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NC 안방을 지켰던 김태군이 군입대로 자리를 비워야 할 시기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도 이미 오래 전부터 이를 대비하기 위해 준비하고 고민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고민은 해결되지 않았고 오히려 고민은 더욱 커지기만 했다.

지난 주말 kt와의 3연전에서 김태군이 두 차례 선발 포수로 나섰다. 13일 김태군이 6회말 수비 도중 파울팁 타구에 발을 맞았고, 통증을 호소해 14일 경기에서는 선수 보호 차원으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그 대신 김태우가 개막 이후 처음으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는데, 김태군의 공백이 너무나 커 보였다.

여러 장면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김태군이 있을 때와 없을 때 투수 리드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절감하게 했다. 이날 패배로 kt를 상대로 1승 2패를 기록한 NC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한 주를 마무리했고 4위 두산의 추격이 시작되면서 갈 길이 더 바빠졌다.

 김경문 감독은 김태군의 후계자로 김태우를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 김태군의 무게감을 대신하기엔 역부족이다. NC의 고민은 여전히 진행형에 있다.

김경문 감독은 김태군의 후계자로 김태우를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 김태군의 무게감을 대신하기엔 역부족이다. NC의 고민은 여전히 진행형에 있다. ⓒ NC 다이노스


포스트 김태군, 아직 갈 길이 먼 김태우

당장 올시즌만 놓고 봐도 김태군이 짊어져야 할 짐의 무게가 다른 팀의 주전 포수들과 비교했을 때 더 무거울 수밖에 없다. LG는 유강남과 정상호, KIA는 김민식과 한승택, 두산은 양의지와 박세혁 등 상위권에 올라와 있는 팀들은 이렇게 확실한 2인 포수 체제를 갖췄다. 백업 포수들의 기량도 나쁘지 않다.

반면 선두권에 속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NC의 안방 사정은 다른 팀들보다 좋지 못하다. 김태군이라는 선발 포수가 있지만 여전히 제 2의 김태군을 찾지 못했다. 이는 지난해와 별반 달라진 게 없는 상황이다. 용덕한이 은퇴하고 나서 공석이 된 백업 포수 자리를 놓고 신진호, 박광열 등이 스프링캠프부터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가 없었다.

최근 김경문 감독은 '포스트 김태군'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도 김태우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청에서 돌아온 김태우는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59경기에 출전해 97타수 24안타 6홈런 17타점 타율 .247(2할4푼7리)를 기록했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출발했고, 21경기 동안 46타수 14안타 1홈런 13타점 타율 .304(3할4리)를 기록해 가능성을 보여줬다. 퓨처스리그에서의 활약 덕분에 김경문 감독이 1군에서 활약할 기회를 부여했지만, 올시즌 첫 선발 출전 경기에서 아쉬운 플레이만 남겼다.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줬다.

14일 이재학과 호흡을 맞췄던 김태우는 경기 초반부터 악몽을 맞이했다. 2회말 1사 1, 3루 볼카운트 3-2에서 이해창이 삼진을 당한 이후 1루 주자 박기혁의 스타트에 2루에 송구를 시도했다. 그런데 송구한 공이 2루수 옆을 빠져나갔고 그 사이에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뒤이어 3회말에는 1사 3루 박경수의 타구 때 3루 주자 이대형이 런다운에 걸렸는데 김태우가 주자를 몰고 가는 과정에서 이대형의 귀루를 허용했다. 3루수 박석민에게 공을 던졌어야 했는데 갈팡질팡하다가 타자 주자의 2루 출루까지 허용했다. 후속 타자 이진영이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순식간에 네 점 차로 벌어졌고, 경기 초반에 나온 김태우의 실책 두 개로 두 팀의 희비까지 엇갈렸다.

 김태우에게는 혹독한 날로 기억될 5월 14일. 그러나 김태군의 의존도를 서서히 줄여가면서 내년과 내후년을 대비해야 하는 NC 입장에서는 '포스트 김태군'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

김태우에게는 혹독한 날로 기억될 5월 14일. 그러나 김태군의 의존도를 서서히 줄여가면서 내년과 내후년을 대비해야 하는 NC 입장에서는 '포스트 김태군'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 ⓒ NC 다이노스


여전히 진행형에 있는 지난 겨울의 고민, NC 안방 사정은 언제쯤 나아질까

현재까지 고양 다이노스(퓨처스 팀)에서 경기에 나선 선수는 총 네 명이다. 박광열, 박세웅, 김태우, 김도환 가운데 올시즌 1군 기록이 있는 선수는 박광열과 김태우 두 명이다. 지난 겨울 NC 안방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던 신진호는 발목 부상으로 경쟁자들보다 시즌을 늦게 시작했고, 아직 퓨처스 기록이 없다. 당장 1군에서 볼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태군은 올시즌이 끝나면 반드시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다. 주전 포수 자리는 공석이 되고 백업 포수들 가운데 누군가는 김태군의 자리를 대신해야 하는 상황이 찾아오게 된다. 2013년 1군 진입 첫 해부터 NC의 안방을 지켰던 그의 공백은 나성범이나 박민우 등 팀 내 다른 주전 야수들 못지않게 크게 느껴진다.

부상으로 잠시 쉬었을 뿐인데 벌써부터 내년과 내후년 NC 안방 사정에 대한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35경기 동안 103타수 27타수 8타점 타율 .262(2할6푼2리) 도루저지율 .240(2할4푼), 다른 팀 주전 포수들보다는 낮은 수치이지만 그래도 김태군은 팀의 3년 연속 가을야구의 선봉장이었다.

불투명한 미래와 그에 따른 우려가 현실이 되는 것일까. 스프링캠프부터 대비를 했음에도 코칭스태프가 원하는 대로 안방 사정이 개선되지 않았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이러한 공백은 꽤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아직 그 문제에 해답을 제시할 포수는 나타나지 않았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자료 출처 = KBO 기록실)
프로야구 KBO리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양식보다는 정갈한 한정식 같은 글을 담아내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