봉 시점인데 사실 스트리밍 서비스와 극장 상영이 공존할 수 있다고 본다. 

그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 같다. 여기 테드 형님도 가족들과 극장에 갈 거 아닌가. 여러분 중에 넷플릭스에 가입한 분들도 많을 거고. 영화를 볼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이 있잖나. 그런 과정에서 난 작은 소동이지 심각하게 볼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름답게 풀어나가지 않을까? 예전 어떤 영화에서 'TV가 나왔기에 극장은 죽었어'라는 대사를 들은 적 있다. 근데 오늘 날 이렇게 공존하고 있잖나."

 영화 <옥자>의 기자간담회가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열렸다.

영화 <옥자> 기자간담회 ⓒ 넷플릭스


이 말에 테드 사란도스는 "극장 상영에 절대 반대하는 게 아니라 모든 영화가 극장과 동시 개봉하길 원하는 것"이라며 "극장 쪽 입장은 다를 수 있지만 상호 배제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전 세계 사람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갖게 하는 게 우리의 꿈"이라 설명했다.

영화 <옥자>는 산골에서 10년 간 미자와 함께 지낸 수수께끼 동물 옥자가 어느 날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개봉에 앞서 칸 영화제에선 오는 18일 전세계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옥자 봉준호 칸영화제 틸다스윈튼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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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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