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를 맞으며 날 향해 손 흔드는 너를 그려보며
나 한 번 더 힘을 내 달려가
너에게 너에게"
- 달에닿아, '벚꽃 레이스' 중에서

2016년 여름, 어쿠스틱 기타와 건반으로 20·30대의 애틋한 마음을 노랫말에 담아 1집 < Our Things >를 발표한 여성 듀오 달에닿아가 지난 3월, 신곡 '벚꽃 레이스'로 봄을 알리며 돌아왔다.

"작년에 녹음이 한 시간 일찍 끝나 벚꽃을 볼까 해서 여의도를 들렸었어요. 벚꽃이 아름답고 좋아서 벚꽃을 주제로 곡을 써보고 싶다 해서 만든 곡이 벚꽃 레이스에요." (박시민)

달에닿아는 노래하고 기타를 연주하는 박시민, 피아노와 코러스를 담당한 강지연, 고등학교 친구가 십여 년간 함께 인연을 이어오다 2010년에 결성된 팀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만났어요. 학교에서 꽤 인기 있는 동아리 밴드부가 있었는데, 거기서 만났죠. 3년 동안 친하게 지내면서 꿈 이야기를 했어요. 언젠가는 음악을 해보자고요. 그러다 한참 나중에 같이 음악을 하게 되었죠." (강지연)

달에닿아 팀명은 영화 <카모메 식당>을 보고 지었다.

"'다레다 다레다' 노래가 나와요. '누구야?' 의미죠. 처음에는 다레다 말로 팀명을 하고 싶었어요. 모호한 느낌과 발음이 마음에 들었어요. 그런데 일본어로 팀명을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았어요. 그래서 비슷한 한국말, 달에닿아로 장난스럽게 만든 이름입니다.(웃음) 사람들이 듣고 달에 어울리는 서정적인 노래라고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박시민)

"사람의 마음에 다가갈 수 있는"(박시민), "일상생활에 함께할 수 있는"(강지연)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달에닿아를 지난 6일 벚꽃 핀 서울 여의나루에서 만났다.

고등학교 친구에서, 음악적 동지로

 듀오 달에닿아(강지연, 박시민)씨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듀오 달에닿아(강지연, 박시민)씨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광섭


- 고등학교 친구와 음악을 같이 한다는 게 어떤가요?
지연: "계속 같이 지내 왔어요. 일본에서 같이 살았던 적도 있고요. 특별한 감흥은 사실 없는데, 곰곰이 생각하고 돌이켜보면 말도 안 되는 시간을 함께 오래하고 있구나, 신기하고 감사한 것 같아요."

시민: "워낙 오랫동안 같이 있다 보니까 같이 있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라서 생활의 일부 같은 느낌이에요. 다른 사람들이 가질 수 없는 경험이잖아요? 저희는 일도 같이하게 되었고요. 신기한 일이 아닌가 해요."

- '벚꽃 레이스'를 발표했는데, 어떤 노래인가요?
시민: "벚꽃을 보면 기분이 묘해지고 조금 슬프면서 설레기도 하거든요. 들뜬 봄 타는 감정에 힘입어 용기를 내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하러 달려가는 내용을 담았죠."

- 벚꽃연금을 생각하고 만든 건 아닌가요? (웃음)
시민: "전혀 아니에요.(웃음) 왜냐하면 저희가 그런 생각을 하고 곡을 낸다고 해도 듣는 사람이 일단 별로 없기 때문에 그렇게 될 수가 없어요.(웃음)"

- 1집 <Our Things> 이 작년에 나왔는데요. 20~30대 여성의 감정을 담았다고 하는데, 여성 둘이 한국에서 음악을 한다는 게 어때요?
지연: "여성들의 마음을 대변하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저희가 여성이기 때문에 공감 지수가 높아요. 그리고 여성분들이 많이 들어주시지만 생각 외로 감성적인 남성분들도 엄청 공감을 많이 해주세요."

시민: "여성이라서 불이익을 당한 것은 없고요. 애로점이라면 체력적으로 쉽게 지친다거나 악기를 옮길 때 힘든 것?(웃음)."

지연: "열렬한 여성 팬들이 없다는 거?(웃음)"

- 작곡을 하고 음악을 들려주는 기분은 어떤가요?
지연: "저는 아직 신기한 게 있어요. 곡을 누군가에게 들려드려야겠다,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가 아닌,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건데 결국 굉장히 많은 분이 듣잖아요? 공감해주시고요. 어떤 예술이든 다 그렇겠지만 되게 멋진 일인 것 같아요."

