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세네갈과 평가전이 끝난 뒤 열린 U-20 대표팀 출정식에서 신태용 감독이 각오를 말하고 있다.

20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수원, 전주, 인천, 대전, 천안, 제주 등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에는 24개국이 참가하며 기니, 아르헨티나, 잉글랜드와 함께 A조에 속한 우리대표팀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기니와 첫 경기를 치른다.

1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세네갈과 평가전이 끝난 뒤 열린 U-20 대표팀 출정식에서 신태용 감독이 각오를 말하고 있다. 20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수원, 전주, 인천, 대전, 천안, 제주 등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에는 24개국이 참가하며 기니, 아르헨티나, 잉글랜드와 함께 A조에 속한 우리대표팀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기니와 첫 경기를 치른다. ⓒ 연합뉴스


큰 대회를 눈앞에 둔 최종 평가전은 역시 승패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역시 그들은 20살 언저리에 있는 어린 축구 선수들이기에 경기 흐름이 급변할 때 유연한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6일 뒤에 개막하는 본 대회에서 중요한 고비를 몇 차례 넘기 위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장면들이 여러가지 나왔다. 특히, 같은 아프리카 팀인 기니와의 첫 경기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 꼭 필요한 예방주사를 맞은 셈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끌고 있는 20세 이하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14일 오후 3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IFA(국제축구연맹) U-20 남자월드컵 대비 세네갈과의 최종 평가전에서 골잡이 조영욱이 1득점 1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했지만 세트 피스 수비에서 연거푸 실점하며 2-2로 비겼다.

이영표도 극찬한, 믿음직스러운 골잡이 '조영욱'

이 경기를 생중계한 방송국(KBS)의 해설자로 나온 이영표 해설위원은 78분간 뛰면서 1득점 1도움의 빼어난 활약을 펼친 조영욱의 공간 창출 능력을 극찬하며 카메룬 출신의 베테랑 골잡이 사무엘 에투를 자주 언급했다.

왼쪽에 이승우, 오른쪽에 백승호를 두고 가운데 골잡이 역할을 맡은 조영욱은 그만큼 상대 수비수들을 괴롭히는 존재였다. 오프 사이드 함정을 기습적으로 허물며 위험 지역으로 빠져들어가는 움직임이 탁월했다.

행운이 따르기도 했지만 경기 시작 후 18분 만에 만든 선취골 순간부터 조영욱의 공간 침투 능력이 돋보였다. 미드필더 이승모가 찔러준 공을 향해 달려들어간 조영욱은 세네갈 골키퍼 라민 사르가 잘못 걷어낸 공을 가장 먼저 찾아내 빈 골문에 오른발 돌려차기를 정확하게 성공시켰다.

조영욱은 35분에도 역습 과정에서 번뜩이는 오른발 아웃사이드 패스로 동료 골잡이 백승호의 시원한 오른발 추가골을 도왔다. 상대 수비수가 만든 오프 사이드 함정을 어떻게 하면 단번에 무너뜨릴 수 있는가를 잘 가르쳐주는 어시스트 순간이었다.

조영욱은 78분에 하승운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벤치로 돌아올 때까지 세네갈 수비수들을 몹시 괴롭혔다. 그가 상대 수비수 1명을 달고 빠져들어가는 공간 덕분에 양쪽 측면에서 뛴 이승우와 백승호가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하면서 날카로운 대각선 공격을 풀어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세트 피스로 2실점, 닷새 만에 약점 보완할 수 있을까?

신태용호의 공격 트리오 '이승우-조영욱-백승호' 조합은 역시 위력적이었다. 역습 과정에도 역할 분담이 비교적 잘 이루어져 상대 페널티 지역 안쪽에서 좋은 슛 기회를 잡기도 했다. 하지만 추가골, 쐐기골 기회가 찾아온 후반전에 그 결실을 제대로 맺지 못한 문제점은 분명히 곱씹어봐야 할 부분이다.

