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남상미가 지난 13일 KBS <김과장>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남상미는 KBS <김과장>에서 TQ그룹 경리부 대리 윤하경 역할을 맡았다. <김과장>은 배우 남상미의 결혼 후 첫 복귀작이다.

배우 남상미가 지난 12일 KBS <김과장>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남상미는 KBS <김과장>에서 TQ그룹 경리부 대리 윤하경 역할을 맡았다. <김과장>은 배우 남상미의 결혼 후 첫 복귀작이다. ⓒ JR Ent


"타인이 억울한 일을 당하면 눈물부터 난다"는 배우 남상미가 2년 6개월의 공백을 깨고 선택한 작품이 KBS <김과장>인 것은 어쩌면 필연이 아니었을까. 매회 '사이다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으며 시청자들에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사회의 부정의를 이야기한 <김과장>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에 이런 사회적 공기가 작용했을 것이다.

남상미가 <김과장>에서 맡은 TQ그룹 경리부 윤하경 대리는 눈에 띌 수밖에 없는 연기로 <김과장>을 이끌어가는 남궁민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작은 역할이었다. 하지만 남상미는 "하경의 인간적인 모습에 이끌렸다"며 "나는 들어주고 받아주는 역할을 연기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김과장>의 모든 것이 좋았다"고 말하는 배우 남상미를 지난 13일 서울 서초 인근서 만났다.

"김과장을 콩! 때리지 않고 퍽! 때렸다"

 배우 남상미가 지난 13일 KBS <김과장>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남상미는 KBS <김과장>에서 TQ그룹 경리부 대리 윤하경 역할을 맡았다. <김과장>은 배우 남상미의 결혼 후 첫 복귀작이다.

촬영 끝난 지 2주, 아직 남상미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 JR Ent


- 드라마 촬영이 끝난 지 2주 정도 됐는데 어떻게 지내고 있나?
"중간에 이사했다. 집 정리를 했고 다시 현실로 돌아왔는데 아직 실감이 안 난다. 2주나 됐다는 것도 안 믿기고 이 즐거운 기분이 오래갈 것만 같다. <김과장>은 참 뜻깊은 작품이었다."

- 어떤 점에서 뜻깊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너무 좋았다. 인간미 넘치는 배우들과 연출진 스태프들. 어느 누구 하나 밉상이 없었다. 이러기 쉽지 않다."

- 결과(시청률)가 좋아서 그런 게 아닌가?
"결과가 안 좋았어도 좋았을 것 같다. 워낙 '긍정의 힘'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어서. 안 좋은 결과가 있으면 반응에 연연하기보다 더 똘똘 뭉쳐서 열심히 하고 더 잘하려고 했을 것이다. 시청률은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웃음) '드라마가 좋은 기운을 주면 보시지 않을까'라고 믿었다."

- 그런 현장 분위기는 분명 혼자 만들어가는 건 아닐 텐데.
"맞다. 궁합이 맞아야 한다. 그 궁합이 정말 잘 맞았던 거다. 그래서 드라마의 좋은 메시지를 시청자들에게 드릴 수 있었던 것 같다. <김과장>의 성공 요인은 '인간 냄새' 나는 사람들이 '인간 냄새' 나는 드라마를 만든 것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향기가 났다. 인간적인 향이 너무 짙었다. <김과장> 제작발표회 때 무대 뒤에서 이재훈 감독님께 '드라마 너무 좋다'고 말도 했다. 아직도 배우 24명에 감독님들 3명까지 27명이 있는 단톡방이 활성화되고 있다."

- 제작발표회 날 '윤하경 같은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고 말했는데 윤하경의 어떤 모습 때문인가?
"하경의 털털한 면이 좋았다. 대본에 쓰여 있는 것보다 더 털털하고 편하게 하려고 했다. 보통 남상미를 지우면서 연기하는데 윤하경은 나랑 닮은 부분이 있어 오히려 나를 많이 드러내려고 했다. 대본에 '부끄러워하면서 김성룡을 귀엽게 콩 친다' 이렇게 돼있다면 '퍽!' 때리는 연기를 하고. (웃음) 엄마 윤하경이랑 사고 치는 아들 김성룡? 같은."

