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막내 기자들의 반성문. MBC 막내 기자인 곽동건, 이덕영, 전예지씨는 지난 4일 유투브에 영상을 올렸다. 이들은 "MBC 안에서 젊은 기자들이 맞설 수 있도록 한 번만 힘을 보태달라"고 말했다.

MBC 막내 기자들의 반성문. MBC 막내 기자인 곽동건, 이덕영, 전예지씨는 지난 4일 유투브에 영상을 올렸다. 이들은 "MBC 안에서 젊은 기자들이 맞설 수 있도록 한 번만 힘을 보태달라"고 말했다. ⓒ 이덕영/유투브영상


MBC 사측이 '막내 기자의 반성문'을 올린 기자들에 결국 징계를 내렸다.

지난 26일 MBC 측은 인사위원회를 열어 'MBC 막내 기자의 반성문'이라는 동영상을 올린 이덕영·곽동건·전예지 기자에 징계를 통보했다. 이덕영 기자는 출근정지 10일, 곽동건·전예지 기자는 근신 7일의 징계를 받게 됐다.

이들 MBC 막내 기자 세 명은 올해 1월 경 유튜브로 MBC 뉴스의 현실을 고발하고 시청자들에 "MBC가 다시 정상화될 수 있도록 포기하지 말아달라. 한 번만 더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당시 '반성문' 동영상을 본 MBC 선배 기자 90여 명은 이들의 목소리에 화답하는 다른 동영상을 제작해 MBC 안팎으로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동영상이 올라간 지 4개월 뒤, 돌연 MBC 사측은 회사의 임직원을 근거 없이 비방하고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결정하고 나선 것.

MBC 사측은 또한 미디어 비평지 <미디어오늘> 인터뷰를 '회사의 허가 없이' 응하고 해당 인터뷰서 MBC 임직원을 비방했다는 이유로 송일준 MBC 피디협회장에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언론노조 MBC 본부는 "'회사 및 임직원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했다'는 사유는 모호하다. (인터뷰에 등장한) '탄핵' 관련 다큐멘터리 불방과 안광한 전 사장의 특별퇴직공로금 지급 등은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 널리 알려진 사안이다"라고 사측의 무분별한 징계를 비판했다. 징계를 받은 이들 기자 세 명과 송일준 피디협회장은 모두 이번 인사위 결과에 재심을 청구할 계획이다.

MBC 기자협회는 27일 성명을 내고 "공영방송 MBC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첫 날, 이 징계는 무효화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망가진 뉴스를 살리자는 절규와 몸부림이 징계 대상이라면 이들과 뜻을 같이 하는 모든 기자를 징계하라"며 "한 치의 정당성도 없는 '부당 징계'에 맞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해 함께 행동할 것"이라고 외쳤다.

한편, 언론노조 MBC 본부는 이번 MBC 인사위의 징계 결정을 '표현의 자유'에 반하는 결정이라고 판단했다. 언론노조 MBC 본부는 27일 성명을 내 "오히려 비판 받아 마땅한 대상은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 침해의 소지가 다분한 사규 조항"이라며 "경영진은 헌법상 보장된 가치를 부정하는 사규를 자의적으로 들이대며 보복성 표적 징계를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MBC 본부는 이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노동자의 기본권을 위협하는 사규 조항들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막내 기자의 반성문 MBC 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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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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