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의 두 팀이 드디어 만난다. 프로야구 1위 기아 타이거즈와 2위 NC가 28일부터 광주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주말 3연전을 통해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펼친다. 양팀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1위 자리가 바뀔 수도 있는 중요한 일전이다.

두 팀의 대결은 4월을 마감하는 최고의 빅매치로 꼽힌다. 기아와 NC 모두 올 시즌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당초 3연패를 노리던 디펜딩챔피언 두산이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선두권에 기아와 NC가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지난해 와일드카드로 5년 만의 5강 무대를 밟았던 기아는 올 시즌 활발한 전력 보강으로 더욱 탄탄해진 전력을 구축했다. 4번타자 최형우를 FA로 영입하면서 중심타선의 무게감을 높였고  내부 FA 나지완과 양현종도 모두 붙잡았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선빈-안치홍의 복귀로 키스톤콤비가 부활했다. 새 외국인투수 팻 딘과 4선발 임기영의 발굴도 성공적이다.

'막강 선발' 기아-'파죽지세' NC

 지난 2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 KIA의 시범경기. KIA 선발투수 양현종이 역투하고 있다.

지난 3월 2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 KIA의 시범경기. KIA 선발투수 양현종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기아의 최대 강점은 역시 막강한 선발진이다. 헥터(5승 자책점 1.22)-양현종(4승 1.30)-팻딘(2승 1패 3.18)에 임기영(3승 2.00)까지 가세한 막강한 선발진은 팀이 거둔 17승 중 무려 14승을 합작했다. 퀄리티스타트(QS)도 15회로 10개구단 중 전체 1위다. 지난해 두산의 판타스틱4(니퍼트-보우덴-장원준-유희관)에 버금가는 탄탄한 '선발야구'를 보여주고 있다.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베테랑 윤석민이나 김진우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기아는 지난 14일 광주 넥센전 이후 줄곧 선두를 지키고 있다. 2013년 이후 4년 만이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연패를 당하지 않은 꾸준함도 돋보인다. 25일부터 삼성과의 지난 주중 3연전을 스윕하는 동안에는 42안타 4홈런 34득점을 뽑아내며 타선도 폭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맞서는 NC의 기세도 만만치않다. 지난해 준우승팀 NC는 올시즌 초반에는 다소 주춤하는 듯했으나 4월 중순을 넘기며 팀이 빠른 속도로 정상궤도를 찾아가고 있다. 지난 16일 마산 두산전부터 27일 kt전까지 올시즌 최다인 파죽의 9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승 시작 전까지 6승 7패도 5할에도 못미치는 승률을 기록했던 NC는 어느덧 2위까지 단숨에 치고 올라왔다. NC의 창단 최다연승 기록은 지난 시즌에도 6월 1일부터 19일까지 기록했던 15연승이다.

 지난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8회초 1사 때 1점 홈런을 쳐낸 NC 스크럭스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지난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8회초 1사 때 1점 홈런을 쳐낸 NC 스크럭스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해까지 NC 투타의 주역이었던 에릭 테임즈와 재크 스튜어트가 팀을 떠나면서 전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새롭게 영입한 새 외국인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타율 .316, 9홈런 19타점)와 선발투수 제프 맨쉽(5승 자책점 1.72)이 빠르게 KBO리그에 녹아들며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고 있다.

고무적인 것은 NC가 현재 최상의 전력이 아닌 상황에서도 무서운 기세로 승수를 쌓아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NC는 시즌 초반 3루수 박석민과 유격수 손시헌, 2루수 박민우 등이 번갈아가며 부상에 시달리며 전력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지석훈-도태훈-이상훈-모창민-장현식-구창모 등의 대체 멤버들이 골고루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오히려 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9승 7패... 상대 전적 NC가 근소한 우위

기아와 NC는 지난 해 상대 전적에서  NC가 9승7패로 근소한 우위를 점했지만 내용상 늘 접전을 펼쳤다. 올시즌 첫 맞대결의 향방도 예측 불허다. 28일 1차전은 홈팀 기아가 에이스 양현종을 내세우며 5선발 장현식(1승, 2.79)이 등판하는 NC에 비하여 선발 싸움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양현종은 NC를 상대로는 2014년 5승 자책점 2.34, 2015년에도 2승2패, 자책점 3.14로 대체로 강한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 2016년에는 2경기에서 1패, 자책점 6.17로 유독 고전한 바 있어서 설욕을 벼르고 있다.

하지만 NC는 29일 2차전부터는 외국인 원투펀치인 에릭 해커-맨쉽이 차례로 등판할 예정이다. 반면 기아의 외국인 투수 헥터와 팻딘은 삼성과의 주중 3연전(26-27일)에 등판했기 때문에 로테이션상 NC전에서는 등판이 어렵다. 기아는 29일에는 부상에서 복귀한 5선발 김진우가 올시즌 첫 선발등판이 예정되어 있고 30일에는 임기영의 등판이 유력해 보인다.

NC로서는 1차전만 잘 넘긴다면 뒤로 갈수록 선발싸움에서는 해볼 만하다. 부상 복귀 이후 아직 완전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는 중심타자 박석민의 타격감각 회복도 중요한 변수다. 박석민은 기아와 양현종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기아는 강한 선발진에 비하여 불펜에 고질적인 약점을 안고 있는 만큼 후반으로 갈수록 NC의 강타선을 상대로 마운드가 얼마나 버텨줄지가 관건이다.

현재 두 팀의 승차는 1.5경기에 불과하다. 주말 3연전 결과에 따라 순위 판도가 또 한번 출렁일 수도 있다. 한창 물들어올 때 노를 더 잘 젓는 팀은 어느 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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