 KBS <김과장> 속 배우 남상미(윤하경 역)

KBS <김과장> 속 배우 남상미(윤하경 역). 러브라인이 없었기에 배우는 더 좋았다고 한다. ⓒ KBS


- 러브라인이 없어 아쉽지는 않았나?
"감독님께 '우리 드라마에 러브라인이 없는 건 어떠세요?'라고 물었다. 나는 '너무' 해보고 싶었다. 멜로 없는 오피스물. 깔끔하게 그들만의 애환을 그리는 드라마. 중간에 시청률 떨어지면 위기라고 하면서 멜로도 넣으려고 하잖나. 흔들림 없이 간 제작진에 감사했고 내 역할이 위태로울 수 있는데 하경을 존재감 있게 그려줘 고마웠다."

- 러브라인 없이 가자는 건 사실 굉장히 큰 결단인데.
"작가님은 그래도 분위기가 좋으니까 대본에 써주셨다. '애틋하게 바라본다' 같은 지문들. 사실 동료에도 끈끈한 사랑이고 의리고 우정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큰 사랑'을 그린 것이다."

- 김성룡이라는 캐릭터가 눈에 띄기 때문에 같이 출연한 입장으로서 묻힐 수도 있었는데.
"감독님께 "하경의 존재감이 뭔가요?"라고 물었더니 "우리 하경이는 흰 쌀밥 같은 존재다"라고 말씀하시더라. 서포트를 해주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김원해 선배님이 "하경이는 엄마 같아"라고 말씀하시기도 했는데, 들어주고 받아주는 느낌으로 연기했다."

- 실제 출산을 하고 엄마가 된 이후에 <김과장>을 선택했다.
"오롯이 인간 남상미로서 2년 6개월을 살았다. 큰 변화였다. 결혼 전에는 인간 남상미로서 사는 삶이 많지 않았다. 작품으로 대리만족하고 경험하고. 결혼하고 나서는 매일매일이 바쁘고 전혀 심심하지 않다. 경험이 사람을 단단하게 하는 것 같더라. 그러면서 에너지가 바뀌지 않았을까 싶다. 결혼 한 번 해보시라. 그러면 알게 될 거다."

- 배우 이영애랑 고소영도 각자 아이를 낳고 다시 연기로 복귀했다. 이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있나?
"보기 좋다. 오랜만에 복귀하는 선배님들 많으시지 않았나. 여자 배우들 중에 84년생이 많다. 다 같이 결혼하고 다 같이 애를 낳고 다 같이 복귀하고 있다. 좋은 현상이다."

- <김과장>에서는 '강한 직장 여성'을 연기했다. 배우도 직업인데 직업적으로 남상미도 강해질 때가 있나.
"일할 때가 제일 강하다. 안 되는 게 없다. 겁도 없어지고 두려움도 없다. '슛!' 들어가면 뭐든 할 수 있다."

"이제는 다 같이 잘 살고 싶다"

 배우 남상미가 지난 13일 KBS <김과장>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남상미는 KBS <김과장>에서 TQ그룹 경리부 대리 윤하경 역할을 맡았다. <김과장>은 배우 남상미의 결혼 후 첫 복귀작이다.

<김과장>이 잘 된 데에는 분명 배우들의 공도 크다. 많은 배우가 함께 '케미'를 만들어가는 중에 배우 남상미 역시 중요한 한 축이 됐다. ⓒ JR Ent


- 사실 <김과장>이 이렇게 잘 될 줄 몰랐다는 반응이 많았다.
"처음에는 나도 몰랐다. 그런데 한 3~4주 정도 촬영을 하고 나니 '이 조합은' 잘될 것 같다는 느낌이 오더라. 현장 분위기라든지 호흡이나 향기나 색채 같은 이런 게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길 수밖에 없다. 이런 사람들이 모여서 이렇게 인간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이만큼 좋은 조합이 어디에 있을까. 2부까지 보고 나서 뭘 해도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 <김과장>을 선택한 이유가 뭔가? 특별한 작품 선택 기준이 있을까?
"갖고자 하는 메시지. 그게 가장 중요하다.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이 작품 안에서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면 되는지가 중요하다."

