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츠: 오>의 한장면

<간츠: 오>의 한장면ⓒ (주)미디어캐슬


도쿄에서 어린 남동생과 단 둘이 살고 있는 고등학생 카토. 그는 어느 날 지하철역에서 위험에 빠진 시민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고 만다. 돌연 알 수 없는 아파트의 한 방 안에서 눈을 뜬 그는 자신이 '간츠'라는 알 수 없는 검은 구체에 의해 부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중년 남성 스즈키와 인기 걸그룹 멤버 레이카, 그리고 냉소적인 청년 니시까지. 카토는 검은 슈트 차림의 낯선 세 사람과 팀을 이루게 되고, 돌연 요괴 '누라리횬'을 소탕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아 이들과 함께 오사카로 보내진다. 규칙은 "정해진 시간 내에 죽지 않고 임무를 완수해야만 살아 돌아갈 수 있다"는 것 뿐. 그렇게 카토 일행은 요괴들의 출몰로 생지옥이 된 오사카에서 처절한 서바이벌 게임에 나선다.

영화 <간츠:오>는 일본 SF 코믹스 <간츠>와 맥을 같이하는 작품이다. 2000년부터 2013년까지 연재된 이 만화는 전세계 2100만부의 누적발행부수를 기록한 히트작이다. 2004년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2011년 두 편의 실사 영화로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에는 '오사카 전투편' 에피소드를 3D 애니메이션으로 영화화했다. 베니스국제영화제, 시체스영화제, 도쿄국제영화제, 브뤼셀 판타스틱 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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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츠: 오>의 한장면ⓒ (주)미디어캐슬


임무와 포상이 존재하고 성장이나 부활마저도 가능한 극 중 세계는 그 자체로 게임 속 세계와 다르지 않다. 임무를 완수하면 각자 활약에 따라 점수를 얻고, 그 점수를 이용해 무기를 업그레이드하거나 죽은 동료를 부활시킬 수 있다. 심지어 100점을 모으면 게임 클리어, 그러니까 모든 걸 잊고 다시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도 가능하다. "원작 만화의 죽음, 정의, 폭력 등 근본적인 테마를 밀도 있게 다룬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엔터테인먼트 작품으로 완성하고 싶었다." 연출을 맡은 카와무라 야스시 감독의 말이다.

카토를 비롯한 간츠 도쿄팀이 오사카에서 요괴들과 맞서 싸우는 단순한 플롯은 그럼에도 흡인력이 상당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건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던 카토가 아수라장 속에 놓여진 뒤 겪는 혼란이다. 무자비한 적 앞에서 살아남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동료들, 그리고 강력한 무기로 무장한 채 생존 게임을 즐기는 오사카 팀의 베테랑 간츠 멤버들. 이들 한가운데에 선 카토가 공포를 무릅쓰고 동료와 시민을 지키려 힘을 다하는 전개는 나약하지만 정의감을 지닌 그의 성장 서사로도 비친다. 이는 피가 난무하는 지리멸렬한 서사 속에서 한줄기 빛이 되어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힘이기도 하다.

3D 애니메이션의 강점을 제대로 살려낸 영화의 만듦새는 SF 액션 장르 특유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부각한다. 몸에 딱 달라붙는 검은 수트 덕에 간츠 멤버들의 화려한 액션 신들을 한층 더 돋보이고, 모션 캡처를 이용해 연출된 움직임 또한 실사 영화 못지 않을 만큼 사실적이다. 여기에 도쿄 시부야, 오사카 도톤보리 등 실제 로케이션을 재현한 거리 곳곳은 기시감과 을씨년스런 분위기를 동시에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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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무엇보다 강렬하게 남는 건 오사카 임무의 '끝판왕' 요괴 누라리횬이다. 아무리 강력한 무기에 몸이 잘리고 찢겨도 죽지 않는 그의 위압감은 여느 아케이드 게임 속 보스와 다르지 않다. 특히 작은 몸집의 노인으로 시작해 <데스노트> 속 사신을 연상시키는 괴수, 나아가 수많은 여체로 뒤덮인 괴물체 등으로 변신하는 누라리횬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경악스러울 정도다. 영화 말미 카토와 누라리횬의 대결이 영화의 클라이맥스 역할을 톡톡히 하는 건 그 덕분이기도 하다. 이 와중에 카토와 팀워크를 발휘하는 여성 캐릭터 레이카와 안즈 또한 히로인이자 신 스틸러로서 부족함이 없다. 오는 1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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