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혁오가 청춘의 불안을 고스란히 담은 앨범을 발표했다. <23>이란 이름의 이번 앨범이 특별한 건 두 가지 이유에서다. 하나는 데뷔 후 처음으로 발표하는 '정규' 앨범이란 점이고, 하나는 오혁이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가 벗어난 후 발표한 앨범이란 점이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 한남동 디뮤지엄에서 열린 혁오의 정규앨범 <23> 발매기념 음감회에 다녀왔다.

나의 25살? 동갑 아이유와 완전히 달라

혁오 밴드 혁오가 24일 첫 번째 정규앨범 <23>을 발표했다. 더블 타이틀곡 'TOMBOY(톰보이)'와 '가죽자켓'을 포함하여 'Burning youth(버닝 유쓰)', 'Tokyo Inn(도쿄 인)', 'Wanli万里(완리)' 등 총 12곡이 실렸다. 한국어, 중국어, 영어 가사로 구성된 점이 독특하다.

밴드 혁오가 24일 첫 번째 정규앨범 <23>을 발표했다. 더블 타이틀곡 'TOMBOY(톰보이)'와 '가죽자켓'을 포함하여 총 12곡이 실렸다. ⓒ 두루두루amc


멤버 오혁은 얼마 전 발표된 아이유의 노래 '사랑이 잘'을 함께 만들고 불렀다. 아이유는 자신의 25살에 대해 "이제 좀 나를 알 것 같다"고 말했는데 동갑내기 오혁은 어떨까. 이 질문에 그가 답했다. "저의 25살은... '나 이제 어떡하지?' 이런 느낌이에요. 아이유와 달라요." 오혁은 자신이 가진 불안을 털어놨다.

"불안해요. 근데 왜 불안한지 모르겠어요.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했는데 못 찾았어요." (오혁)

이런 마음을 혁오밴드는 그대로 이번 앨범에 담아냈다. 기존의 공허하고 염세적인 톤을 쭉 이어가고 있다. "새로운 메시지를 가지고 작업하는 게 맞을까, 기존 정서를 마무리하고 넘어가는 게 맞을까 고민했다"는 오혁은 찌꺼기가 남지 않도록 기존 정서를 마저 노래하기로 결심했다. 이번 앨범 톤이 여전히 공허, 염세, 불안인 이유다.

"청춘이란 단어는 크게 두 가지로 저에게 다가와요. 청춘 그 자체가 찬란하고 빛이 나기도 하고, 반면에 흘러가는 존재이기도 하니까 불완전하고 길을 찾아가는 과정에 놓인 것 같아요." (오혁)

앨범을 통해 청춘의 '빛'보다 '그림자'를 담아낸 혁오. 더블타이틀곡 'TOMBOY(톰보이)'와 '가죽자켓'을 포함하여 'Burning youth(버닝 유쓰)', 'Tokyo Inn(도쿄 인)', 'Wanli万里(완리)' 등 총 12곡이 빼곡히 앨범에 실렸다. 한국어, 중국어, 영어 가사로 구성된 점이 독특하다. 영감의 원천을 물었다.

"저희를 '유튜브 세대'라고도 하더라고요. 이전 세대보다 영상을 훨씬 손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타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 같아요. 유튜브 등 여러 매체를 통해서 관심이 있는 것들을 찾아보고 다른 문화권의 음악도 많이 들어서 이런 음악이 나온 것 같아요. 저는 '음악'만 있으면 잘 안 들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퍼포먼스와 아트워크, 무대의상 등을 다 같이 신경쓰고 있어요." (오혁)

혁오의 음악은 대중적이지 않다?

혁오 밴드 혁오가 24일 첫 번째 정규앨범 <23>을 발표했다. 더블 타이틀곡 'TOMBOY(톰보이)'와 '가죽자켓'을 포함하여 'Burning youth(버닝 유쓰)', 'Tokyo Inn(도쿄 인)', 'Wanli万里(완리)' 등 총 12곡이 실렸다. 한국어, 중국어, 영어 가사로 구성된 점이 독특하다.

