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가 10곡을 꾹꾹 눌러 담은 정규앨범으로 돌아왔다. 지난 2015년 7집 <칠집싸이다> 이후 1년 6개월 만. 이번 8집 앨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화려한 피처링진이다. 같은 소속사인 지드래곤, 태양, 타블로, 비아이, 바비, 이성경과 블락비의 지코 등이 함께 했다. 풍성함과 더불어, 싸이표의 익살스러운 음악으로 컴백한 8집 < PSY 8TH 4X2=8> 발매기념 기자간담회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렸다.

화려한 피처링군단... "이병헌 인상 깊어"

싸이, 에너지 넘치는 익살  가수 싸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정규 8집 < PSY 8TH 4X2=8 > 발매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며 앨범과 신곡을 소개하고 있다. 정규 8집 < PSY 8TH 4X2=8 >는 7집 1년 6개월 만에 컴백하는 앨범으로 유건형, 박진영, KUSH, 지코, B.I, BOBBY 등의 아티스크들과 혐업하며 익살스러움과 에너지를 담고 있다.

가수 싸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정규 8집 < PSY 8TH 4X2=8 >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이정민


"제작년에 제가 만든 노래를 듣는데 올드하게 들렸다. 가사와 멜로디 등 모두 올드하게 들려서 대체 왜 이러나, 이러면 안 되는데 하고 고민이 됐다. 그 후에 정체돼 있었다."

지나온 슬럼프를 털어놓은 싸이는 극복 과정도 이어서 들려줬다. 이번 앨범의 수록곡 '마지막 장면'을 YG 후배인 아이콘 멤버 비아이와 함께 가사작업 했다. 당시에 싸이는 가사가 너무 안 써져서 가수를 그만둘까 생각도 했다고 한다.

그는 비아이에게 협업을 제안했고 비아이가 "형, 그걸 써보시면 어때요?" 하며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줬다. 그렇게 정체기가 끝났다. 그때 싸이는 한 가지를 깨달았고, 슬럼프도 극복할 수 있었다. 그냥 지금 내가 느끼는 걸 그대로 쓰면 되는데 왜 그렇게 고민했을까 하는 깨달음이었다. 가수를 그만두고 싶으면 그만두고 싶다, 행복하면 행복하다, 이렇게 느끼는 그대로를 가사에 풀면 되는 일이었다. 깨달음 후 가사는 술술 써졌고 모든 게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젊은 피를 수혈했다. 젊은 친구들과 작업하면서 올드하지 않고 잘 만들어진 작품이란 느낌이 오는 결과물들이 나왔다. 원래는 정규앨범을 낼 예정이 아니었는데 곡이 샘솟듯이 나오면서 정규앨범으로 발매하게 됐다."

이번 타이틀곡은 'I LUV IT(아이 러브 잇)'과 '뉴페이스' 두 곡이다. 지코와 싸이가 함께 작사 작곡에 참여한 'I LUV IT' 뮤직비디오에는 배우 이병헌이 출연했다. 싸이는 섭외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기도 했다.

"이병헌씨는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이뤄지는 애드리브 촬영을 싫어한다. 사실 이번에 처음 섭외드린 게 아니었다. 섭외 때마다 시나리오와 콘티가 있는지 요청해왔고, 저는 요청을 받을 때마다 줄곧 '그런 건 없고 그냥 저와 같이 춤추면 된다'고 말해서 성사가 계속 안됐다. 그런데 이번에 좋은 기회에 함께 하게 됐다. 작년 10월쯤 촬영했는데 당시 이병헌씨 영화 <내부자들>이 개봉했을 때라서 그 느낌으로 제 뮤비에도 나왔다. 자신의 촬영분량이 끝나고 집에 가지 않고 남는 등 너무 열심히 임해주셔서 감동받았다."

또다른 수록곡인 'BOMB'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다. 원래 박진영이 <무한도전> 가요제 때 줬다가 유재석에게 거절당한 곡인데 싸이가 듣고 너무 좋아서 박진영에게 달라고 해서 받았다.

'비판'은 좋아하지만 '비난'은 싫다

싸이 컴백! 가수 싸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정규 8집 < PSY 8TH 4X2=8 > 발매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정규 8집 < PSY 8TH 4X2=8 >는 7집 1년 6개월 만에 컴백하는 앨범으로 유건형, 박진영, KUSH, 지코, B.I, BOBBY 등의 아티스크들과 혐업하며 익살스러움과 에너지를 담고 있다.

