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 [편집자말]
이른바 '행사'는 유독 한국에서만 특화된, 가수들의 주활동 무대 중 하나다. 기업체, 사회단체 주최 행사를 비롯해서 대학교, 각종 지역자치단체에서 숫자를 세기 어려울 만큼 행사가 열린다. 행사를 통해 1년 365일 전국 방방곡곡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의 무대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올해는 비교적 빨리 진행된 대선의 영향으로 인해 당초 4~5월 열리던 몇몇 행사/축제들이 늦춰지면서 예년 대비 행사 시장에서 찬바람이 불기도 했다. 하지만 5월 황금 연휴 전후로 여전히 많은 곳에선 다양한 행사들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2~3년 사이 행사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오른 마마무.  빼어난 가창력과 입담으로 대학 및 지역 축제 무대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2~3년 사이 행사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오른 마마무. 빼어난 가창력과 입담으로 대학 및 지역 축제 무대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 RBW


비록 예산 낭비 등 비판의 목소리도 높은 게 사실이지만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중 문화를 직접 접하기 어려운 지역민들의 입장에선 반갑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들의 무대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 행사는 여전히 시민들의 환영 속에 매년 시행되고 있다.

최근엔 해당 축제가 열리는 지역에 살지 않더라도 소위 '직캠러'라고 불리는 전문 촬영 마니아들이 찍은 다양한 현장 동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지난 2014년 EXID, 2015년 여자친구 등 몇몇 아이돌 그룹의 직캠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몇년 사이 이런 영상들이 예전 대비 부쩍 늘어났다. 덕분에 요즘 행사 시장에서 활발히 움직이는 가수 및 그룹들의 현황도 유튜브를 통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유투브에 등장한 다양한 직캠 영상들을 토대로 최근 굵직한 지역 무대에서 주목받는 가수는 과연 어떤 팀들이 있는지 살펴보겠다.

우주소녀, 마마무, 구구단 등 걸그룹 대세... 트로트 가수들도 인기

지난주에는 유독 광역 지자체 주최 체육대회가 연이여 열려 다양한 볼거리를 지역 주민들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경기도(화성)를 시작으로 28일엔 경북(영천), 전북(부안), 경남(김해) 도민체육대회 등이 줄지어 개막식을 가졌다.

최근 다양한 행사 직캠으로 유튜브 상에서 부쩍 주목도를 높이는 팀은 데뷔 2년차 걸그룹 우주소녀다. CF모델로 활동 중인 모바일 게임 콘서트를 시작으로 경기, 전북, 경북 도민체전 등 행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지난달 28일에는 경북-전북 체전 공연을 동시에 소화하는 강행군을 펼치기도 했다.

빼어난 실력 + 전문 MC 못잖은 입담으로 최근 2~3년 사이 행사 시장의 강자로 등장한 마마무 역시 올해도 멋진 무대를 선사하고 있다. 경기도민체전을 비롯해 게임 관련 축제(송도) 등 다양한 장소를 아우르며 쉴 틈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 또 다른 데뷔 2년차 그룹 구구단도 최근 유튜브 상에서 자주 발견되는 행사 시장의 신흥 세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13인조 걸그룹 우주소녀.  최근 광역 지자체 행사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13인조 걸그룹 우주소녀. 최근 광역 지자체 행사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반면 보이그룹의 경우, 해외시장 활동에 주력하는 팀들이 많은 탓에 생각만큼 다양한 지역 행사에서 모습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그런 와중에도 B1A4, 인피니트, 갓세븐, 세븐틴 등이 앞서 언급된 지역체전을 중심으로 큰 규모의 무대에서 대중들과 만남을 가졌다.

어르신들 중심의 지역 행사에선 빠질 수 없는 트로트 가수들도 여전히 나름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행사의 여왕' 장윤정, 홍진영 등을 비롯해서 설하윤, 지원이 등 신예들이 그 주인공.

한편 5월 이후 대거 열리는 대학 축제를 비롯해서 게임, 클럽 등 20대 관객 위주 무대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힙합 계열 음악인들은 상대적으로 지자체 행사에선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장비 고급화에 따른 4K 영상 등장... 저작권 등 여전히 숙제

보통 '직캠러'들은 풀HD(1920x1080)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DSLR 및 미러리스 카메라를 비롯해서 캠코더, 드물지만 경우에 따라선 아이폰 등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다양한 영상을 담아내고 있다.

요즘 들어선 각종 기기의 업그레이드가 이뤄진 덕분에 기존 HD화질을 훌쩍 뛰어넘는 3840x2160 해상도인 4K 촬영물을 유튜브에서 선보이고 있다. 4K 촬영이 가능한 파나소닉 GH4를 비롯해 SONY FDR-AXP55 핸디캠 등이 여러 행사장에서 쉽게 목격되는 인기 장비들이다. 덕분에 경우에 따라선 기존 TV 음악 방송보다 훨씬 고화질의 무대 영상을 유튜브 등을 통해 감상할 수 있어 해당 가수의 팬들로 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해결되어야 할 숙제도 있다. 바로 저작권, 초상권 등의 문제가 그것이다. 엄밀히 따지면 유튜브에 올라오는 대부분의 직캠들은 해당 가수의 초상권 및 영상 속 등장하는 노래에 대한 저작권 등에 대한 동의 없이 제공되는 영상물들이다. 외국의 일부 음악인들은 소속사 등을 통해서 자신의 공연 무단 촬영물에 대해 유튜브 상에서 철저히 차단 및 삭제 등의 정책을 강하게 적용하기도 한다.

반면 우리나라에선 외국과 달리, 이들 영상물을 통해 가수에 대한 홍보도 이뤄진다는 이유로 거의 묵인하는 실정이다. 일부 기획사가 수년간 자사 가수에 대한 유튜브 직캠 영상에 대해 삭제 등 제약을 가해오다 국내 및 해외 팬들의 반발에 부딪혀 얼마전 결국 단속을 포기한 사례도 이런 이유에서 비롯되었다.

최근에도 촬영물 내용에 대해 일부 직캠러와 기획사간 마찰을 빚기도 했다는 소문도 여전히 전해지는 터라, 이 부분에 대해선 합리적인 가이드라인 등이 마련되길 희망해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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