▲ 혁오 ⓒ 두루두루amc


혁오 밴드 혁오가 24일 첫 번째 정규앨범 <23>을 발표했다. 더블 타이틀곡 'TOMBOY(톰보이)'와 '가죽자켓'을 포함하여 'Burning youth(버닝 유쓰)', 'Tokyo Inn(도쿄 인)', 'Wanli万里(완리)' 등 총 12곡이 실렸다. 한국어, 중국어, 영어 가사로 구성된 점이 독특하다.

▲ 혁오 ⓒ 두루두루amc


음감회에서 혁오는 수록곡 12개를 하나하나 들려주는 데 꽤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만큼 음악 자체로 소통하고 싶은 욕심이 커보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혁오의 노래는 대중적인 범주에 속하진 않는 듯했다. 이에 대한 질문에 오혁이 답했다.

"초반 작업할 때만 해도 대중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작업을 하면 할수록 대중적인 곡이 아닌 것 같기도 했어요. 마스터링까지 마치고 나서는 '아... 이게 대중적인 앨범이 아니구나' 확실히 생각했어요." (오혁)

오혁은 슬럼프를 지나온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슬럼프가 와서 작업을 6개월 쉬었는데 그러다보니 곡이 자연스럽게 우울하고 자조적인 분위기로 나왔어요. 늘 제가 견지하려고 했던 태도가 있는데, 불안하고 우울한 이야기를 하지만 절대 티를 내지 말자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그걸 까먹어서 그렇게 못썼어요. 분노가 담겼는데 그게 (가사보다는) 사운드로 표출된 것 같아요." (오혁)

이번 앨범 이름이 <23>인 것도 슬럼프와 관련 있다. 오혁은 "사실은 작년에 내려고 열심히 준비하던 앨범이라서 준비하던 시기인 23살을 앨범명으로 지었는데 발매가 늦춰졌다"며 "그래도 만으로 아직 23살이라서 제목을 바꾸지 않고 그냥 냈다"고 밝혔다.

혁오 밴드 혁오가 24일 첫 번째 정규앨범 <23>을 발표했다. 더블 타이틀곡 'TOMBOY(톰보이)'와 '가죽자켓'을 포함하여 'Burning youth(버닝 유쓰)', 'Tokyo Inn(도쿄 인)', 'Wanli万里(완리)' 등 총 12곡이 실렸다. 한국어, 중국어, 영어 가사로 구성된 점이 독특하다.

▲ 혁오 ⓒ 두루두루amc


"지난 앨범들의 경우는 메시지는 주되, 결말은 주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이번 경우는 저도 결말을 잘 모르기 때문에 결말을 못 준 앨범이에요. 예전에도 힘들었고 지금도 힘들고... 저도 흘러가는 중이구나 싶어요." (오혁)

혁오는 모든 질문에 솔직하게 답하는 듯했다. 아이유가 줄세우기 중인 음원차트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아이유의 '사랑이 잘'도 이기고 싶고, 지금 1위를 하고 있는 '팔레트'도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1위에 크게 집착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오혁은 "애초에 저희 4명이 시작할 때 멋있는 음악을 하자는 게 모토였다"며 "재미있는 것을 열심히 오래 하자"는 걸 가훈(?)처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 갖고 있는 불안도 돈이나 인기에 관련된 그런 쪽의 불안은 아닌 것 같다"고 스스로 추측하기도 했다.

혁오 밴드 혁오가 24일 첫 번째 정규앨범 <23>을 발표했다. 더블 타이틀곡 'TOMBOY(톰보이)'와 '가죽자켓'을 포함하여 'Burning youth(버닝 유쓰)', 'Tokyo Inn(도쿄 인)', 'Wanli万里(완리)' 등 총 12곡이 실렸다. 한국어, 중국어, 영어 가사로 구성된 점이 독특하다.

▲ 혁오 ⓒ 두루두루amc


혁오 밴드 혁오가 24일 첫 번째 정규앨범 <23>을 발표했다. 더블 타이틀곡 'TOMBOY(톰보이)'와 '가죽자켓'을 포함하여 'Burning youth(버닝 유쓰)', 'Tokyo Inn(도쿄 인)', 'Wanli万里(완리)' 등 총 12곡이 실렸다. 한국어, 중국어, 영어 가사로 구성된 점이 독특하다.

▲ 혁오 ⓒ 두루두루amc



혁오 가죽자켓 톰보이 완리 오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음악이 주는 기쁨과 쓸쓸함. 그 모든 위안.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