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열기가 점점 고조되고 있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들의 투표 독려는 이런 분위기에 늘 한 몫 해왔다. 이번 19대 대통령선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0509 장미 프로젝트' 캠페인일 것이다. 무협찬, 무단체, 노개런티로 50명의 스타들이 참여해 만든 투표독려 영상인데, 후보의 이미지에 의존하는 투표가 아닌 공약과 정책을 숙지한 투표를 권하는 메시지가 담겼다. 조회수는 이미 200만을 돌파했다.

특정 후보지지 문화예술인, 견제 받는 현실

임경선 작가 임경선 작가가 독자로부터 받은 SNS 멘션. 임 작가의 책에 꽂힌 식칼이 위협적이다.

임경선 작가가 독자로부터 받은 SNS 멘션. 임 작가의 책에 꽂힌 식칼이 위협적이다. ⓒ 임경선 SNS


이런 공개적 방식이 아니더라도 개인 SNS를 통해 투표를 독려하는 스타도 많다. SNS가 보다 활성화됨에 따라 투표 인증샷을 게재하는 건 이제 자연스러운 '투표 문화'처럼 자리 잡았다. 투표 독려에서 한발 더 나아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게재하는 스타들도 있다.

지난 25일 시나위 멤버 신대철은 문재인 후보 지지 의사를 자신의 SNS에 밝혔다. "지금까지 그 어떤 선거에서도 특정후보를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해본 적이 없지만 문 후보를 지지하게 된 이유는 그가 내세운 문화정책 기조 때문"이란 글을 게재했다. '미생' 윤태호 작가와 사물놀이의 김덕수, 김성한 전 타이거즈 감독, 요리 칼럼니스트 황교익 등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가수 전인권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공개 지지했고, 박찬욱 장항준 임순례 감독과 소설가 손아람 씨 등은 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스타들은 타후보를 지지하는 이들로부터 공격적인 피드백을 받기도 한다. 전인권은 안철수 지지 후, 5월 초에 예정된 콘서트 티켓 환불 요청이 이어졌다. 게다가 지난 26일에는 히트곡 '걱정 말아요 그대'가 독일 밴드 블랙 푀스의 1971년 발표곡 '드링크 도흐 아이네 멧'을 표절했다는 의문이 제기돼 뭇매를 맞고 있다. 타후보 지지자가 이 의혹을 '이 시점'에 제기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따르는 것. 황교익은 KBS로부터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분은 출연이 어렵다는 결정이 났다"는 통보를 받아 방송 출연이 무산됐다.

에세이 <태도에 관하여>를 쓴 임경선 작가는 자신의 SNS에 안철수 후보 지지 선언을 한 이후로 타 후보 지지자들로부터 SNS 상에서 공격당했다. 한 독자가 임 작가의 책들을 모아놓고 식칼을 꽂은 사진을 올리며 "잘가라! 돈 시간 아깝다!" 라는 멘션을 보냈고, 임 작가는 이를 지난 26일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 그는 "다른 후보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지난번의 언어 성폭력 가해에 이어 이런 칼부림 협박 멘션을 받는 건 저 하나로 부디 끝나기를 바란다. 공지영 작가님이나 황현산 선생님께는 이런 행동을 하지 말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공지영-황현산 작가는 앞서 문 후보 지지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SNS로 흥한 스타는 없어도, 망한 스타는 많다

 예정화는 자신의 SNS에 올린 이 사진으로 매화훼손 논란에 휩싸였다.

예정화는 자신의 SNS에 올린 이 사진으로 매화훼손 논란에 휩싸였다. ⓒ 예정화 SNS


얼마 전 방송인 예정화는 자신의 SNS에 꽃가지를 들고 찍은 사진을 올려 질타 받았다. 전주 경기전 앞에서 화보촬영한 예정화는 매화나무를 보호하는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었는데 손에 든 가지가 와룡매의 가지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와룡매'는 100년 안팎의 수령으로 추정되는 귀한 종이라 뭇매는 더욱 거셌다. 굳이 SNS에 사진을 올려 비난을 자초한 셈이다. 예정화는 전부터 SNS에 자신의 '몸짱 사진'을 활발히 올린 바 있다.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이름을 대중에게 알렸기에, 예정화는 SNS의 달콤함과 쓴맛을 동시에 맛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축구선수 기성용도 과거 SNS를 통해 거침없는 벌언으로 대중의 비난을 받았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리더는 묵직해야 한다. 그리고 안아줄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을 적으로 만드는 건 리더의 자격이 없다'는 글을 남긴 바 있는데, 이는 맥락상 최강희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을 공개적으로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돼 질타 받았다. 앞서 그는 '답답하면 너희들이 가서뛰던지'라는 글을 올려 뭇매를 맞은 과거가 축적돼 있었기에, 비난은 더욱 가중됐다.

누구나 SNS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밝힐 수 있다. 이분법적인 관점으로 SNS가 좋다, 나쁘다를 논의하는 건 이미 식상해진 패턴이다. 게시자뿐 아니라 댓글을 다는 누리꾼 역시 자신의 말에 책임져야 함이 옳다. 한 가지 분명한 건, SNS가 공개적인 '싸움판'으로 변모되는 풍경은 모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것이다. 대선을 앞둔 지금, SNS는 더욱 예민한 공간이 아닐 수 없다. 타인의 생각을 존중하는 문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SNS는 독일 뿐이다.

SNS 대선 투표 선거 예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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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주는 기쁨과 쓸쓸함. 그 모든 위안.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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