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개막전 두산 대 한화 경기. 한화 선발 비야누에바가 역투하고 있다.

지난 3월 3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개막전 두산 대 한화 경기. 한화 선발 비야누에바가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년간 한화 이글스의 투수 기용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선발투수가 3실점 이하임에도 6회를 채우지 못하고 내려오는 것을 의미하는 퀵후크도 주요 논란 대상이었다.

지난해, 에이스로 기대받던 에스밀 로저스는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또 한 명의 외국인 투수인 마에스트리는 기복이 심한 투구 끝에 시즌 초반 방출되고 말았다. 확실한 신뢰를 주는 선발 투수가 없었던 것이 잦은 퀵후크의 이유이기도 했다.

선발로 나온 투수가 준수한 피칭을 하는 경우에도 실점 위기에 몰리면 즉시 불펜을 기용하는 모습이 빈번했다. 이런 저런 이유에서 선발투수가 퀵후크를 당하는 경우가 누적되다 보니 한화 불펜에 과부하가 걸렸고, 이는 불펜 혹사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 2017시즌 한화 선발투수진의 주요 기록
 한화 선발투수진의 2017시즌 주요 기록. 4월 18일 기록 기준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한화 선발투수진의 2017시즌 주요 기록. 4월 18일 기록 기준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퀵후크'하면 한화가 연상될 정도로 지난 2년간 압도적인 퀵후크 횟수를 기록했다. 2016시즌에 64회, 2015시즌에 58회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시즌에는 15경기에서 단 1회만을 기록할 정도로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화는 시즌 12경기째인 지난 14일 처음으로 퀵후크를 기록했다. 놀랍게도 10개구단 중 가장 느린 기록이었다. 퀵후크를 제외하고도 5회 이전에 선발 투수가 강판된 경우는 4월 1일 두산전 오간도(4.2이닝 4실점)와 4월 11일 삼성전 배영수(3.2이닝 5실점), 4월 14일 송은범(2.1이닝 2실점), 4월 15일 이태양(3.2이닝 7실점)으로 선발투수 당 각 1번씩뿐이다.

 지난 6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 NC의 경기. 한화 선발투수 오간도가 2회초 1사 2,3루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기고 미소를 짓고 있다.

지난 6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 NC의 경기. 한화 선발투수 오간도가 2회초 1사 2,3루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기고 미소를 짓고 있다.ⓒ 연합뉴스


아직 15경기밖에 치르지 않아 속단할 단계는 아니지만 최악의 스타트를 보였던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상전벽해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리그 2위를 기록하고 있는 퀄리티스타트 횟수(QS 8회)가 한화 선발진의 안정감을 직관적으로 드러낸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홈런/9(9이닝당 피홈런)과 피안타율, 피OPS(장타율+출루율)가 리그에서 수위를 다툴 정도로 낮다는 것이다. 이는 한화 선발 투수들의 시즌 초반 페이스가 얼마나 안정적인지를 알 수 있다.

 한화의 국내 선발 투수인 배영수-이태양-송은범. 시즌초반 좋은 페이스를 보이다 최근 등판에서 각각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의 국내 선발 투수인 배영수-이태양-송은범. 시즌초반 좋은 페이스를 보이다 최근 등판에서 각각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 이글스


한화 선발진은 어느 정도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서서히 330만불 몸값에 걸맞는 활약을 보이고 있는 외국인 원투펀치 오간도-비야누에바에 이어 송은범-배영수-이태양이 버티는 선발진은 부침은 있겠지만 지난해와는 또다른 한화의 선발 야구를 기대케 한다.

한화의 불펜은 여전히 강하다. 권혁의 부재가 아쉽긴 하지만 마무리 정우람을 비롯 심수창, 윤규진, 장민재가 자리잡은 불펜진은 질과 양에서 리그 상위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즌 초반 팀 평균자책점 4.26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현격히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18일 한화는 선발과 불펜의 호투가 어우러져 간만에 짜임새 있는 야구를 보였다. 이닝이터로서의 능력이 의문이던 선발 오간도가 7이닝 119구 8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기록하는 호투를 펼쳤다. 오간도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송창식과 정우람 역시 각각 1.1이닝, 0.2이닝을 책임지며 한화의 끝내기 승리를 견인했다.

다만 선발진의 기틀이 확실히 다져졌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 정규 시즌은 길고, 체력적 부담이 닥쳐오는 여름은 아직 멀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 이태양을 제외한 4인의 선발 모두 30대 중반이기에 체력적인 측면에서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여름을 넘길 때까지도 선발 로테이션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면 10년 만의 가을잔치 진출도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일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마운드 운영권을 쥔 김성근 감독이다.

지난 2년과는 조금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김성근 감독이 임기 마지막 해인 올시즌, 선발 야구에 대한 인내심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가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를 판가름할 관건이다.
                                                                                   
[기록 참고: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덧붙이는 글 (원문: 곽동호 객원필진/ 편집 및 감수: 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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