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플랜>

ⓒ 엣나인필름


거두절미하고 영화가 주장하고자 하는 내용이 뭔지부터 보겠습니다. 지난번 대선, 그러니까 박근혜를 당선시킨 대통령 선거에서 선관위는 '기계'로 개표를 합니다. 그런데 이 '기계'가 무려 3%, 표 숫자로 치면 100만을 훌쩍 뛰어넘는 표를 무효표로 뱉어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무효표의 상당수는 재검표결과 박근혜 후보를 찍은 '정상표'였다는 것이죠. 이 표는 나중에 합산돼 박 후보가 과반의 득표로 당선이 되는 데 그 숫자를 더했고요. 그런데 세계적인 통계학, 선거학 석학들과 해커들을 불러다 이 무효표를 조사했더니 이 무효표 비율 3%는 기계 고장 등을 의심할 필요가 있을 만큼 높은 것이더랍니다.

또한, 기계가 무효라고 뱉어낸 표 중 박근혜의 표가 비정상적으로 많았고, 결정적으로 '모든 지역구'에서 무효표 중 정상표의 박근혜 표와 문재인 표가 일정한, 즉 '인위적인' 비율을 보이더라는 겁니다.

결론적으로, 박근혜를 찍은 정상표 묶음(기계가 정상으로 분류했기에 수개표 작업에서도 상대적으로 공을 덜 들이는) 속에는 그를 찍지 아니한 표나 무효인 표들을 섞어 넣고, 기계가 무작위로 무효표로 뱉어낸, (그래서 더 정교한 수개표 작업이 요구되는) 박근혜의 표가 합산된 결과가 바로 지난 대선 박근혜의 득표율인 51.6%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나아가 이 51.6%라는 당선 확률과 또 무효표 중 박근혜 표 대 문재인 표가 보이는 '비정상적인' 비율의 일관성. 이를 보면 중앙에서 누군가가 조작하지 않고서는 가능한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 영화의 '주장'입니다.

<더 플랜>은 '수개표 주장 영화'? 총수의 뜻은 따로 있다

 영화 <더 플랜>

ⓒ 엣나인필름


저는 지금, 이 주장에 대해 찬성하거나 반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신 영화 <더 플랜>이 목표하는 바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글을 시작하며 '거두절미'를 하기는 했습니다. 독자분들이 가장 궁금하실만한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우선이니까요. 스포일러 표시에도 이 글을 읽기로 결정하신 분들 상당수는 영화 볼 시간은 따로 없어도 그 영화가 하려는 주장이 뭔지는 궁금한 독자분들이셨을 겁니다.

하지만 저것은 머리와 꼬리를 잘라낸 몸통일 '뿐이며', 이 다큐멘터리가 밝히고자 하는 진실일 '뿐입니다'. 영화 <더 플랜>의 내용 중 머리와 꼬리를 잘라낸 몸통은 김어준 씨가 파파이스 등의 개인 방송을 통해 이미 숱하게 했던 얘기들이고 무엇 하나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저는 대신, 몸통이 아닌 '머리'와 '꼬리'에서 이 영화의 재미, 나아가 주제의식까지 발견합니다. 최재성 감독과 김어준 총수는 이미 했던 주장을 반복하려고 영화를 만든 것이 아닙니다. 이미 널리 알려진 기계개표조작 음모론을 왜 나는 계속하여 주장하는가. 일부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논거가 무엇이냐. 계속된 주장의 반복이 아닌, 주장을 반복하는 논리적 이유를 제시하고 토론을 유도하는 데 작품의 목적이 있다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문제 제기만 해 놓고 제대로 봉합을 하지 않는다든가(후반부에 문재인에 유리한 투표함이 집중적으로 개봉됐다는 사실은 결국 큰 의미가 없는 것이었죠), 굳이 교수를 다섯씩이나 불러다 앉힐 사안이 아닌 것에 계속해 방점을 찍는다거나, 곰곰이 따지고 보면 지난 대선과 딱히 직접적인 관계도 없는 사실을 심도 있게 조명하는 등의 '수'를 쓰고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그 '수'가 나쁘다는 뜻이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좀 얄밉긴 해도 반칙은 아녜요. 꼼수가 아닌 묘수에 가깝단 얘기죠. '알만한 분들'역시 이 허점투성이 다큐를 '상당히 신빙성 있다'고 믿어버리고 있습니다. 성공한 전략인 셈입니다.

그리고 영화는 '목적성'이 다분함에도 불구 만듦새가 상당합니다. 한 마디로 '재밌습니다'. 김어준이 PC 통신 시절부터 지금까지 장수하는 이유가, 그가 대단히 정치적으로 공정하거나 뛰어난 이론가여서였을까요? 아니죠. 재미입니다. 확실히 그는, 대중을 다룰 줄 아는 사람입니다.

주권자로서의 의혹 제기와 토론, 즉 '민주주의'

 영화 <더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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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적으로 영화가 목표하는 것은 '토론'입니다. 언젠가 그가 승소하며 법정을 나서며 남긴 말이 있죠.

"이상한 건 이상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는 지난 대선 결과가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디가 어떻게 이상한지를 소상히 설명할 두 시간짜리 데이터까지 내놓았습니다.

남는 것은 토론입니다. 수개표를 요구한다는 이유로 한동안 조롱받던 일부 시민분들은 이 작품을 통해 상당한 힘을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음모론' 취급을 받았던 주장이, 기계 개표 주장과 힘의 균형을 이루게 되는 겁니다. 즉, '토론'이 가능해지는 거죠.

잘못됐거나 이상한 건 이상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 그리고 '토론'.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입니다. 어쩌면 영화의 머리와 꼬리랄 수 있는, 너무 뻔한 이야기라 잘려나간 이 대전제가, 영화의 '진짜 주제'인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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