싸이는 솔직하면서도 화려한 입담을 선보였다. ⓒ 이정민


지드래곤이 피처링한 '팩트폭행'은 싸이가 아끼는 곡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곡 설명 보도자료에 "싸이가 자신을 둘러싼 고정관념과 비방에 대한 진솔한 심정을 담은 곡"이라고 적혀있는 것을 보고 싸이는 수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싸이는 "저는 비판과 비방은 좋아한다, 다만 비난을 싫어할 뿐이다"고 말했다.

"저의 경우 매체를 통해서 만나고 소통하는 게 대부분이기 때문에 가끔은 제 본의가 굴절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말이란 게 한 다리를 건너다보면 그럴 수 있다. 직접 확인되지 않은 수군거림에 대한 제 생각을 가사로 썼다. 저는 댓글을 굉장히 정성스럽게 읽는다. 비판은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하며 적극 반영한다. 하지만 비난은 싫다. "이 돼지야!" 하고 쓰시는 건 비난이다. 난 춤을 춰도 살이 안 빠지는데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이런 건 받아들일 수 없다."

싸이는 '팩트폭행'에 대해 계속 설명하며 "이 곡은 시작 15초 안에 이미 심의가 걸리는 곡"이라서 심의를 넣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저를 처음부터 좋아했던 골수팬들은 제게 늘 '당신의 힙합정신은 어디갔느냐'며 실망하시는데 그분들이 들으면 '그래, 넌 바로 이거지' 하실 노래"라고 소개했다. "이슈를 위한 욕, 욕을 위한 욕은 아니고 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욕을 넣었다"고 말했다. 싸이 자신뿐 아니라 YG의 양현석 사장도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고 한다.

초심 찾기와 해외 의식 안하기... 이거 안 되더라


싸이 컴백! 가수 싸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정규 8집 < PSY 8TH 4X2=8 > 발매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정규 8집 < PSY 8TH 4X2=8 >는 7집 1년 6개월 만에 컴백하는 앨범으로 유건형, 박진영, KUSH, 지코, B.I, BOBBY 등의 아티스크들과 혐업하며 익살스러움과 에너지를 담고 있다.

싸이의 정규 8집 < PSY 8TH 4X2=8 >에는 싸이 특유의 익살이 담겨있다. ⓒ 이정민


"초심을 찾겠다, 부담 안갖겠다, 해외의식 안하겠다... 이거 다 못하겠더라. 안되더라."

싸이는 솔직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초심 찾는 게 힘들어 '본심'대로 한다며 수려한 말솜씨로 근황을 말했다. 2012년, '강남스타일'이 전세계적으로 폭발적 인기를 누렸던 터라 그후 해외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는 '강남스타일'의 인기가 자신에게 트로피 같은 것이라고 말하며 유튜브 순위에서 내려오더라도 관계 없다고 덧붙였다.

"'강남스타일'은 웃자고 만들었는데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미 충분히 오랜 기간 영광스러웠다. 2012년에 워낙 많이 나와서 지금 '강남스타일' 이야기를 꺼내면 '언제적 강남스타일'이냐고 피로감을 느끼는 분들도 많은 것 같다."

싸이는 자신이 '엽기가수'로 시작해서 그래도 16년 동안 꾸준히 음악을 해온 데 자부심을 드러내며 "이 친구, 음악 좀 늘었네"란 이야기를 듣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 마디 + 특혜의혹에 대한 해명

싸이, 에너지 넘치는 익살  가수 싸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정규 8집 < PSY 8TH 4X2=8 > 발매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며 앨범과 신곡을 소개하고 있다. 정규 8집 < PSY 8TH 4X2=8 >는 7집 1년 6개월 만에 컴백하는 앨범으로 유건형, 박진영, KUSH, 지코, B.I, BOBBY 등의 아티스크들과 혐업하며 익살스러움과 에너지를 담고 있다.

싸이는 이날 간담회에서 기자들로부터 날카로운 질문을 받았다. ⓒ 이정민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부탁에 싸이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저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너무나도 멋지고 활기차고 서로 소통이 잘 되는 나라, 많은 이들이 여러가지 일들로 잃었던 웃음을 찾을 수 있는 그런 나라를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

또 작년 말, 어수선한 정국 속에서 최순실 게이트 관련 특혜의혹이 불거진 것에 대해 묻자 싸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답했다.

"앨범 발매일이 연기된 것도 그것(특혜이슈) 때문이 아니라, 신나는 노래를 그 상황에서 부르려니 좋아해주실 분도 없을 것 같고 내가 바보 같아서 미뤘을 뿐이다. 저 또한 신나지 않았다. 또, 오늘 앨범을 발표하는 것도 의도된 건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신나게 들어주실 수 있는 상황이 된 것 같아서 오늘로 날을 정하게 됐다. 제가 해드릴 일은 신나게 해드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싸이 8집 YG 지드래곤 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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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주는 기쁨과 쓸쓸함. 그 모든 위안.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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