시민: "곡이 세상에 발표되는 게 굉장히 설레요. 저는 진짜 곡들을 사랑하거든요. 어떤 평가를 해주시는지와 플레이 조회 수를 계속 확인해요. 한 분이라도 더 들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게 들어요. 반복해서 듣는 사람들이 있을 거 아니에요? 청취자 수보다 플레이 수가 클수록 좋더라고요. 그만큼 마음에 드니까 여러 번 들어주시는 거니까요."

- 많은 이들에게 노래를 들려주기 위해 고민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지연: "저희가 항상 하고 싶은 것은 버스킹이거든요. 악기나 장비를 옮기는 게 힘들어서 항상 마음은 있지만 실천을 못하고 있어요."

시민: "예전에 한 적은 있는데, 나이가 드니까 밖에 나오면 벌써 지쳐 있어요.(웃음) 항상 고민은 해요. 어떻게 하면 좀 더 곡을 들려드릴 수 있을까에 대해서요."

지연: "회사에서 기획해오는 공연들이 있잖아요? 당연한 거지만 그 공연은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해야겠다 하고 있어요.(웃음)"

새벽 그리고 꿈 같은 음악

 "사실 저희 음악을 찾아서 듣지 않으면 잘 못 듣는 음악이잖아요? 찾아서 들어주시는 분들이 되게 감사한 것 같아요." (지연) 
"찾아서 들어주시고 추천도 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지금까지 음악을 하는 것 같아요. 크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그분들의 힘으로 알려지는 것 같아요." (시민)

"사실 저희 음악을 찾아서 듣지 않으면 잘 못 듣는 음악이잖아요? 찾아서 들어주시는 분들이 되게 감사한 것 같아요." (지연) "찾아서 들어주시고 추천도 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지금까지 음악을 하는 것 같아요. 크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그분들의 힘으로 알려지는 것 같아요." (시민) ⓒ 김광섭


- 음악을 하면서 듣는 사람에게 기쁨과 좋은 영향도 주지만 거꾸로 받는 경우도 있을 것 같아요?
지연: "SNS에 가사 몇 구절을 손으로 써서 올리시는 분들이 계세요. 저는 그것을 보는 게 되게 감동이에요."

-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어 곡과 가사를 쓰나요?
시민: "책을 읽다가 좋은 구절이 있으면 그 부분에서 시작해 곡으로 풀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이상하게 집 화장실에 가면 확 생각이 나요.(웃음) 씻거나 머리를 감을 때 생각이 나는 거예요. 그래서 입으로 중얼거리다가 화장실을 나와 휴대폰에 녹음하고 그것을 토대로 만드는 경우가 많아요."

- 화장실에서 어떤 곡이 나왔나요?(웃음)
시민: "'양 끝을 가리켜' 곡도 그렇게 썼어요."

- 혹시, 역주행을 꿈꾸는 노래가 있을까요?
지연: "'벚꽃 레이스'요.(웃음) 벚꽃 레이스가 발표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다음 봄에도 한 번씩 찾아보는 곡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5월에 들으면 좋을 달에닿아 노래가 있다면?
시민: "'고백의 순간'이요. 제목처럼 딱 고백의 순간을 노래하거든요. 누구나 고백의 순간을 경험해봤겠지만, 영화처럼 완벽한 순간이 많지 않았을 거로 생각해요. 꽃도 날렸으면 좋겠고 아름다운 음악도 들리고 풍경도 예뻤으면 좋겠지만 막상 그렇지가 않잖아요? 이 노래를 듣는 동안에는 정말 그 기분이 들도록 만들고 싶었어요. 각자 상상하는 대로 상상이 되도록 곡을 만들었는데 재주소년의 박경환 씨가 프로듀싱을 해주셔서 재주소년의 느낌이 더해져 잘 만들어진 것 같아요. 설레는 기분이 더 잘 산 것 같아요."

- 달에닿아 공연은 어떤 마음으로 찾으면 더 즐거울까요?
지연: "영화를 보러 갈 때 2시간 동안 현실을 잊고 빠져들 준비를 하고 가잖아요? 그런 마음으로 공연에 오시면 노래가 더 잘 들리지 않을까 해요. 가사를 많이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항상 있는데, 가사에 집중해서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달에닿아의 색깔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어때요?
지연: "새벽이요. 새벽에 들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시민: "꿈이요. 꿈 같은 노래가 많은 것 같아요. 저희 둘이 이룬 꿈이기도 하고요."

- 앞으로의 계획은 어때요?
시민: "6월에 싱글 한 곡을 발표할 것 같아요. 그리고 8월에 단독공연을 예정하고 있고요."

- 어떤 내용을 담은 곡인가요?
지연: "많은 것을 말씀드릴 수 없지만, 별에 관한 곡이에요."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월간 <세상사는 아름다운 이야기> 5월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달에닿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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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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