이승우가 얻은 전반전 역습 득점 기회에서는 드리블 욕심을 부린 나머지 세네갈 수비수의 긴 다리에 걸렸고, 후반전에 얻은 오른발 슛 기회에서는 너무 힘이 들어갔기에 어이없게 뜨고 말았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백승호 대신 들어온 이상헌도 동료들과 짧고 정확한 패스로 상대 골문 근처까지 파고 들어갔지만 마무리가 섬세하지 못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추가골 기회를 이렇게 여러 차례 놓쳤으니 결과가 만족스러울 수 없었다.

특히, 수비면에서 상대의 세트 피스 공격에 크나큰 취약점을 드러냈다. 2실점 모두 세트 피스에 의한 것이었으니 입이 열 개라도 변명의 여지는 없었다. 우선, 위험 지역에서 프리킥을 내주거나 코너킥을 예방하지 못했다는 것부터 곱씹어봐야 한다.

31분에 내준 첫 번째 동점골은 반칙을 저지르지 않아도 될 만한 상황이었기에 더 안타까웠다. 뒤쪽에 우리 수비수들이 충분히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에 다음 과정에서 커버 플레이로 수비가 가능한 부분이었다.

거기서 올라온 세네갈의 프리킥 세트 피스는 체격 조건이 뛰어난 두 선수가 머리로 공을 정확하게 주고받으며 골잡이 이브라히마 니안이 파워 헤더로 성공시켰다. 우리 미드필더 이승모가 함께 솟구쳤지만 쉽게 밀어낼 수 없는 피지컬의 한계를 느껴야 했다.

85분에 내준 두 번째 동점골은 코너킥 세트 피스 상황이었다. 사실 이 실점도 바로 직전 세네갈의 오른쪽 크로스를 너무 쉽게 내준 것, 반대편에서 달려든 상대 선수를 아무도 체크하지 못한 문제점이 겹치며 내준 코너킥이 화근이었다.

첫 번째 동점골 프리킥 세트 피스를 길게 감아넘겨 성공시킨 것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짧게 왼쪽 코너킥을 처리했다. 준비된 바로 그 킥을 향해 솟구친 술레이예 사르의 헤더는 절묘하게 한국 골키퍼 송범근의 키를 넘겼다. 공교롭게도 사르의 마크맨이 첫 번째 동점골을 내줄 때 니안의 마크맨이었던 이승모였다.

한국에도 키다리 수비수 정태욱(194cm) 등이 있기에 세트 피스 수비의 마크맨으로 적극 활용했어야 한다. 상대 팀 요주의 인물을 빠르게 파악하여 세트 피스 수비 대응 상황에서 임기응변을 발휘할 줄 아는 안목도 필요한 것이다.

오는 20일(토) 전주성에서 개막하는 U-20 남자월드컵에서 8강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고 있는 신태용호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 마지막 평가전에서 드러난 공격적 문제점과 세트 피스 수비의 문제점들을 닷새 남은 마무리 훈련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어린 선수들이지만 경기 전체의 흐름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안목도 필요하며 급변하는 경기 양상 속에서 들뜨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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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U-20 남자월드컵 최종 평가전 결과(14일 오후 3시 고양종합운동장)

★ 한국 2-2 세네갈 [득점 : 조영욱(18분), 백승호(35분,도움-조영욱) / 이브라히마 니안(31분), 술레이예 사르(85분)]

◎ 한국 선수들
FW : 이승우(78분↔강지훈), 조영욱(78분↔하승운), 백승호(46분↔이상헌)
MF : 우찬양, 이승모, 이진현, 윤종규(46분↔이유현)
DF : 이상민(78분↔김민호), 김승우(46분↔임민혁), 정태욱(78분↔이정문)
GK : 송범근

◇ 한국 대표팀 U-20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일정
☆ 한국 - 기니 [5월 20일(토)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
☆ 한국 - 아르헨티나 [5월 23일(화)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
☆ 한국 - 잉글랜드 [5월 26일(금)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
축구 U-20 월드컵 신태용 조영욱 세트 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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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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