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개봉한 영화 <미션>의 포스터.

최근 재개봉한 영화 <미션>의 포스터.ⓒ 피터팬픽쳐스


2010년 KBS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 합창단이 불러서 화제를 낳았던 '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 덕분에 영화 <미션>도 덩달아 유명해졌는데, 이 작품이 지난 6일 재개봉하였다. <미션>은 1986년 크리스마스이브에 국내에 처음 개봉되었으며, 2008년도에 이어 두 번째 재개봉했다. 지난해 30주년 기념으로 리마스터링 버전 블루레이가 출시되면서 한층 선명해진 화질로 돌아왔다.

감독은 <킬링 필드>와 <시티 오브 조이>로 유명한 롤랑 조페 이며 로버트 드 니로와 제레미 아이언스 주연이다. 그리고 에이단 퀸과 리암 니슨이 조연으로 출연하였다. 이 작품은 39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245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여된 이 작품은, 뛰어난 수상내용과는 달리 1986년 북미 박스오피스 성적은 1721만 달러에 불과했다. 제작국가 영국에서도 258만 달러에 그치는 등 흥행 성적이 그리 좋은 작품은 아니었다. 하지만 국내엔 첫 개봉 당시 서울 관객 52만5630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크게 성공했었다.

백인 우월주의에 대한 묘한 시선

 미션에서 '멘도자' 역을 맡았던 로버트 드 니로.

미션에서 '멘도자' 역을 맡았던 로버트 드 니로.ⓒ 피터팬픽쳐스


1750년, 남미의 오지로 선교활동을 떠난 예수회 소속의 가브리엘 신부(제레미 아이언스)와 필딩 신부(리암 니슨) 일행은 신비로운 폭포 절벽 꼭대기에 사는 원주민 과라니족의 마을에 교회를 세우고 이들과 함께 교감하는 데 성공한다.

한편, 악랄한 용병이자 노예상 '멘도자'(로버트 드 니로)는 자신의 애인과 바람을 핀 동생(에이단 퀸)과 대결을 펼치다 살해하게 되고, 죄책감과 절망에 빠진 그에게 '가브리엘' 신부는 함께 원주민 마을로 선교활동을 떠날 것을 권한다. '멘도자'는 자신이 사고팔던 과라니족의 순수한 모습에 진심으로 참회하며 헌신적으로 신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그러나 아름다운 낙원에서의 평화도 잠시, 과라니족의 마을이 스페인 영토에서 노예제가 있는 포르투갈 영토로 편입됨에 따라 원주민들은 위기에 처하고, 마을을 지키기 위해 무력으로 맞서야 한다는 '멘도자'와 비폭력의 원칙을 지키려는 '가브리엘' 신부는 각자의 방식을 선택하기에 이르는데….

<미션>은 1750년 포르투갈이 식민지인 파라과이에서 원주민 과라니족을 학살하고 노예로 삼았던 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영화는 매우 이중적인 작품이다. 탐욕 속에 원주민들을 짐승이라 칭하며 학살하고 노예로 삼은 백인 우월주의의 치부를 꺼내고 있다.

하지만 이중적인 시각이라고 한 까닭이 있다. 언뜻 백인 우월주의를 비난하는 듯한 시선을 담아내고 있지만, 한편으로 백인우월주의를 더욱 견고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인인 가브리엘 신부는 그들에게 음악을 가르치고 선교를 통해 문명화시키는 인물로 나오며, 마지막 포르투갈의 탄압에 비폭력 저항을 이끄는 존재로 나온다. 또 다른 백인 신부 멘도자 또한 포르투갈과 맞서 원주민들을 이끌고 전투를 지휘하는 인물로 나온다. 감독은 가브리엘과 멘도자를 <아라비안의 로렌스> <늑대와 춤을> <라스트 사무라이> <아바타>에서 처럼 '화이트 세이버(백인 구원자)'로 등장시켜 백인들을 '메시아'의 위치에 올려놓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백인들의 탐욕을 보호하고 백인들만 구원하려 한 기독교(정확히는 천주교)의 치부도 함께 건드리고 있다. 강자가 아닌 약자 편에 서는 가브리엘 신부와 멘도자의 모습을 통해 롤랑 조페 감독은 진정한 종교인이 택해야 할 자세를 묻고 있다. 하지만 선교라는 이름으로 원주민들을 개종시키고 그들 고유의 문화와 정체성마저 학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롤랑 조페 감독은 영화를 위해 아르헨티나에 있는 과라니족을 직접 만난 적이 있는데, 그들은 이미 민족적 자긍심을 모두 상실했으며, 집시처럼 살고 있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OST, 수려한 미장센

 최고의 OST로 손꼽히는 주제곡 '가브리엘의 오보에'.

최고의 OST로 손꼽히는 주제곡 '가브리엘의 오보에'.ⓒ 피터팬픽쳐스


<미션>의 OST를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OST는 이탈리아 작곡가 엔니오 모리코네로가 맡았는데, 이구아수 폭포의 절경을 배경으로 울려 퍼지는 '가브리엘의 오보에'의 고혹한 아름다움은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 중에 하나이다. 그는 44회 골든글로브와 영국아카데미에서 음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쉽게도 1987년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에 노미네이트되긴 했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이 음악에 세라 브라이트만이 가사를 붙인 노래가 바로 그 유명한 '넬라 판타지아'이다.

<미션>은 31년 전 영화인만큼 전투장면 등에서 기술적인 아쉬움이 눈에 보이긴 하지만, 영상미만큼은 1980년대 영화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수려함이 묻어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배우들의 감정선을 살리는 조명과 적절한 프레임으로 영화의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있는데 촬영을 담당한 크리스 멘지스는 5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촬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야깃거리
영화 속 과라니족을 연기한 건 콜롬비아의 와나나 부족이다. 와나나 부족은 영화 제작진을 만난 게 처음으로 서양인과 조우한 것이라고 한다. 과라니족은 앞서 언급한 대로 제작 당시 와해되어 집시처럼 생활하고 있어 감독은 실망감이 컸다.

'넬라 판타지아'의 원곡인 가브리엘의 오브에가 처음 연주되는 장면은 실제로는 마르첼로의 오보에 협주곡이었다고 한다.

촬영 이후 나중에 엔니오 모리코네가 작곡한 곡으로 덧입혔다.

멘도자를 연기한 로버트 드 니로는 4인분의 짐을 실제로 끌고 전갈과 뱀이 우글거리는 정글을 맨발로 걸어 이구아수 폭포 부근을 올랐다고 한다. 폭포를 오르는 데 10일이 걸렸다고 한다.

실화를 토대로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실제 사건과는 거리가 먼 작품이다. 후반부에 발로 쏘는 불화살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 역사에는 없는 무기라고 한다.

여기 나오는 주인공들을 모두 가공의 인물들이다. 포르투갈과 과라니 부족과의 전쟁은 1753년에 발생하여 1756년에 끝났는데, 영화는 전쟁을 며칠 만에 끝내버리고 있다. 또한, 영화에서처럼 과리니 부족 편에서 함께 싸운 신부는 아무도 없다고 한다. 실화를 토대로 만들었다는 영화의 진정성이 심히 의심스러워지는 부분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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