- <김과장>에는 시국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왔다. 대본에도 이런 설정이 있었나?
"시국을 패러디한다는 내용은 없었다. 그렇게 디테일한 건 없었고 '삥땅 전문가' 같은 삐딱한 사람이 어떻게 하다 보니 정의를 외치게 되는 그런 내용들? 아무래도 대본 안에 현 시대를 많이 반영하고 있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아 이 드라마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많은 분들에게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여러모로 타이밍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하게 됐다. 대중들에게 필요한 드라마라서. 유쾌하고 코믹하고 통쾌하게 해결해주니까!"

- 어둡게 갔다면 부담이 됐을 것 같은데.
"그렇다. 한계가 있지 않았을까? 사실적으로 그리면."

- 정치나 사회적인 이슈에 관심이 있나.
"이제 관심이 없으면 안 될 것 같다. 다 같이 잘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내가 행복한 만큼 행복을 주고 싶다. 그런 면에서 이 직업이 좋은 것 같고 아무래도 관심을 안 가질 수 없다. 나는 타인에게 억울한 일이 생기면 그렇게 눈물이 난다. 억울한 걸 못 참겠다. 하지만 색깔을 내비칠 수는 없고 어느 정도 중립을 지켜야 하기에 내 마음을 작품으로 보여주는 거다. 힘들 때 따뜻한 드라마로 위로하고 싶다. (현실이) '고구마' 같을 때 시원하게 작품으로 보답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크고 좋은 것이 아닐까?"

- 기억나는 '사이다' 대사가 있나?
"매 신마다 시원했지만 2회에 부장님(김원해)이랑 술 마시면서 한 대사가 기억난다. 대본에 있던 대사는 아니었다.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고 싶다"는 말. 말하면서 눈물이 글썽였다. 원래 "정의로운 일 하고 싶다"는 대사였는데 감독님과 상의를 해서 대사를 바꾸었다. 팬들이 사인을 받으러 오면 항상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아"라고 적어준다. 물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 수 있는 세상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 여러 인터뷰에서 '악역'을 해보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맞다. 반전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은데 '남상미가 예전에 반전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으니 반전이 있겠지'라고 추리를 하지 않을까? 연기적으로 다양하게 시도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텔미썸딩>의 심은하 선배님 같은 반전 있는 여자 주인공?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 절대 그런 행동을 할 것 같지 않은 여자가 그런 행동을 하는. 심은하 선배님만이 가진 장점인 것 같은데 묘하고 미스터리한 캐릭터가 괜찮았던 것 같다."

 배우 남상미가 지난 13일 KBS <김과장>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남상미는 KBS <김과장>에서 TQ그룹 경리부 대리 윤하경 역할을 맡았다. <김과장>은 배우 남상미의 결혼 후 첫 복귀작이다.

<김과장>의 시즌2는 현실화될 수 있을까. '이 조합 그대로' 돌아오기를 소원해본다. ⓒ JR Ent


- <김과장>이 마지막회에서 시즌2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그렇다. 너무 좋다. 이 조합 그대로. <김과장>은 주인공들의 가족 관계나 살아온 배경 같은 걸 진부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난 그게 너무 좋았다. 가족사 같은 것 없이 오로지 사회의 축소판인 직장만 그리려고 했던 게 재밌더라."

- 남궁민과 호흡이 좋았다. 혹시 남궁민 배우를 다른 작품에서 만나고 싶다면 어떤 작품일까?
"글쎄…. 사극? (웃음) <김과장> 1회 때 보니까 사극도 잘하시던데. 목소리도 되니까. 사극에서 만나면 어떨까?"

남상미 김과장 윤하경 대리 김과장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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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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